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돋보기
최근 부동산 시장이 위태롭다는 건 다들 아실 텐데요. 부동산 거래만큼 이슈가 되고 있는 것. 바로 전세 시장이에요. 전세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물량은 남아돌고 있거든요. 역전세난이니, 깡통전세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 이 상황,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부동산 시장 현황, 더 알고 싶다면?
▶ 부동산 불패신화는 옛말,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전셋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건 올해 초예요. 지난 2월부터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은 내림세를 보였는데요. 그동안 0.1% 안팎에서 완만하게 하락하더니 지난달에는 느닷없이 0.45%나 떨어졌어요. 수도권 아파트의 하락률은 더욱 높았어요. 한 달 사이에 0.62%나 떨어졌거든요.
원인은 금리. 전세 자금을 마련하려 대출받기엔 이자가 부담스러운 거죠. 시중은행의 변동형 전세 대출 금리가 최고 6%대에 다다를 정도니까요. 돈을 빌리기 어려우니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수요가 감소한 전세 가격이 하락한 거죠.
전세수급지수가 100 아래면 ‘전세를 내놓는 사람’이 ‘전세를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인데요.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0.3까지 떨어졌어요. 수도권은 86.9, 서울은 87.7까지 내렸죠. 오죽하면 집주인이 세입자를 붙잡기 위해 역월세를 제안하는 상황이라고 해요.
▶ 거꾸로 월세, 역월세?!
월세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주는 거라면, 역월세는 반대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월세를 주는 거예요.
전세 가격이 떨어져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낮춰 달라 요구할 때, 집주인이 보증금을 그만큼 돌려주기 어려운 경우. 그 차액만큼의 월세를 지급하겠다 설득하는 거죠. 전세 세입자를 찾기 힘들 때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전셋값 하락과 함께 깡통전세가 걱정거리로 떠올랐어요. 깡통전세는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있는 전세를 뜻해요. 집값이 전세가보다 낮아지면,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보증금을 전부 돌려주지 못해 깡통전세가 되죠. 요즘처럼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면, 깡통전세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 여기서 잠깐
보통 ‘전세가율’을 기준으로 깡통전세를 판별하는데요. 전세가율은 주택의 매매가 대비 전세보증금의 비율을 뜻해요.
해당 매물이 전세가율이 80%를 넘어가면 보증금을 전부 받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될 수도 있어요. 물건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낙찰가가 전세 가격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실제로 최근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보증사고’가 크게 늘었어요. 전세 보증 보험을 운영하는 기관들이 1월부터 7월까지 대신 물어준 액수가 5,549억 원에 이르렀거든요. 지난해 총액의 72%가량을 반년 조금 넘는 동안 소모한 거예요. 연말이면 1조 원을 넘겨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죠.
깡통전세는 세입자에게 날벼락일 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를 위태롭게 해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전세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걸 시작으로 사태가 커질 수 있는 거죠. 가계경제가 부실해지고 부동산 버블이 연달아 터질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 정부는 문제가 커지는 걸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몇 가지 살펴보면...
1) “세입자에게 정보를 제공합니다.”
정부는 세입자가 위험 매물을 피할 수 있도록 전세 관련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해요. 내년 1월에 출시되는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에서 세입자가 계약 이전에 확인해야 할 정보를 볼 수 있을 예정이에요.
세입자가 주택의 선순위 권리관계와 집주인의 세금 미납 여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세입자가 요청하면 집주인이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거죠.
2) “최우선 변제금 상향합니다.”
올해 4분기부터 임차인의 최우선 변제금 상향도 검토하고 있어요. 집이 경매에 넘어가 낙찰되면 순서에 따라 채권액이 지급되는데요. 세입자의 순서가 후순위이더라도 전세금의 일정 금액만큼은 먼저 받는 걸 최우선 변제금이라 해요. 정부가 이 금액을 올려서 세입자가 조금이라도 보증금을 더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이 밖에도 지역별 전세가율을 공개하고 전세 사기 피해자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함께 내놓았는데요. 한편으론 정부의 대책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어요. 전국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세 사기에 초점을 맞춘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죠.
■ 오늘의 돋보기 요약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으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전세 가격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깡통전세’ 피해 속출. 피해도 점점 커질 전망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못 된다는 지적도...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전세 매물이 월세로 전환되다 보면 전세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는데요. 반면에 수요가 몰리는 월세의 가격이 오르다 보면 시장 원리대로 전세 수요가 돌아오리라는 분석도 있죠.
분명한 건 당분간 전세 계약을 맺을 때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이에요. 깡통전세를 피하기 위해선 여러 정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데요. 실거래가를 확인하고 전세가율이 지나치게 높은 매물은 피해야 해요. 전세가율이 평균적으로 높은 지역은 특히 조심해야 하죠. 전세 계약 시 부동산에 깡통전세 위험이 없는지 물어보는 것도 팁이에요.
※ 이 콘텐츠는 2022년 9월 26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