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재테크 #13
<빅쇼트>는 2008년 미국에서 일어난 금융위기를 색다르게 다룬 영화입니다. 당시 주택시장 붕괴를 예측하고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이고도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풀어내 호평받았죠.
극 중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한 마이클 버리는 2005년부터 미국 주택 시장에 큰 문제가 있다는 알게 됩니다. 이런 시장은 곧 붕괴될 거라 예측하고 공매도를 하죠.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을 때에 말이에요. 버리의 비범함이 드러나는 지점인데요. 그는 어떻게 일류 은행들도 놓친 금융시스템의 맹점을 정확히 분석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을까요?
2005년 3월, 펀드매니저 버리는 주택 시장을 분석하던 중 한 가지 의심을 품습니다. ‘주택 시장에 거품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건데요. 의심이 시작된 건 변화한 ‘집값’과 ‘금리’ 때문이었죠.
당시 미국의 집값은 2001년부터 계속된 저금리 기조 덕분에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었어요. 많은 이들이 집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며 대출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은행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도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줬는데요.
더 나아가 은행들은 ‘신용부도스왑(CDS)’이라는 파생상품을 판매했어요.
■ '신용부도스왑(CDS)'이란?
빌려준 돈을 못 받을 위험에 대비해 제3자에게 들어두는 파생상품.
돈을 빌려준 사람(채권자)이 제3자 금융사와 신용부도스왑 계약을 맺으면, 돈을 빌린 사람(채무자)이 돈을 못 갚을 때 계약을 맺은 제3자 금융사가 대신 돈을 갚아줘요.
금융사 간의 보증 계약 내지는 보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은행으로부터 CDS를 사면 매달 수수료를 내는 대신, 대출을 받은 사람이 파산했을 때 보험금을 받게 되는데요. 은행은 대출을 받은 사람이 집을 팔면 돈을 갚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파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고, CDS를 마구 발행해 수수료를 벌어들였죠.
이때 버리는 금리가 오르면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할 사람들이 주택 시장에 많다는 걸 간파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이자가 많아지고, 파산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 예상해 CDS를 대량으로 사들였는데요. 결국 버리의 예상대로 금융 위기가 닥쳤고, 그는 3조 원에 가까운 이익을 남겼어요.
버리는 지금도 헤지펀드를 운영하며 SNS 등을 통해 자신의 투자관과 견해를 공유하고 있어요. 버리가 투자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아래와 같아요.
첫 번째는 ‘전문가를 맹신하지 않는 것’입니다. 버리는 전문가의 말만 믿고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해요. 전문가도 얼마든지 틀릴 수 있으니 스스로가 확신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 분석가들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하지 못했었으니 전문가라고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두 번째는 ‘항상 의심하라는 것’입니다. 버리는 ‘곤경에 빠지는 것은 무언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확실히 알고 있다는 착각 때문’이라고 말해요. 버리가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은행이 ‘집값은 항상 오른다’는 잘못된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세 번째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버리는 CDS를 잔뜩 사들인 후 2년 동안 수익을 내지 못했어요. 매월 수수료만 내며 스트레스를 받는 버리의 모습은 영화에서도 자세히 묘사되죠. 하지만 그는 자신의 분석이 현실로 다가올 때까지 차분히 기다렸어요. 그 결과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대성공이었고요.
모두가 굳게 믿는 것을 의심해라
곤경에 빠지는 것은 무언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확실히 알고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
철저한 분석으로 확신을 가졌다면 수확이 날 때까지 기다려라
'마이클 버리'는 누구?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미국 주택 시장의 붕괴에 베팅해 엄청난 수익을 낸, 현대 금융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한데요. 현재까지도 헤지펀드를 운영하며 경제 분석을 공유하고 있어요. 지나친 비관론을 펼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의 선견지명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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