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금리 #2
지난 편에서 높아진 물가를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높인다는 이야기를 했었죠. 시장에 풀린 돈을 흡수해 돈의 가치를 높이고 물건의 가격을 낮춘다고요.
중앙은행은 이렇게 금리를 높여 시장에 풀린 돈을 줄이기도 하고, 반대의 상황일 땐 돈을 더 찍어내기도 해요. 모두 한 나라의 경제가 침체되거나 과열되지 않게 조절하려는 겁니다.
그렇다면 높아진 금리와 내 주식과도 연관이 있는 걸까요? 네, 있습니다. 오늘은 금리에 따른 변화를 하나씩 살펴볼 건데요. 가장 중요한 이 내용을 꼭 기억하세요.
기준금리를 높였을 때 첫 번째 변화. 바로 채권의 인기가 올라가요. 기준금리는 채권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거든요.
채권은 정부나 은행, 기업 등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증거를 말해요. 이자가 미리 정해져 있고 상환기간이 대체로 10년 이상으로 길어요.
우리나라에서는 기준금리를 '7일물 환매 조건부 채권(RP) 금리'라고도 불러요. RP는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사들일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하는 건데요. 7일물, 즉 일주일이라는 아주 짧은 기간에 다시 사들일 채권의 금리라는 뜻이죠.
거칠게 요약하면 기준금리는 '채권을 사고 팔 때 쓰는 금리'예요.
기준금리가 높으면 시중은행은 당연히 RP를 살 겁니다. 이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요. RP를 사면 돈은 한국은행으로 들어가겠죠. 그러면 시장에 돌아다니는 돈(유동성)은 줄어듭니다.
두번째 변화, 콜금리도 높아져요.
콜금리의 ‘콜’은 은행이나 기업이 하루 단위로 자금을 빌리는 걸 말해요. 자금이 부족한 기관이, 자금이 남는 기관에게 빌려줘! 라고 요청하는 거죠. 이게 콜시장이고, 여기서 적용되는 금리가 콜금리예요.
꼭 기준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거의 그런 건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걸 시장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콜금리가 올라가면 시중은행 입장에선 돈을 비싸게 빌려오게 됩니다. 그러면 생기는 세 번째 변화. 은행은 대출 받는 고객에게 이자를 더 받게 되죠. 반대로 예금으로 돈을 맡기는 사람에겐 이자를 더 줄 거고요. 이게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변화일 겁니다.
그러니까 금리 인상은 여윳돈이 있는 사람에겐 좋은 기회일 테고, 돈을 빌려야 할 상황에 처한 사람이나 기업은 이자를 더 내야하니까 힘들어지는 거죠.
요즘 부동산 영끌족이 높은 금리 때문에 매달 나가는 원리금이 높아졌다는 기사, 많이 보셨죠? 이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집값이 오르느냐? 그것도 아니예요. 지금처럼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때엔 딴 생각하지 않고 저축만 해도 수익이 괜찮잖아요. 그러면 돈은 예금이나 채권으로 향하죠. 자연스럽게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 돈이 덜 들어가 주식과 부동산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반대로 금리가 낮을 땐 예금을 해도 딱히 만족스러운 이자를 못 받잖아요. 그러면 좀 더 많은 수익을 찾아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가격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져요.
기준금리는 환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돈은 언제나 금리가 높은 곳으로 이동하니까, 보통 금리가 오르면 해외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고, 원화 가치도 상승(환율은 하락)하겠죠.
지금은 반대의 걱정을 하는 상황입니다. 얼마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또 한 번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밟으면서 2년 반만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아졌어요. 이런 상황에선 해외 자금이 한국 주식·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어요.
당장 갑작스런 자금 유출을 걱정할 단계까진 아니지만 금리 역전이 환율 상승(달러 강세) 요인인 건 분명합니다.
달러 강세면, 물건을 사오는 가격이 높아져 물가 상승과 직결되는데요. 안 그래도 요즘 물가 때문에 정신이 없잖아요. 한국도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과 키를 맞춰야 할 상황인 거죠. 실제로 한국은행도 인상할 거라고 예고했어요.
당분간 금리는 이렇게 쭉쭉 오를 겁니다. 다음 편에선 이런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좀 더 유리한 자산 관리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글 평촌 워렌버핏
돈을 벌려면 공부가 우선이라 생각하는 학구파 경제 지식인. 누구나 경제, 금융, 투자를 쉽게 접할 수 있길 바라며 평촌과 상암을 오가며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