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재테크 #12
‘아시아의 워렌 버핏’, ‘선행 투자의 귀재’ 그리고 ‘최고의 승부사’. 모두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일컫는 수식어입니다.
손 회장의 투자 능력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요. 포털사이트 ‘야후’부터 중국 이커머스 1위 기업 ‘알리바바’,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SNS ‘틱톡’의 운영사 ‘바이트댄스’까지, 세계 유수 기업이 초창기에 손 회장의 투자를 받았죠.
이 기업들을 살펴보면 분야는 모두 다르지만, 손 회장의 공통적인 전략을 찾을 수 있어요.
손 회장은 미래를 혁신할 수 있는 산업을 고르고, 이 산업군을 이끄는 굵직한 기업들을 골라 투자했어요. 이런 투자 방식을 ‘탑다운 전략'이라고 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게 ‘바텀업 전략'인데요. 산업 전체보다는 각 기업마다의 내재 가치를 분석해 투자하는 걸 뜻하죠.
대개 탑다운 전략은 바텀업 전략보다 리스크가 더 커요. 이 산업 전체가 크게 성장한다 해도, 내가 투자한 기업 역시 성장할 것이라 장담할 순 없으니까요.
손 회장이 이런 리스크를 줄인 전략은 바로 대규모 자금으로 해당 산업의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었습니다. 포인트는 한 산업 안에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기업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이었죠. 그래야 산업과 투자한 기업 모두가 성공할 수 있으니까요.
1998년, 손 회장이 집중한 건 인터넷 산업이었습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 모든 투자금을 인터넷 관련 기업들에 투자했고, 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대성공이었죠.
21년 후, 2019년 손 회장이 새롭게 꼽은 분야는 AI(인공지능)입니다. 그는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며 AI 산업군 투자 계획을 세웠습니다. 특히 ‘AI 혁명’을 이루기 위해선 여러 AI 기업이 무리 지어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손 회장은 ‘AI군(群) 전략'을 짜고, 소프트뱅크의 자산운용사 비전펀드를 통해 AI 분야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죠. 이 AI군에 합류한 기업은 AI 분야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눈여겨볼 만한 성과를 낸 회사들입니다. 손 회장은 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면서도, 시너지를 창출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략적 조직체가 되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각각 알아서 운영되지만, 필요하면 언제든지 협조할 수 있도록요.
실제로 비전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전부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보편화되면 더 빛을 발할 기업으로 구성돼 있어요. AI로 소비 데이터를 분석하는 쿠팡, AI알고리즘으로 동영상을 추천해주는 틱톡, 교육 AI솔루션 뤼이드, AI혁명이 오면 어디에나 쓰일 저전력 반도체를 생산하는 ARM 등이 있죠. 이들은 물류, 핀테크, 의료, 교육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AI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합니다.
이렇게 손 회장은 언뜻 보기에 각각의 회사에 투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AI 생태계 조성에 돈을 쏟는 것이죠. 이들 기업을 잘 키워 비전펀드가 AI 시장을 주도하는 것, 그게 ‘AI군 전략’의 목표입니다.
성장할 기업보다는 성장할 산업을 찾기(탑다운 전략)
한 산업군 안에서 발군의 성과를 낸 기업 찾기
혼자만의 성장이 아닌, 다른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 다수에 투자하기
'손정의'는 누구?
일본 최대 규모의 기업 ‘소프트뱅크 그룹’의 창립자이자 회장이에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IT 그룹을 키워낸 전설적인 사업가죠. 야후, 알리바바, 그랩, 디디추싱 등 유명 벤처기업을 일찍부터 알아보고 투자하는 안목으로도 유명한데요. 최근에는 투자한 기술 기업의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손실을 보고 있지만, 몇 년 후가 아닌 몇십 년 후를 내다보라며 자신의 투자 철학을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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