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고 있을 때도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도 같은 마음이었다.
길을 잃었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결혼 적령기에 평범한 남자를 만나 토끼 같은 아이를 낳는 길은 올바른 길이라고. 허나 그 길은 내가 원했던 길이 아니었고 그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내, 엄마, 직장인 어느 길 하나 제대로 가고 있지 못했다.
쳇바퀴 굴러가듯 하루하루를 보내다 결국 포기하기 하기 가장 쉬운 직장인의 길을 먼저 놓았다.
그만둔다고 해서 길이 보일 리 없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여전히 난 길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어제 읽은 책에서 만난 문장에서 한가닥 희망이 보였다.
"길을 잃는 것을 싫어하니?"
길을 잃어도 된다. 책 안의 스승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왜 너는 길을 잃어버린 인생을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느냐, 정해진 길로만 갈 수 없는 게 인생이고 그래서 더 즐거운 거라고 말이다.
늘 남들의 삶과 나를 비교하며 이것저것 재가며 살아왔다.
이제 그런 것들에서 좀 자유로워도 되는 나이가 된 것 같다.
부모의 기대, 주위의 시선에 여전히 얽매여 있다면 잠시 길을 잃어보자.
잃어버린 길에서 보물을 찾아낼지도 모르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