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3] O2O에 담긴 몇 가지 경제 원리
O2O 사업 모델을 구성하는 경제 원리 몇 가지를 통해, O2O 사업을 톺아보고 O2O 사업의 성공을 위해 갖춰야하는 조건을 확인해 봅니다.
O2O는 온라인에서 소비자를 확보해서 오프라인에서 제공되는 상품 혹은 서비스와 연결시키는 체계로 일컬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 수요 기반의 경제 체계라는 측면에서 온디멘드 이코노미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방점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구조만 놓고 보면, O2O는 소비자라는 수요가 온라인에, 공급자는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구조인 셈입니다. 이처럼 두 개의 면(面)으로 이뤄진 시장을 가리켜서 경제학에서는 양면시장이란 말로 표현합니다.
#양면시장(two dimensional market): 양면시장의 대표적인 산업은 미디어입니다. 신문사를 예시로 삼아 양면시장에 숨은 경제 원리를 상술(詳述)하겠습니다. 신문사의 수익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독자로 부터의 구독료, 다른 하나는 자사의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광고주로부터 받는 광고비입니다. 한 사회의 신문 구독료는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나, 신문사가 받는 광고비는 천차만별입니다.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 광고비 차이의 이유는 간명합니다. 광고의 노출 정도의 차이입니다. 소비자의 구매력이 균질하다고 가정할 때, 100만 독자의 신문 A와 1만 독자의 신문 B가 광고 시장에서 동등하게 대우받는 것은 비합리적입니다. A에 광고를 내면, 그 광고를 접할 수 있는 독자 수가 B를 선택하는 경우에 비해 100배에 달하는 가능성이 응당하게 광고비에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구독자 수가 신문 간의 광고비 차이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광고비를 신문사의 수익 관점에서 보면, 신문의 구독자 규모가 신문을 중심으로 맞은편에 위치한 신문사의 광고 수익에 연결을 주는 것입니다. 신문사가 구독료보다 비싼 자전거를 경품으로 내걸며 구독자 수를 늘리고 했던 마케팅 전략은 바로 광고 수익의 근거가 되는 광고 단가를 유지하거나 높이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처럼 양면시장에서 한쪽 면에서 창출된 경제적 효과가 맞은 편의 영향력 혹은 위상에 영향을 주는 것을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 혹은 교차 네트워크 효과라고 표현됩니다. 참고로 직접적 네트워크 효과는 동일한 네트워크 내에서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소비 규모가 다른 사람의 수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일컫습니다.
#고착효과(lock-in effect): 일반적인 경제 환경에서 하나의 네트워크와 그 주변의 네트워크는 서로의 규모에 의해 영향력이 순증 되는 구조입니다. 네트워크의 규모가 큰 시장에의 편입은 해당 네트워크가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주변으로부터 부여받는 편익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진입한 네트워크 내에 머물기는 희망합니다. 달리 말하면, 현재에 만족하면 현재 소비하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바꿀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아닌 '하지 못한다'로 말한 것은 소비 전환의도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대안 부재에 따른 피동적인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특정 대상에 소비자를 머물게 하는 것을 고착효과라고 표현합니다.
#전환 비용(switching cost): 고착효과를 발휘하는 네트워크의 힘으로 인해 현재 소비하고 있는 대상 대신 다른 대안을 선택하는 행위에는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환 비용은 새로운 대상을 소비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되는 금전적 비용 외에 시간적 그리고 심리적 비용까지 포괄한 개념입니다. 새로운 소비 대상에 대한 막연한 우려 역시도 전환 비용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 소비 대상을 버리고 새로운 대상을 찾는 소비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고착효과와 전환 비용을 합한 것보다 더 큰 기대효용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종래의 사업 모델이 보유한 고착효과의 크기와 소비자로 하여금 새로운 소비 행동을 결단할 수 있게 하는 전환 비용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될 때, O2O 사업 모델로의 소비자 유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O2O는 기존 시장의 판을 흔드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에 성공할 때, 비로소 시장 내 안착이라는 과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O2O에게는 연결의 기술만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작금까지의 적지 않은 O2O 사업 모델은 양측 면 간의 연결에만 집중을 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로 해당 사업 모델을 운영하던 기업들은 O2O 시장에서 퇴출됐습니다. 연결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상품 혹은 서비스의 품질 그리고 O2O라는 소비 방식을 소화할 수 있는 소비자의 존재가 O2O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O2O로 제공되는 상품 혹은 서비스가 해당 산업의 성격에 부합하는지 여부도 O2O의 성패를 가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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