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재테크 #7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가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는 모든 투자자의 고민이죠. 가장 좋은 주식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사기 위해 노력하고요. 그래서 매일 아침 증권가 뉴스를 틀어 놓고, 연일 주식 차트를 보는게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의 주인공 존 보글은 어떤 종목을 콕 집어 투자할 바엔 아예 모든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즉, 가장 좋은 주식을 찾는 것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차라리 그 주식이 포함된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게 낫다는 것인데요. 이것을 “건초 더미 속에서 바늘을 찾을 바엔 건초 더미를 사는게 더 낫다”라고 비유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시장 전체라면, 모든 주식을 다 사야 하나?’라는 의문이 드는데요. 사실 모든 종목에 직접 투자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S&P 500과 같은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는 뜻이죠. 인덱스 펀드란 특정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과 그 비중을 그대로 복사하여 구성한 펀드로서 주가지수와 함께 움직이는 특징이 있죠. 즉, S&P 500이 오르면 인덱스 펀드도 함께 올라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보글은 이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인데요. 그가 이 펀드를 세상에 내놓은 건 펀드매니저로서의 회의감 때문이었어요. 1970년대 당시 보글은 펀드매니저와 자산운용사가 고객들에게서 너무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수익은 많이 챙겨가면서도 그만큼의 성과를 가져다주진 않는다고 본거죠.
심지어 보글은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펀드매니저가 오히려 투자자들의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장기적으로 주식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제한돼 있다고 본거죠. 따라서 투자에 들이는 비용을 줄여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의 눈에 펀드매니저는 고객의 비용을 과도하게 지출시키는 요소였어요.
그래서 그는 1975년 S&P 500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500이라는 인덱스 펀드를 출시해 증권 매매에 따른 비용과 운용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했어요. 실제로 일반 펀드의 수수료 비용이 연간 2.5% ~ 3.25%였는데, 뱅가드 500은 연 0.3%에 불과했죠.
그러나 월가의 반응은 싸늘했어요. 월가에서는 펀드매니저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보글을 눈엣가시이자 골칫덩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그의 뱅가드 500 역시 주식에 대한 분석과 투자기법이 없는 바보 같은 펀드라고 무시했죠.
하지만, 뱅가드 500 펀드는 저렴한 보수를 바탕으로 여타 펀드들을 수익률로 압도했는데요. 우선 뱅가드 500은 연평균 수익률 10%, 누적 수익률 7,000%를 기록했어요. 또한, 보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기존 펀드가 S&P 500 지수를 능가한 비율이 고작 10%에 불과하다고 해요. 즉 뱅가드 500 펀드의 수익률보다 높은 펀드가 10개 중 단 한 개 밖에 없는 것이죠.
이렇게 보글의 인덱스 펀드는 큰 노력 없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시장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펀드라는게 증명되었어요. 보글은 이외에도 광고비를 절감함으로써 고객에게 부담되는 수수료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처럼 투자가로서 고객의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던 보글은 워렌 버핏으로부터 ‘투자자에게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이라고 칭송받는 등 월가의 성인으로 불리게 되었죠.
보글의 인덱스 펀드에서 볼 수 있는 투자방식을 ‘패시브 투자’라고 합니다. 시장의 큰 흐름인 주가지수를 단순히 따라가는 것에 불과한 수동적인 투자방식이라는 것이죠. 반대로 능동적으로 투자 종목을 찾아 나서는 투자방식은 액티브 투자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것처럼 투자자의 적극적인 분석과 판단을 바탕으로 개별 종목을 매매해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죠.
이 두 투자 방식의 차이를 ‘어떤 것을 기대하는가’의 관점에서 볼 수도 있는데요. 패시브 투자는 시장수익률을 추구해요. 즉,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죠. 반면, 액티브 투자는 시장 평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추구해요. 시장이 성장하든 퇴보하든, 나만의 방식으로 그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죠.
따라서,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추구한다면 패시브 투자가 적합합니다. 액티브 투자는 시장 상황, 기업의 성과, 펀드매니저의 판단력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에 리스크가 큰데요. 때문에 한 두 해정도 액티브 투자를 통해 시장 수익률을 초과할 수 있어도 결국 장기적으로는 시장수익률보다 낮은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해요. 게다가 액티브 투자의 대가로서 매수매도에 드는 비용과 운용보수비용을 고려한다면, 패시브 투자가 장기투자자들에게 더욱 효율적입니다.
펀드매니저 수수료 등 투자에 드는 비용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장 전체의 성장에 따라 수익을 내는 인덱스 펀드에 주목하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면 패시브 투자를 선택하기
‘존 보글’은 누구?
세계 3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뱅가드 그룹의 창립자이자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 1974년 뱅가드그룹을 설립한 뒤 1975년 증시 최초로 ‘뱅가드 500’이라는 펀드를 출시했어요. 현재 뱅가드 500 펀드는 누적 수익률 7,000%를 기록하고 있어요. 그는 인덱스 펀드를 통해 고객들의 투자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월가의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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