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현
최근 몇 년 새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인공지능(AI)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990년 중반 인터넷과 HTML이 가져왔던 충격에 버금가는 변화의 흐름이 느껴지는 가운데, AI가 앞으로 우리가 일하고 사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믿습니다.
카카오의 비전은 ‘Connect Everything’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정보, 사람과 사물,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의 새로운 연결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카카오의 존재 목적입니다.
[카카오 AI 리포트] Vol. 10 (2018년 1월 호) 는 다음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2018 Kakao AI - 윤리, 기술, 그리고 채용
[2] Kakao Brain section - 두 단어의 거리 그리고 꿀벌 드론
04. 이수경 이주진 임성빈 : Brain's Pick - 단어 간 유사도 파악 방법
05. 이수경 : AI in pop-culture - 꿀벌 드론
[3] AI&Mobility - AI 그리고 우리 이동의 맥락, 두 번째 이야기
07. 김현명 : 교통분야 AI 기술 개발의 현황과 과제
08. 윤지상 김성진 권영주 : 카카오내비 예측의 정확성 그리고 AI
[4] AI event - 2018 AI 세미나 살펴보기
09. 윤재삼 양정석 신종주 : NIPS에서 발견한 AI 트렌드
[5]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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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혁신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카카오 역시 AI 기술을 더 확대하여 사용자들에게 조금 더 편리하고 혁신적인 연결을 제공하는 것을 회사의 큰 방향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AI 기술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최근 딥마인드(Deep Mind)의 알파고 등을 통해서지만, 자연어처리(NLP), 음성인식, 이미지처리, 추천기술과 같은 AI의 핵심 기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카카오 서비스에 적용되어 왔습니다. 카카오는 지금까지 쌓아 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폭넓은 서비스를 적용하고,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것을 AI 발전의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1990년대에 IT/인터넷 기술에 발 빠르게 투자한 국가들이 그 후 세계 경제를 이끄는 것을 볼 때, 향후 20~30년 간은 AI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고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기업과 국가가 4차 혁명 시대를 이끌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실리콘 밸리의 기술 기업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AI 기술과 그에 필요한 인재들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해왔습니다. 그러한 초기 투자의 결과가 현재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를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도 AI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에게 AI 기술의 적용과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이며 나아가 미래 생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AI라는 분야의 특성상 과거 산업 사회에서 보았던 “열심히 하면 된다”는 패러다임으로는 성공을 거머쥘 수 없습니다. 다가올 4차 산업 혁명과 AI 분야에서는 뛰어난 역량을 지닌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러한 상황 인식 하에서 카카오는 기존의 인재 영입 방식을 과감히 재편하고 필요한 역량을 보유한 기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재 방식에 대한 언급에 앞서, 카카오가 찾는 AI 인재상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카카오는 다음 여섯 가지 조건을 가진 AI 인재를 영입하고자 합니다. (1) 카카오가 지향하는 수평적인 문화에서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능력, (2) 자기 주도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3) 정보의 공개 및 공유를 통한 빠른 실행력, (4) AI의 전문 지식(domain knowledge) 및 전문성, (5) 개발자로서의 탄탄한 기본기, (6) 새로운 분야에 대한 빠른 학습 능력
카카오는 올해부터 역량 있는 개발자 영입을 위해 가능한 모든 채널을 열어 두고 인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기존에 주로 활용하던 수시 채용은 유지하되, 역량 있는 개발자에 대해서는 인원 수나 시기에 얽매이지 않고 영입하는 것이 기본 방향입니다. 특히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코드 페스티벌(Code Festival), 개발자 인턴십 프로그램, 내부 추천 프로그램 강화 등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영입 프로그램부터 AI 관련 석박사 지원 프로그램처럼 관련 분야 개발자들의 연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장기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운영하던 active candidate(적극적으로 카카오에 입사 의사를 밝혀 지원하는 지원자) 위주의 인재 영입 프로세스는 회사가 원하는 업무의 내용을 내외부에 공지하고 그 업무에 관심이 있는 인재들이 지원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카카오가 직접 인재를 찾아서 채용하는 방식으로 영입 전략을 바꾸고자 합니다. 기존 active candidate 중심의 영입에서 passive candidate(당장 이직 의사가 있지는 않지만 역량이 뛰어난 인재로, 무림의 고수와 같은 지원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카카오 AI 인재 영입 전략의 가장 큰 변화입니다.
AI 분야의 인재는 한 나라의 국경 안에 갇혀 있지 않고 글로벌 인재로 대접받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인재 또한 언제든지 미국이나 중국에 뺏길 수도 있다는 긴장을 해야 하며, 우리 역시 미국이나 중국에서 뛰어난 인재를 영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 연구와 경험을 보았을 때 active candidate를 타겟으로 할 경우는 그 성공 확률이 1% 미만이라는 통계 자료도 있어서 실질적으로 역량이 뛰어난 지원자를 영입할 가능성이 낮다는 내부 분석 결과도 있었습니다.
passive candidate를 발굴하는 가장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최근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링크드인(LinkedIn)과 같은 전문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회사가 원하는 키워드(전공 분야, 관련 산업, 업무 분야 등)로 후보자를 필터링하는 것입니다. 전문 분야별 국제 컨퍼런스(conference) 등의 행사에서 주요 연사와 참석자들의 정보를 습득하여 회사 입장에서 적합한 인재를 타겟팅(targeting)해서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방식 역시도 passive candidate 발굴을 위한 보편적 방식입니다.
카카오는 이밖에도 회사 내에 있는 모든 크루(카카오는 모든 직원을 ‘크루’라고 부릅니다)들에게 리크루터 역할을 맡길 계획입니다. 기술 기업의 경우 개발자들에게 가장 좋은 혜택은 뛰어난 동료 개발자와 일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스스로가 같이 일하고 싶은 뛰어난 동료를 직접 찾고 추천함으로써 기존 크루들의 만족도도 높이고 회사의 개발력도 보강되는 두 마리 토끼 잡기가 가능할 듯합니다.
이러한 계획을 실행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국내 AI 관련 분야의 인재 풀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AI 분야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 채 몇 년이 되지 않다 보니, 관련된 학과도 부족하고 전공자도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초기에 전공한 분들은 이미 발 빠르게 연구와 투자를 시작한 해외의 선진 기업에 취업한 상태라 인재의 풀 자체가 매우 협소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더욱 걱정인 것은 개발자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낮아지고 미래가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IT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도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는 IT 기술에 관심을 갖는 청소년들에게 미래 기술을 소개하고 교육하여 장기적인 기술 인재의 풀을 넓히는 데도 기여하고자 합니다.
카카오의 이러한 노력은 비단 카카오의 기술력을 키우는 데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AI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개발자 문화를 확산하는 데 있어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동시에 카카오가 지향하고 있는 기술 기업으로서의 혁신적이고 열린 문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등이 널리 공유됨으로써 개발자들이 더 잘 성장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확산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카카오가 선도해 나갈 AI 기술을 통해서 ‘새로운 연결을 통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카카오의 비전이 빠르게 달성되고 모든 사용자가 더 편리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 | 황성현 sh.hwang@kakaocorp.com
26년차 인사쟁이로 지금은 카카오에서 인사 총괄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 외국계 IT/기술 기업에서 인사 실무를 시작했고 이후 인사/조직 컨설팅 업무를 했습니다. 40대 중반에 미국 실리콘 밸리로 건너 가 구글 본사 HRBP와 스타트업 인사 총괄 업무를 경험하며 기술 기업의 기업 문화와 인사/조직 철학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조직 문화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어 긍정조직개발을 전공했습니다. 한국의 기업 및 조직들이 긍정적인 문화를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