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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Nov 23. 2022

FTX 파산, 가상화폐 몰락의 시작?

이슈 돋보기

기업가치 40조 원 이상, 가상화폐 거래량 세계 3위. 어마어마한 규모의 글로벌 기업이 무너졌어요.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지난 11일(현지 시각)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건데요. 며칠 전만 해도 멀쩡하던 거래소가 느닷없이 폭삭 망한 이 상황,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요?




■ 며칠만에 40조 원이 날아갔다?!


공룡급 거래소가 무너지는 데는 불과 열흘도 걸리지 않았어요.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일의 한 보도였죠.


11월 2일
FTX의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의 재무 상태가 의심스럽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알라메다리서치의 자산 대부분이 FTX의 자체 발행 암호화폐 FTT라는 내용이었죠. 투자자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암호화폐는 달러 같은 현금에 비해 가치가 상당히 불안정하기 때문이죠. FTT 가격이 떨어지면 알라메다리서치도 덩달아 주저앉을 수 있는 상황.
11월 7일
그러던 중 FTX의 경쟁사이자 세계 최대의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CEO가 FTT를 대량으로 팔겠다고 밝혔어요. 바이낸스의 매도를 시작으로 투자자들의 FTT 매도가 이어졌고... 결국 FTT 가격은 급락했죠. 알라메다리서치의 자산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순간이었어요. FTT를 발행한 FTX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죠.
11월 8일~9일
FTX에게도 붙잡을 지푸라기는 있었어요. 11월 8일 바이낸스가 FTX 인수를 고려해보겠다고 발표했거든요. 이 소식에 FTT 가격도 추락을 멈추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죠. 하지만 결말은 인수 불발. 결국 FTX는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되죠.

요약하자면 FTX는 '코인런'으로 무너졌어요. 알라메다리서치에서 시작된 불안이 FTX에서 거래하던 투자자들 사이에 퍼진거죠. 당연히 투자자들은 알라메다리서치와 FTX가 무너지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겠죠. 그러자 너도나도 투자금을 인출했고, 결국 FTX가 가진 현금이 바닥나는 '코인런' 현상이 발생한 것.


커다란 회사가 망한 만큼 피해 규모도 천문학적이에요. 부채는 최대 66조 원에 달하고 채권자가 10만 명을 넘죠.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불분명한 상황이에요.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털이나 기관투자자 중엔 천억 원 단위의 손실을 본 곳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어요. 무려 만 명이 넘는 개인 투자자의 돈이 묶였죠.




술렁이는 가상자산 시장


문제는 이번 사태로 가상화폐의 신뢰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급속도로 성장한 가상화폐는 월가의 투자사도 눈독을 들일 만큼 각광받는 투자처였는데요. 이번 사태로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이 까딱하면 투자금 회수도 못할 만큼 위험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죠.

벌써부터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가 앞다퉈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어요. 투자자들은 다른 거래소에도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죠.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에선 투자자들이 나흘 만에 약 3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가상화폐를 인출했어요. 미국의 주요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선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1/4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죠.


※ 지금 가상화폐 가격은?
- 비트코인: 지난 11월 5일 종가 기준 3,000만 원 턱밑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FTX 사태 이후 2,300만 원까지 떨어졌어요.
- 이더리움: 이달 초만 해도 220만 원대에서 거래되던 이더리움은 160만 원대까지 떨어졌어요.

이번 사태가 FTX의 자체 발행 암호화폐 FTT에서 시작된 만큼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데요. 대표적으로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크로노스’의 가격은 40% 넘게 떨어졌죠.


이대로면 불이 여기저기 옮겨붙을지도 몰라요. 투자자들이 한 번에 투자금을 대량 인출하는 일이 계속되면 FTX처럼 파산하는 거래소들이 속출할 수 있거든요. 가상화폐 거래소의 연쇄 파산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죠.




결국 가상화폐도 ‘규제’?


올해만 해도 가상자산 시장에서 터진 큼직한 사건이 하나둘이 아닌데요. 반년 전에는 테라-루나 사태가 벌어져 수많은 투자자가 눈물을 머금기도 했었죠. 이쯤 되면 사고가 아니라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어요.

특히 고객 자금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이 지적돼요. 거래소가 고객이 맡긴 자금을 마음대로 자신의 사업에 끌어다 쓰는 문제를 말하는 건데요. 이번 사태에서도 FTX가 고객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있어요. 이렇게 되면, 고객이 맡긴 돈을 돌려 받고 싶을 때 거래소에게 못 받을 수 있어요. FTX 같은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는 뜻이죠.

국내 거래소는 비교적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이에요. 현행법상 거래소는 자기 자산과 고객이 맡긴 원화를 분리해서 보관해야 하거든요. 그럼에도 고객 자금의 예탁이나 관리를 보다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국회는 관련 법안을 발의하거나 간담회를 여는 등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알라메다리서치의 재무 불건전 의혹으로 시작한 불안이 FTX 코인런 사태를 일으킴

FTX의 몰락은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고...

가상화폐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지적되고 규제 방안이 논의되는 중


가상화폐의 운명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요. 확고한 기반도 없이 거품처럼 규모만 커진 가상화폐 시장이 이제 끝자락이 이르렀다는 비웃음이 있는 반면, 이번 사태는 시장이 투명성을 제고하고 법과 제도를 갖추는 계기가 될 거라는 시각도 있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상화폐 시장.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 이 콘텐츠는 2022년 11월 21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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