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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집값이 연일 최고가를 기록했던 걸 기억하시나요? 부동산 불패신화라는 말을 다시금 떠올리는 시간이었죠. 그러나 불과 일 년 만에 상황이 뒤집혔어요.
떨어질 리 없을 것만 같던 아파트 가격이 내림세를 타더니, 부동산 시장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공포가 퍼지고 있죠.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인 집값.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부동산 가격은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오름세가 잦아들기 시작하더니, 올해 2월부터 떨어질 조짐이 보였어요. 본격적으로 위기감이 불거진 건 바로 최근. 아파트 매매가가 17주 연속으로 떨어진 데다, 그 하락폭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8월 29일 기준 일주일 만에 0.2%가 떨어졌어요. 201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죠.
사실 부동산 수요가 없으니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해요.
9월 첫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8 -> 17주 연속 하락.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약 86%가량 감소.
여기서 잠깐!
매매수급지수는 공급과 수요를 비교하는 척도인데요.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낮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적은 상태를 의미해요. 즉,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적다는 뜻이죠.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높은 금리예요. 올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달아 크게 올렸는데요. 이에 주택담보대출 변동 금리도 최고 연 6%대에 이르렀어요. ‘영끌’을 하기엔 이자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죠. 국토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0%P 오를 때 서울 아파트값은 2% 이상 떨어진다고 해요.
“집값 하락, 결국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좋은 신호 아닌가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지난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 발을 동동 굴렀던 걸 생각하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건 바랐던 상황 같기도 하죠. 하지만, 문제는 하락이 아니라 하락의 속도예요.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걱정하고 있어요.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이란?
비행기는 착륙할 때 속도를 줄여서 땅에 닿는 충격을 줄여요(연착륙). 그러지 않고 착륙하면 비행기와 승객이 위험하기 때문인데요(경착륙).
부동산 시장 역시 같은 맥락이에요. 과열된 시장을 식힐 때는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해야 국가 경제의 부담을 줄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빠른 집값 하락, 왜 경계해야 하는 걸까요?
1)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쳐요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매매가 줄면 우선 부동산 관련 산업이 흔들리겠죠. 건설, 인테리어, 가전제품 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아요.
2) 가계의 소비 심리도 위축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의 비중은 압도적으로 커요. 집값이 떨어지면 가계자산 자체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죠. 자산이 줄어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소비를 줄이게 되는데요. 이는 기업 매출 하락, 투자 감소로 이어져 결국 경기가 위축될 수 있어요. 그렇지 않아도 고금리로 경기가 휘청이는 지금, 엎친 데 덮친 격이죠.
정부는 아직 경착륙을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안심시키고 있어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이 10억 원 올랐는데 2~3억 원 떨어진다고 금융 충격까지 오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어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당분간은 집값 하락세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죠.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부동산 공급 대책도 같은 맥락인데요. 국민 소득에 비해 집값이 지나치게 높은 점을 지적하며 대규모 공급으로 집값을 잡겠다 약속했죠. 일각에선 270만 호에 이르는 계획이 공급 과잉을 부를 것이라 우려해요. 부동산 가격 하락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것.
물론 정부도 경착륙 위험을 의식하고는 있어요. 집값 하락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설득하면서도 급격한 충격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 밝혔죠. 현 정부가 출범부터 이야기해온 부동산 규제 완화도 주목해야 하는데요. 정부의 공약대로 재건축·재정비 규제가 완화되면 얼어붙은 시장이 다시 활발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어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거래량이 급감하는 상황
집값이 안정되는 건 긍정적. but, 급격한 가격 하락은 경제에 악영향 미칠 수도 있음
정부는 하락세를 유지하되 시장 침체까지는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계획
당분간은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하죠. 결국 부동산 가격 하락세도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집값은 떨어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빠르게 떨어지면 안 된다. 참 어려운 목표가 아닐 수 없죠.
당분간은 부동산 매입에 신중해야 해요. “집값이 40% 넘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수도권 일부 지역은 급락할 수도 있다”, “지역마다 편차가 있을 것이다” 등등. 전문가의 예측도 분분한 만큼 시장의 불안한 움직임을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 이 콘텐츠는 2022년 9월 12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