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을 모으고 싶은데, 적금만 해도 되는 걸까요?
경제, 무물
“이렇게 해서 모을 수 있을지... 불안해요”
내년이면 서른이 되는 직장인입니다. 1억을 모으고 싶어서 입사 후부터 꾸준히 저축해 왔어요. 그런데 돈이 모이는 속도가 너무 더딥니다. 저축만 하는 게 미련한 것 같아서 500만 원으로 코인 투자도 해봤는데요. 70% 손해를 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요. 이렇게 해서 1억을 모을 수 있을지 불안하고 답답하네요.
■ 뜬구름 님의 머니파일
직업: 직장인
나이: 29세
총 경제활동 기간: 3년
소득 형태: 근로소득(월급)
연 소득: 3,000만 원(세전)
월 소득: 220만 원
주거 형태: 본가 거주
자산 현황
코인: 150만 원(원금 500만 원)
예/적금: 800만 원
주택청약: 150만 원
연금저축: 300만 원
IRP: 300만 원
현금(월급통장): 280만 원
대출현황
없음
저축 현황
적금: 45만 원
연금저축 : 10만 원
IRP : 10만 원
주택청약: 5만 원
■ 뜬구름 님의 월평균 지출
식비: 30만 원
통신비: 14만 원
교통비: 6만 원
기타(카드값): 100만 원
■ “1억을 모으는 가장 빠른 방법은…”
글: 김현우(MBC 라디오 <손경제상담소> 진행자)
1억은 큰돈입니다. 상징적인 액수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N년 안에 1억을 모으겠다'라는 목표를 세우는 분들이 많은데요. 평범한 사회초년생이 월급만 가지고 모으기 쉽지 않아요. 매월 100만 원씩 저축해도 100개월, 즉 8년하고 4개월이나 걸리죠. 중간에 지치거나 포기하는 분들이 많은 이유인데요. 목표를 빠르게 이루고 싶다면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하세요.
▶ 단기적인 ‘목표’와 ‘단계’를 세우세요.
▶ ‘저축액’을 늘리는 게 우선입니다.
▶ 지금은 연금과 코인에 투자할 타이밍이 아니에요.
저축에는 ‘단계’가 필요해요
1천만 원, 3천만 원, 5천만 원, 1억 원. 1억을 목표로 저축을 시작했다면 이렇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해야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어요.
1년간 1천만 원을 모은다고 가정해 볼게요. 연 3% 적금으로 월 82만 2천 원씩 납입할 수 있겠죠? 이렇게 단기 목표와 실천 계획을 세우셔야 해요. 그래야 목표 지점이 멀어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금리 1%보다 1만 원을 더 저축하는 게 이득
뜬구름 님의 한 달 저축액은 70만 원입니다. 소득 대비 저축률이 약 32%네요. 저축에 정답은 없지만, 사회초년생에게 권장하는 저축률은 있어요. 부양가족이 없다면 최소 월 급여의 50% 이상을 저축하는 게 좋아요. 특히 본가에 거주하신다면 주거비가 들지 않으니 마음만 먹으면 70%까지 가능하죠.
그런 의미에서 지금보다 저축액을 늘리시길 권장합니다. 단기간에 종잣돈을 모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저축액이에요. 즉, 적금 금리를 1% 올리는 것보다 매월 1만 원 더 저축하는 게 효과적이죠. 다만 한 번에 저축액을 늘리면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월 10만 원씩 차츰차츰 늘려보세요.
연금저축, IRP 저축액을 10만 원으로 줄이세요
연금저축과 IRP에 10만 원씩, 매달 20만 원을 낸다고 하셨는데요. 연금저축과 IRP는 세액공제 상품입니다. 소득세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요. 하지만 뜬구름 님의 현재 경제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연봉(3,000만 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내는 거죠.
연금저축과 IRP로 받는 세금혜택은 공짜가 아닙니다. 즉, 연금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받은 세금을 토해내야 해요. 그러지 않으려면 25년 정도 돈을 묶어 두어야 하고요. 그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하죠. 저축액을 10만 원 이내로 줄이고, 나중에 연봉이 오르면 조금씩 늘려가시기를 추천합니다.
코인은 NO, 지금은 저축이 우선
코로나 팬데믹 이후 ‘벼락 거지’라는 말이 생겼죠. 주식이나 코인으로 소위 ‘대박’ 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가난해지는 것 같은 마음이나 상태를 표현한 말인데요. 이런 마음으로 조바심을 내며 주식이나 코인 장에 뛰어들었다가 손해를 입은 사람이 많습니다.
아마 뜬구름 님께서 코인에 투자하신 것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지만 지금 뜬구름 님의 우선순위는 투자보다 저축이에요. 진부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잖아요.
다행히 지금 뜬구름 님은 목표치의 약 20%를 달성하셨어요. 앞으로 소득이 늘면 목적지까지 더 빨리 갈 수도 있죠. 그러니 그때까지는 주변의 다른 것에 시선을 뺏기지 마세요. 지금은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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