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ily Dec 06. 2023

평범한 직장인이 책을 출판하기까지

프로덕트 매니저 원칙 - 서비스 뜯어보기 신공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1년, 제 새해 목표는 '브런치 작가 등단'이었습니다.

원래도 글 쓰는 걸 좋아해서 비정기적으로 여기저기 끄적거리긴 했지만, 브런치라는 플랫폼은 작가로 등록이 되어야만 글을 쓰고 발행할 수 있는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또, 도전하기에도 좋은 목표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처음엔 그저 평상시 쓰던 대로 쓰면 쉽게 합격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루 만에 글을 쓰고, 작가 신청을 했는데 이게 웬걸? 브런치 측에서 아쉽게도 작가로 모시지 못하게 되었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엇.. 이상하다? 꽤 공들여 쓴 글이었는데?'라고 생각하며 며칠 뒤 조금 더 길고 조금 더 시간을 들여 글을 썼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또 같은 답변을 메일로 받으니 이제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보통 오기가 생기면 그때부터 이 악물고 하는 나쁜(?) 습관이 있었는데 이때부턴 진짜 각 잡고 제대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직무 자체도 글을 잘 쓰면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직무에도 도움 될 것 같아 비슷한 직군의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4명의 동료를 모아 글쓰기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같이 스터디하는 동료 중에 한 분은 이미 책을 낸 적 있는 작가분이셔서 이 분께 "글을 잘 쓰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해요?"라는 질문을 했었는데요.

일단 꾸준히 쓰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리고 글의 짜임새를 잘 짜야하는데 여기서 도움 받은 책이 있다. 라며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이라는 책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글쓰기에 대한 책은 읽었던 적이 없는데 글쓰기도 뭔가 비법(?)이 있나? 하는 생각과 이 책을 읽으면 나도 글을 잘 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날 바로 책을 구매했습니다. 

출처: 교보문고


책을 다 읽고 나니, 글을 쓸 때 어떤 부분을 어떻게 신경 써야 하는지 어느 정도 알게 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바로 노션 템플릿으로 만들어, '글을 쓸 때마다 책의 내용을 반영해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아래와 같은 템플릿을 만들었습니다. 

출처 : 작가 (하버드 글쓰기 비법에서)

그리고 위 템플릿으로 매 달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했고, 작성한 글로 스터디를 하고, 동료들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는 과정들을 거치니 점점 글쓰기 실력도 늘어나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 정도 스터디를 하고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니 드디어 브런치 작가로 등록되었다는 기분 좋은 메일을 받았습니다. 물론 스터디 동료분들께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전했고, 다들 본인 일처럼 기뻐해주시고 축하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스터디 멤버가 여러 번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글쓰기 스터디는 진행 중입니다.

주말 또는 평일 업무가 끝난 뒤 개인의 시간을 할애하여 글감을 정성껏 준비해 참석하면 서로에게 글에 대한 피드백을 줍니다. 동료의 피드백을 받으면 그 피드백을 반영해서 다시 글을 수정하고 반영하여 글을 발행하는 프로세스로 진행됩니다. 이렇게 매달 꾸준히 글을 작성하고, 글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스터디가 무엇보다 좋은 건 "꾸준하게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어주는데 기여했다"는 것입니다.


아마 스스로의 의지로 매달 하나의 글을 꾸준히 쓰겠다고 다짐했다고 해도 2년 동안 유지하는 건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주변에 스터디에 참여할 의향을 가진 열정러들이 계셨고, 또 오랫동안 함께 해주셔서 꾸준히 글을 쓰는 노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번째 목표였던 브런치 작가되기도 이루게 되었고요! 이 목표를 이루고 다음에 달성해야 할 특별한 목표는 세워두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하자" 같은 것이요. 


그런데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 감사하게도 골든래빗 이라는 출판사에서 제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며 직무 관련 책을 하나 출판하려고 계획 중인데, 한 챕터 정도 써줄 수 있냐는 메일이 왔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책을...?' '내가 쓸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며칠간 고민하다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걸 해보는 경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기에 무작정 "해보겠다"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면 결국 하게 되는 걸 알기에 저를 그 환경에 집어넣어 보자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 


그렇게 몇 개월이 흐르고 저는 <프로덕트 매니저 원칙>이라는 책에 <서비스 뜯어보기 신공>이라는 챕터를 쓰게 되었고, 2023년 12월 드디어 이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제 이름으로 된 단독 저서는 아니지만, 업계에서 알아주는 대단하신 분들과 같이 책을 쓰고 책을 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합본이 나오고 제 챕터뿐만 아니라 공동저자로 계신 다른 작가님들의 챕터를 읽으며 '아,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챕터마다 내용도, 필력도 너무 뛰어나시더라구요. (갑자기 주눅들게 되는....)


아직은 많이 부족한 필력이지만, 첫 책의 한 챕터를 맡아 쓰면서 몇 주간 머리를 쥐어짜고 문장을 수십 번 읽으며 애정을 담아 완성시켰습니다. PM,PO라면 한번쯤 고민해봤거나 경험해봤을 '서비스 뜯어보기 방법'에 대해 다뤘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쯤 둘러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총 9명의 저자가 각자의 스토리를 담아 9개의 챕터로 구성된 300쪽 분량의 책입니다. 

PM, PO로 성장하고 싶거나 현업에서 뛰는 PM, PO의 생생한 경험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597452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