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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쏭 Oct 14. 2023

기장(내가)이 가장 싫어하는 날은?

비 오는 날 그리고 비행

이, 착륙과 항로에서 맞이하는 날씨가 궂으면 온 정신이 집중되어 고민하지 않는 조종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이것 만큼이나 땅에서도 그런 날이 있다~^^;

아니, 고민이라기보단 망설인다는 표현을 하는 게 맞을 듯싶다.


외부 점검~

우비로 단단히 무장하고, 브리지 밖으로 나가지만 이미 구두와 바지 절반은 물에 다 젖어 있다~


비가 하늘에서 구멍 뚫린 것처럼 내릴 땐, 맘 같아선 외부점검을 대충 한 바퀴 후다닥 그냥 뛰어갔다 오고 싶기도 하다~ㅎㅎ


하지만 비행 전 외부 점검은 다른 점검과 마찬가지로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현장에서 시작하는 비행의 첫 단추이기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살펴야만 한다.


특히 엊그제처럼 좋지 않은 날씨에 돌아온 비행기를 받아서 나갈 땐 더더욱 꼼꼼히 살핀다. 라이트닝 번 마크(번개를 맞은 흔적)이나 기타 레이돔 등 외부 파손 여부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사실 지상 조업사, 정비사분들은 더더욱 이런 날씨에 여간 고생이 아니다. 하루 종일 내리는 비를 맞야하기에, 내가 맞는 정도는 사실 비할 것도 아니다~


이런 날엔 아버지가 항상 나에게 이야기하신 “추울 때 따뜻한 곳에서, 더울 때 시원한 곳에서 근무할 수 있음에 감사해라”라고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많은 고생을 하시기에 서로 얼굴은 잘 모르지만, 칵핏과 지상 조업사분들과 교신을 하는 동안은 꼭 먼저 인사로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정답은~

비 엄청 오는~

비행 전 항공기 외부 점검 나는 날~ㅜㅜ


ref.

회사 규정에 PIC(기장)가 비행 전 외부 점검을 수행하나 다른 승무원에게 외부 점검을 위임할 수도 있다고 명시되어 있음

but

평소 날씨 좋은 대부분은 기장들이 외부점검을 수행하는데, 궂은 날씨라고 부기장에게 위임하기엔 입장 바꿔보면 좋진 않을 것 같아서 가능하면 직접 나감.(제 개인 성향)

물론 가끔 궂은 날씨에 부기장분들이 “제가 대신 나갔다 올까요?”라고 물어주면 엄청 감사하긴 함~^^


ref.

각 항공사 혹은 나라별로 문화나 규정이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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