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 유쾌한 하늘, 카이의 카카오 여행기
안녕하세요 서비스 기획자 정기원입니다.
카카오 커머스에서 분사 이후 처음으로 하계 인턴을 뽑게 되었고, 평소 함께 일해보고 싶은 기업이었기에 지원하여 방학생활 동안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제 거두절미하고, 카이의 카카오 여행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글을 쓰면 좋을까 고민하다 재밌게 쓰고 싶어 소설 양식을 빌려본 것인데...
글쓰기 경력 : 이 글이 처음 조금 어설플 수 있지만, 그것 또한 매력이었으면 좋겠...
글쓰기 방법 : 전지적 작가 시점을 빌려 스스로를 객관화하며 쓴 글
저만의 방식으로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Chapter 1 : 인턴에 지원하기까지
우리는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사회에 나오기까지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경험한다.
그런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각자의 성향이 만들어진다.
그렇다 보니 무언가의 새로운 시작은 과거의 수많은 시작들의 합이다.
새로운 시작은 지난날의 시간들과 함께 한다.
"너는 왜 만날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거니?"
어머니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아이를 노려보고 있다.
"곧 끝나요. 진짜 중요한 순간이니까 이따가 이야기해요"
"기원아 아니 그래도 가족끼리 같이 밥은 먹으면서 해야지..."
"알겠다니까요. 이 판만요.."
그가 기억하는 유년시절은 주로 게임을 하는 일상이었다.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 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
지금은 추억이 돼버린 옛 게임들이 그 당시에는 친구들과의 유대관계를 만들어주는 매개체였다.
그는 참으로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것을 좋아했다.
어머니가 늘 학원을 보냈지만, 그에게 그곳은 친구들과 노는 놀이터였다.
그렇게 밖에서는 친구들과 놀고, 집에서는 매일 게임을 하며 부모님과 싸우는 게 일상인 어린 날의 시절이었다.
그에게 다른 친구들과 유독 특이한 부분이 있었다면, 그것은 명절에 일을 하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유통사업을 하다 보니, 연휴에 일감이 몰려 가족들이 총동원을 하러 가곤 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아버지의 주먹구구식 사업 스타일이 그의 눈에 비추어졌다.
그런 그는 매번 속으로 생각했다.
'왠지 내가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
하지만 실제로 또래에 비해 잘하는 건 RPG 게임이었다.
바로 캐릭터를 강하게 키우는 것.
이는 참으로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빨리 키울 수 있는 전략이 따로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부류의 게임은 엉덩이 싸움이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자신이 키운 캐릭터를 친구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곤 했다.
현시대에도 게임이 유익한가 아니면 해로운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현재의 그도 최근 '고등학교 간지 대회'라는 유튜브 채널을 보며, 지난 어린 시절 나의 개성을 찾고 표현하기보다 게임만 했던 시절이 시간을 낭비한 것만 같아 아쉽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그는 태생적으로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어디서든 배우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 결과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그의 대학 지원서에는 메이플 스토리를 하며 시장 경제를 배우고, 길드라는 조합원들과 팀 워크를 배웠으며, 효과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성장하는 패스를 연구했다는 글로 채워졌다.
그러나 그런 삶에서 참으로 신기한 순간이 있었다.
그렇게 게임만 하던 그는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게임을 일절 끊고, 반 1등인 친구 옆에 앉아 그 친구가 공부하는 시간만큼 똑같이 공부를 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가 그렇게 생각이 바뀐 것은 참으로 신기하고 기괴한 순간이지만 상기해보면 게임에 질렸거나 가상세계의 성장보다 스스로 강해져 실제 세계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열등감 때문이었을지도 모를 이야기다.
이후 그에게도 주위 친구들과 똑같이 문, 이과를 선택하거나 진로를 고민하고 전공을 고민하게 되는 시간들이 찾아왔다. 참으로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함께 흐르는 시류 속에서 같은 고민의 때를 갖는 것 같다.
막연히 아버지보다 더 나은 사업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경영학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 과학적 근거 없이 말로만 경영을 한다라는 생각이 들며 조금씩 이과에 마음이 쏠리게 된다.
그런 문과와 이과의 사이에서 친구가 추천해준 '경영학 콘서트'라는 책을 읽으며 산업공학을 알게 되고 이과를 선택하고 산업공학 전공을 눈 앞의 작은 목표로 세웠다.
'산업공학이란 무엇인가?'
그가 대학생활 동안 고민하던 물음이었다.
이 학과가 제시하던 캐치 프라이즈는 CEO의 지름길, 공대의 꽃이었고 그는 그 문구가 마음에 들었지만 실상은 자신의 길을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전문성이 없을 수 있는 그런 학과였다.
이 또한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시스템을 공학적인 방법으로 운용하는 것 자체가 복합적인 것들이 필요하다.
이런 배경 덕분에 그는 자연스레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14년도 대학교 1학년이었던 그에게 카카오는 매일 쓰는 메신저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가온 기업이었다.
또한 같은 학과를 졸업하고 도전적으로 창업을 하신 카카오의 김범수 대표는 자연스레 롤모델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저런 사람처럼 될 수 있는 걸까' 그는 매번 생각했다.
그에게는 학과 수업 중 대학생활에 모범(?)이 되는 선배들이 강연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학과 선배 중 창업동아리 회장이 있었고 그 수업에서 만나게 되었다.
참으로 사람은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는 것일까?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결국은 믿는 대로 생각하게 되는 게 사람인 것 같다.
그는 이를 믿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생각지도 못한 우연이 그의 삶을 이끌었기 때문일 것이다.
1~2학년 때에는 우연히 만난 선배를 통해 창업동아리 활동과 어학연수를..
군대에 들어가서는 보직이 계속 변경되며, 결국은 정보보호병을..
군 복무 중 우연히 읽은 '인문학 습관'이라는 책을 읽고 찾아간 나를 공부하는 학교 인큐..
이후 스스로를 좀 더 알고 세상을 터득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게 된 서울 휴학 생활..
서울의 집을 내어준 룸메이트가 소개한, 좋아하는 것을 과목으로 만들어 배우는 열정대학..
서비스 기획의 현업가를 만나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한 패스트캠퍼스의 앱 웹 프로젝트 기획 강의..
순간순간에는 많은 고민의 시간이지만, 돌이켜보면 그에게는 신기한 순간들의 합이었다.
그리고 그 합이 모여 지금의 생각과 모습을 갖게 되었다.
이런 그의 고민들이 가리키는 곳은 서비스 기획자라는 업이었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기술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신념이었다.
그렇게 돌아온 대학교에서 그는 친구들과 개발을 공부하여 하드웨어뿐 아닌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직장인이 보기에 대학생활은 마냥 행복하게 보일 수 있지만, 학업과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며 자신이 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을 하는 대학생활도 마냥 쉽거나 행복하진 않았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그는 취업이나 인턴에 대한 소식이 조금씩 들리게 되는 3학년 2학기가 되었다.
서울로 올라가고 싶었던 그는 막 학기를 서울 교환학생으로 대학 생활하고 싶었고, 취업이나 인턴 같은 새로운 고민은 올라간 다음에 하고 싶어 미뤄두었었다.
그랬던 그였지만, 사람은 한 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존재였다.
여자 친구로부터 한 통의 카톡.
그 카톡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불러일으킬지는 몇 년의 시간이 지난 후가 될 것이다.
"오빠 평소에 가고 싶다고 한 곳에서 인턴 채용 글이 올라왔는데?"
-링크
"오 뭐야! 카카오 커머스?!! 그런데 내가 붙을 수 있을까? 서류 마감까지 5일밖에 안 남았는데...ㅜㅜ"
"뭐 어때 준비하면서 생각도 정리해보고! 떨어져도 의미 있을 것 같은데 한번 해봐!"
카카오는 일반적으로 경력자만을 채용하는 기업이었고, 평소 그도 한 번쯤 다녀보고 싶다 생각은 했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야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그에게 인턴 소식은 가슴을 뛰게 만들기 충분했고, 학업이나 프로젝트를 모두 뒤로 미루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서류심사
누군가의 삶을 글로만 보고 알 수 있을까?
함께 살아온 가족들도.. 허물며 나 자신도 스스로를 알기 어렵다.
그렇지만 많은 지원자 중 몇몇의 지원자를 뽑는 입장이라면, 짧은 시간만에 알아냈다 생각할 지도..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자신이 보낸 지난 시절을 누군가에게 평가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해온 활동들이 현업에 도움이 되는지 인정받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인정받고 싶었다.
자신이 해왔던 활동들 그리고 해왔던 고민들이 현업자들도 했을 활동과 고민이었을지..
그럴 만도 한 것이 대학생활 동안 기획자로써 준비하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고, 관련한 글도 찾기 힘들었다.
그에게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은 의외로 쉬웠다.
그동안 했던 고민들 그리고 해왔던 활동들을 '정리'하는 정도였기 때문이다.
더 부풀릴 것도, 축소할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
다만, 어떻게 잘 정리해야 상대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지 알고 싶어, 룸메이트들 또는 비슷하게나마 기획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했다.
그렇게 밤새 쓰고 지우고 갈아엎기를 반복하고, 제출한 결과 그는 서류를 합격했다.
'와.. 진짜 붙어버렸다..'
기쁜 순간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해왔던 순간들이 세상으로부터 일부 인정받았다는 것을 실감했을 때.
모호한 안갯속에서 홀로 걸어왔건만, 그 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게 했다.
이 처럼 그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기보다 주위로부터의 인정에 더 영향을 받는 스타일이었다.
외로움이란 감정, 다른 사람에게 칭찬받고 싶어 그 사람이 원하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
그가 열등감 다음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이었으며, 그를 기획자로 이끈 감정일지 모른다.
'다음은 면접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면접관이 원하는 것, 알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전에 인턴을 왜 뽑는 걸까?'
'나는 그런 기업에 무엇을 어필할 수 있지?'
시간은 1주일 정도가 있었지만, 무언가를 준비하기에는 짧은 시간이며, 아무것도 안 하기에는 긴 시간이었다.
그래서 스스로한테 자문자답하며, 그에 대한 답을 정리하는 정도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받는 모의 면접.
이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 사람이 면접을 보는 것.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 것이기에 그 순간에 주는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래서 기쁜 마음, 들뜬 마음 그대로를 가지고 면접장까지 갔다.
스스로를 되뇌며..
'나는 충분히 뽑힐 만한 사람이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다.'
'내가 해왔던 활동은 그 자체로 의미 있고, 기획자로써 성장하게 하는 경험들이었다.'
'단지 질문에 맞게 속으로 why, what, how, if 순으로 잘 정리해서 말할 수 있게 요지들만 잘 잡으면 된다.'
과거 서울에서 휴학 생활을 하는 동안 판교의 카카오가 너무나 궁금해서 찾아간 그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직접 그 기업에 면접을 보러 가는 길이었다.
첫 인턴 지원과 첫 서류 그리고 면접.
그는 분명 떨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 떨림보다 설렘이 더 위에 있지 않았을까 싶다.
카카오의 면접 환경은 너무나 편했다.
압박면접 등을 생각하고 온 그에게 그 편한 분위기는 평소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면접은 현업 기획자와 인사담당자 그리고 그.
이렇게 3명이 전부였다.
"자기소개는 너무 뻔하니까 여쭤보지 않고 포트폴리오에서 하셨던 일들을 중심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네 ㅎㅎㅎㅎ"
"인턴 면접이라고 생각해서 전문성에 대한 기대는 안 했는데, 해오신 활동을 보니 경력자로 봐도 충분할 것 같아 그렇게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그렇게 봐주신다니, 감사합니다! 괜찮습니다."
"하신 활동들이 너무 많으셔서, 모두 여쭤보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젝트를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가는 대화에는 존중감이 있었고, 진정으로 사람을 알고 싶어 하는 질문들이었다.
그렇게 1시간 동안 너무나 재밌고 편하게 이야기를 하고 온 그였다.
'후아... 나를 그대로 보여주었으니, 할 수 있는 건 모두 했군!'
'이런 나의 모습이 기업과 맞냐 아니냐에 문제가 되겠는 걸~'
그렇게 몇 일간의 시간이 지나고, 메일함에 '[카카오 커머스] 2019년 하계 체험형 인턴 최종 합격 안내드립니다'라는 제목을 보게 되었다.
'어... 뭐지? 아직 공고가 나오기로 한 예정일이 안됐는데... 진짜 돼버렸다..'
받은 메일에는 축하 내용과 사내에서 사용할 영어 이름을 정하는 것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름이란, 세상에 태어날 때 주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스스로 짓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가장 많이 듣고 상기하게 될 단어.
우리는 그 단어를 들으면서, 무의식 중에 그 의미를 계속 되뇔지도 모른다.
이렇게 자연스레 이름은 자신의 정체성에 영향을 끼치게 되어있다.
'흠.. 어떤 이름으로 하면 좋을까?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
고민을 하던 그는 과거 서울 휴학 생활 중 열정대학 했을 때를 상기했다.
자신이 개설한 과목인 스스로의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는 '나부터 기획해볼과'라는 과목.
그 과목에서 모든 참여자들이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상기하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그 의미를 담은 이름을 사용했었는데, 그때 사용했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결정하는 그였다.
자유롭고 유쾌한 하늘이라는 의미에서 딴 이름.
'카이'
p.s 다음 글은 카카오 커머스에 정식 출근하기 전 OT에 참여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