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빅데이터의 발견 / 카카오 교통 O2O 백서 프리뷰(4편)
카카오택시가 일상의 플랫폼이 되면서 도시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카카오택시는 사람들의 이동 흐름을 바꾸고 있으며 대중교통 이용 현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이같은 변화를 기록하기 위해 '카카오 교통 O2O백서'(가칭)를 준비 중입니다. 카카오는 백서를 통해 두 가지의 공익적 목적이 달성되기를 희망합니다. 첫째, 택시라는 주요 대중교통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시민들의 일상 일부를 분석해 우리 사회와 공유하고자 합니다. 둘째, 모바일 시대 O2O라는 새로운 경제 구조가 변화시키는 사회의 모습, O2O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분석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카카오는 사람들의 일상이 바뀐 모습과 실제 데이터가 보여주는 현상에서 누군가는 인사이트를 주기를, 그리고 또 누군가의 다른 도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4편: 카카오택시 블랙 이용현황 분석 (이번 글입니다)
카카오택시 블랙(이하 '카카오블랙')은 카카오택시 앱(블랙 호출)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최고급 택시 서비스입니다. 지난 2015년 11월 3일 출범해 1년여가 지난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약 120여대의 카카오블랙 택시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블랙 차량은 주로 벤츠, BMW 등 고급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택시라고 알아볼 수 있는 차량 지붕 위 갓등이나 실내 미터기가 없어 노란색 번호판을 제외하면 일반 차량과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비싼 서비스인 만큼 이용 행태도 조금 다르게 나타납니다. 카카오블랙 관련 데이터를 분석, 운행 현황과 주 이용 지역, 최다 이용 거리 및 요금 현황 등을 살펴봤습니다.
카카오는 2016년 10월 19일 하루(0시부터 오후 11시59분59초까지 총 24시간)동안 서울에서 운행한 모든 카카오블랙 택시의 호출과 이동 경로 데이터를 모아 아래와 같이 동영상으로 구현했습니다. 동영상에서 빨간색 점은 호출 지점(승차 지점과 동일), 파란색 선은 이동 경로에 해당합니다. 이 동영상에선 24시간이 42초 분량으로 압축되었습니다. 따라서 동영상 플레이 기준 1.7초가 실제 1시간 단위에 해당합니다.
동영상에 나타난 카카오택시 이동 패턴을 살펴보면, 강남, 광화문, 종로, 한남동, 이태원 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카카오블랙 호출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동 경로는 강남 권역 내, 종로, 광화문 권역 내부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다 퇴근 시간대에 접어들면서 일부는 서울시 외곽으로 나가고 또 다른 일부는 서울 중심부를 기점으로 시내 전역으로 골고로 뻗어나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붉은 점(호출 건수)들이 누적돼 군집을 이루게 되는데, 붉은 색이 진해지고 군집 크기가 커질수록 카카오 호출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지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카카오블랙을 가장 많이 호출하는 지역은?
카카오블랙 관련 데이터 중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은 서울 시내 고급형 택시 최다 호출 지역입니다. 호출 지점별로 좀더 구체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이태원 일대가 서울 시내에서 카카오블랙 택시가 가장 많이 호출되는 지역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다 호출 지역 1~20위 안에는 범(汎) 이태원 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 6곳이나 됩니다. 이태원역 6호선, 이태원거리, 해밀튼호텔, 파리바게뜨 이태원해밀턴점, 용산소방서 이태원119 안전센터, 제일기획본사 등입니다. 이태원 지역 다음으로는 종로, 광화문 일대(시그니쳐타워,미래에셋센터원빌딩. 서울파이낸스센터, 종로2가 교차로, 종각역, 시청역 등), 강남 일대(강남 파이낸스빌딩, CGV 강남, 지오다노 강남점) 지역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도착지의 경우, 서울역, 이태원역, 강남역, 신림역, 그랜드하얏트 서울, 서울대입구역, 용산역, 김포국제공항 순이었습니다.
아래 표 3개는 카카오택시 블랙의 목적지를 서울 시내 (1) 병원, (2) 백화점, (3) 호텔 이렇게 3가지 업종으로 좀더 세부적으로 나눠 2015.11월~2016.10월까지 1년 기간 동안 승객들이 목적지 및 출발지로 가장 많이 입력한 상위 20곳을 정리한 표입니다. 목적지의 경우 사람들이 고급 택시를 이용해 가장 많이 찾는 병원, 백화점, 호텔 순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출발지의 경우 목적지 순위와 유의미하게 상응하기보다는 해당 지점이 교통 정체 지역에 속하는지, 일반 택시를 잡기가 상대적으로 불편한 지역인지 등에 따라 영향을 다소 받았을 것으로 해석됩니다. 목적지나 출발지를 입력할 때 '◯◯병원 사거리', '◯◯병원 앞 교차로' 등은 해당 병원이 목적지가 아니라 랜드마크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감안해야 합니다. 이밖에 병원 카테고리에는 동물병원도 포함되었는데, 출발지 기준 최다호출 병원 상위 20곳 중 홍익동물병원이 최상위권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출발지 병원 순위를 50위권으로 확대하면 다수의 동물병원들(총 8곳)이 포함되는데, 아무래도 반려 동물을 데리고 일반 택시를 잡는 게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사정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카카오블랙을 타고 가장 많이 찾는 병원, 백화점, 호텔은?
"일반-모범-카카오블랙 택시 승객들의 최다 이용거리는?"
카카오택시 블랙 승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거리는 3~4km대로 나타났습니다. 이용 거리별로 보면 일반 택시나 모범택시와 거의 유사한 패턴을 보입니다. 아래 표는 일반택시와 모범택시, 카카오블랙 택시의 호출 건수들을 이용거리를 기준으로 서로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일반택시와 모범택시의 경우 2~3km 거리대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가장 많았으며, 카카오택시 블랙은 3~4 km 거리대를 이용하는 호출 건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카카오택시 블랙의 요금대 중에서 가장 많은 결제가 이뤄진 구간은 13,000~17,000원으로, 이 요금대 이용 건수가 전체 카카오블랙 이용 건수의 약 26%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분석은 카카오가 내년 봄 발간할 '카카오 교통 O2O 백서'를 준비하면서 진행됐습니다. 일부 내용을 발췌해 미리 공개한 것은 이같은 내용이 도시와 교통, 이용자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에서 쌓이는 데이터가 오프라인 세상에서 또다른 가치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데이터가 오히려 디지털 세계 밖에서 힘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이용자들의 흔적을 분석해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고 더 즐거운 변화를 모색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혹시 피드백을 주신다면, 백서에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집단 지성이 결합된 백서가 발행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피드백은 프리뷰 4편의 댓글 형태로 써주시면 됩니다. 댓글은 프리뷰 4편 중 편하신 곳에 달아주세요. 2016년 12월 4일까지 달린 댓글의 게시자 중 세 분을 선정하여, 미니 후드 라이언 인형을 보내드립니다. 댓글을 남기신 분 중에 상품을 전달하기 위해 별도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