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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mon LA Mar 28. 2024

5차 항암, 갈비뼈 아래 작은 혹, 멍울은 뭐지?

암투병 일기

"어떤 일이 일어나든,
오늘이 얼마나 나쁜지에 상관없이,
삶은 계속되고,
내일은 더 나아질 것입니다."
-Maya Angelou-



암투병을 하면서 종류가 다양한 밴드를 만납니다. 몸에 주사 바늘이 늘어날수록 이 작은 밴드가 붙여질 때 위로가 되고 고마워집니다.  

5차 항암 검진을 받으러 가기 일주일 전쯤 양쪽 갈비뼈 아래 작은 지방종 같은 혹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지방종(일종의 양성종양) 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보고 마음이 우울해졌습니다. 


유방암 치료도 힘든데 지방종까지. 이것도 수술을 해야 하면 수술을 2번 해야 하나 하는 두려움과 공포가 자연스레 밀려왔습니다.


드디어 5차 검진날. 

담당 주치의에게 갈비뼈 아래 동전크기만 한 혹(멍울)이 생겼다고 보여주었습니다.


"이건 혹이 아니고요, 너무 말라서 갈비뼈 아래 물렁뼈가 보이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는데 너무 말라서 물렁뼈까지 보이네요."


그러고 보니 체중이 42kg까지 줄면서 거울에 비친 모습은 거의 엑스레이를 찍은 듯 갈비뼈가 앙상. 


의사 선생님의 설명에 며칠 걱정으로 잠을 설쳤던 불안정한 마음은 말끔히 사라지고 체중이 준 것도 평소보다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역시 건강 관련 지식은 네이버 검색이 아닌 전문의를 직접 만나는 것이 정신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을 절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5차 세포독성항암.

그동안 몸에 누적된 독성 때문인지 5차 세포독성항암의 부작용은 가장 심각했습니다. 5일째 되는 날, 호흡곤란으로 잠시 1~2분 기절. 다니던 내과를 방문했더니 저혈압, 저혈당 쇼크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수액을 맞고 조금 회복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5차 항암 동안 보인 부작용.

-심한 손발 저림

-간헐적 설사

-어지럼증

-울렁임과 메스꺼움

-미각상실

-불면증

-호흡곤란

-관절통증

-전신이 붓고 저림

-눈부심으로 텔레비전을 보기 어려워짐, 심한 눈곱

-피부건조, 홍조, 피부염증

-두피에 갈색 반점, 파란색 멍.......


부작용 중에 견딜 수 없는 것이 지사제를 먹지 않으면 설사가 열흘이상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메스껍고 울렁거려도 견뎌내기 위해 죽이라도 조금 먹으면 그게 다시 설사로 이어져 체중은 점점 줄고 체력은 더 바닥을 치면서 암투병을 끝까지 잘할 수 있을지 불안감이 언습했습니다.



5차 세포항암 부작용 대처방법.

직접 많이 먹지 못할 때는 다니던 내과에 가서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해 수액도 맞고 내 증상을 조금 호전시킬 수 있는 약도 처방받아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설사를 막기 위한 지사제나 손발 저림으로 힘들 때 혈액순환제도 처방받아먹으니 밤에 잠들기가 한결 편해졌습니다.


-내과를 방문해 영양수액 맞기

-긍정적인 힘을 얻을 수 있는 책을 읽기

-매일 가벼운 산책 30분 이상

-심신이 편해지는 음악을 듣기


5차 항암 후 10일 정도 지나면 이제 겨우 살만해지는데 다음 6차를 기다리는 것이 초조해집니다. 그래도 희망은 세포독성항암제는 6차가 마지막이라는 것에 큰 위안을 삼아 봅니다. 


5차 항암 중 도움이 되었던 식단과 메뉴.

-누룽지 오트밀 죽(설사가 심할 때)

-오트밀 계란죽(설사가 심할 때)

-녹두죽

-찹쌀누룽지 백숙

-샤부샤부

-소고기뭇국, 소고기 우거짓국(아롱사태를 넣으면 부드럽고 단백질 보충이 됨)

-낙지 연포탕

-아구지리

-쑥된장국, 냉이 된장국, 된장찌개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에서 암치료를 받고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습니다. 주치의는 그렇게 의지할 만하지 않다는 것을. 오늘 진료 보는 100명의 환자 중 하나가 나라는 것을. 


"모든 환자는 주치의를 자기 자신 안에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자신 안에 있는 의사에게 일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라고 앨버트 슈바이처가 말했듯이 이번 5차 항암도 내 안의 면역세포가 힘을 낼 수 있도록 죽도록 노력했습니다. 


누군가 암투병을 하고 있다면, 같이 함께 싸워 보자고 말을 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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