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 China] 9. 12월 첫째 주의 중국 IT 이야기
11월 15일 중국 정부가 다시 한 번 인공지능과 관련된 중대 발표를 했습니다. 이날 발표안의 제목은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중대과학기술영역착수회(重大科技项目启动会)이었습니다. 제목에서 주목할 부분은 착수(启动)란 단어입니다. 이는 중국어로 '~에 시동을 걸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제 인공지능 개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음을 만방에 천명한 것입니다.
인공지능에서도 '중국이 전 세계를 압도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포부가 표면화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다섯 달 전인 올해 7월 8일 중국 국무원(国务院)은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新一代人工智能发展规划)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경쟁력을 보유한 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미국을 넘어선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내용입니다. 계획은 크게 3단계로 져 있습니다. 내용 출처 URL: http://www.gov.cn/zhengce/content/2017-07/20/content_5211996.htm)
1단계: 2020년까지 인공지능 전체 기술 및 응용(应用)을 세계 선두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인공지능 산업이 새로운 경제 성장 요인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한다.
2단계: 2025년까지 인공지능 기초이론(基础理论)에서 중대한 성장을 이루고, 부분기술과 응용력은 세계 선두 수준에 도달한다. 인공지능을 중국의 산업성장(升级)과 경제전형(经济转型)의 주요 동력으로 삼고, 스마트사회 건설을 적극적(积极)으로 진행한다.
3단계: 2030년까지 인공지능 이론, 기술 모두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수준(世界领先水平)에 도달하여 세계 인공지능 혁신의 중심이 되고, 스마트 경제와 스마트 사회가 명확한 성과를 보이며, 혁신국가의 반열에 들어 경제 강국으로서의 중요한 기초를 다진다.
지난 7월에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을 경제 성장의 주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와 비전을 제시했다면, 이번에는 인공지능 우등생인 인터넷 빅샷(big shot)들에게 구체적인 역할을 분배하고, 향후 과제를 내 준 셈입니다. 중국 정부로부터 과제를 받은 주요 기업과 그들에게 부여된 과제에 대해 기업 별로 간략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원문 출처 URL: http://www.most.gov.cn/kjbgz/201711/t20171120_136303.htm)
바이두는 자율주행차 임무를 맡았습니다. 바이두는 올해 4월 아폴로(Apollo)라는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나사의 달 탐사 프로젝트의 이름을 딴 아폴로 프로젝트에는 GPU 업체인 엔비디아(NVIDIA), 완성차 업체인 포드(Ford)와 다임러(Daimler AG) 등을 비롯해 자동차 부품 회사인 보쉬(Bosch)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폴로의 최종 목표는 2020년까지 도심도로와 고속도로를 포함한 모든 도로에서 완전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바이두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 지방정부와 협력하고 있으며 2018년 2월까지 자율주행차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자동차 테스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내용 출처 URL: http://smart.huanqiu.com/original/2017-11/11399504.html)
중국 정부와 바이두의 우호적인 관계는 지난 해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7월, 바이두의 회장 로빈 리(Robin Li)는 베이징의 한 순환도로에서 개인적으로 자율주행차 실험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조치는 없었습니다. 향후 바이두의 자율주행은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더욱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리바바는 도심 공공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는 알리클라우드의 시티 브레인(city brain, 城市大脑) 프로젝트의 성과가 돋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시티 브레인 프로젝트는 알리클라우드가 지난 2016년 10월에 시작한 프로젝트로, 실시간 교통관리 및 예측과 같은 한 단계 진보된 도시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항저우(杭州)와 수저우(苏州)에서 시범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항저우 시에서는 시티 브레인 시스템이 128 개의 신호등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CCTV와 신호등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신호등을 통제하여 효율적인 교통 흐름을 가능하게 합니다. 시티 브레인이 담당하는 구역에서 통행시간은 15.3%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행시간이란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통행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의미합니다.
또한 시티 브레인은 도로 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교통 경찰에 신고해주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하루 평균 500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시티 브레인 시스템을 거쳐 신고되고 있으며 그 정확도는 9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항저우 시는 정부 포털 사이트(中国杭州”政府门户网站)에서 시티 브레인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용 출처 URL: http://www.hangzhou.gov.cn/art/2017/11/27/art_812262_13319841.html)
텐센트는 인공지능 기반의 의료 영상 개발을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텐센트의 의료시스템 텐센트미잉(騰訊覓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텐센트미잉은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식별하고, 딥러닝과 여타의 기술을 융합하여 악성 종양을 선별하는 데 사용되는 AI제품입니다. 현재 식도암을 포함하여 폐암, 당뇨병 관련 질병, 자궁 경부암 및 유방암 등의 질병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이 제품은 내시경 검사를 4초 안에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도암의 조기 발견 정확도는 90%, 초기 폐암 조기 발견 정확도는 85%, 양성 폐결핵 조기 발견 정확도는 84%로, 준수한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1월 16일에 옌안대학교 부속병원에서 텐센트미잉을 도입한데 이어, 3일 뒤인 11월 19일에는 텐센트와 총칭시(重庆市)의 옌안시(延安市)가 전략적 제휴를 맺었습니다. 옌안시의 각 대병원에 식도암,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을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용 출처 URL: http://www.cb.com.cn/gdbb/2017_1121/1210547.html)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텐센트미잉은 점점 더 많은 병원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플라이텍(iFlyTek)은 음성인식 기술 개발을 맡았습니다. 중국어로는 커다쉰페이(科大讯飞), 영어로는 아이플라이텍으로 불리는 이 기업은 국내에는 많이 안 알려졌을지 모르지만, 중국 AI 시장의 선두주자입니다. 주로 음성 합성, 음성 인식, 음성 언어 평가, 언어 번역, 성문 인식, 얼굴 인식 및 자연어 처리 등 음성영역과 인공지능 기술을 다룹니다. 그 중에서도 음성 합성과 음성 인식을 주목할 만 합니다.
음성 합성이란 인간의 말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아이플라이텍의 음성 합성 기술은 이미지, 음성, 얼굴 식별 기술을 평가하는 국제 대회 “Blizzard Challenge 2017”에서 5점 만점 중 4점을 기록했습니다. 4점은 미국 대학생의 말하기 수준에 해당합니다. (내용 출처 URL: http://tech.ifeng.com/a/20171110/44754627_0.shtml) 또한 음성 인식기능의 경우 10 개 이상의 방언에 대해 90% 이상의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방언이 심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대단한 성과입니다. 덧붙여 아이플라이텍은 식별할 수 있는 방언의 종류가 올해 안으로 2012가지로 확장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이플라이텍의 기술은 이전부터 중국 정부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안후이성(安徽省), 신장(新疆), 간쑤성(甘肃省), 티벳(西藏) 등의 지역의 중국 공안이 사건 수사에 아이플라이텍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보이스피싱 단속에도 아이플라이텍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내용 출처 URL: http://3c.ycwb.com/2016-09/20/content_23068801.htm) 이 밖에도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최고 검찰원과 최고인민법원도 업무 보조 수단으로 아이플라이텍의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내용 출처 URL: http://www.shanghai.gov.cn/nw2/nw2314/nw2315/nw4411/u21aw1197000.html) 아이플라이텍의 인공지능 기술들은 앞으로도 중국 정부 기관 곳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썸네일 사진 설명: 중국 과학기술부가 11월 15일 주최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중대과학기술영역착수회(重大科技项目启动会)의 발표 현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