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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비범한 기업인, 일론 머스크에게도 예외는 아닌데요. 그가 트위터에 관심을 가질 때부터 사람들은 걱정했어요. 테슬라에 집중하기도 바쁜데 한눈을 팔아도 되겠냐는 거였죠.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어요. 주가가 미끄럼틀을 타는 테슬라도 테슬라지만,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에서 연일 잡음이 나오고 있거든요. 지금 트위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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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직원을 모아 놓고 이렇게 말했어요.
"(트위터의)파산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트위터를 살리기 위해선 어떻게든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늘려야 한다는 거죠. 이 연설은 앞으로 거침없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머스크의 예고인 셈이었어요.
그가 으름장을 놓은 만큼 위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트위터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었어요. 트위터는 치열한 SNS 경쟁 속에서 성장세가 점점 꺾이는 중이었거든요. 2010년대부터 트위터의 이용자 수와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이었죠. 게다가 전 세계적인 인지도와 규모를 생각하면 회사가 거두는 이익도 크지 않았어요.
사실 트위터 경영진도 비용을 줄이려는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 머스크의 인수와 무관하게 직원 약 25%를 해고할 계획이 있었죠. 하지만 머스크는 생각보다 더 대담한 사람이었어요. 직원의 25%가 떠난 게 아니라, 25%만 남은 셈이 됐거든요.
트위터의 정리해고 연대기
-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직후 직원 절반을 해고했어요.(약 3,700여 명)
- 작년 12월엔 인프라팀 팀장과 직원 일부를 해고했죠.
- 올해 1월 7일에는 콘텐츠 관리 직원들도 해고했고요.
그 결과 인수 전 약 7,500명이었던 트위터 직원은 현재 2,000명 정도만 남아있다고 해요.
머스크의 목표는 인건비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아요. 인건비 외의 비용에서도 약 5억 달러(약 6천억 원)를 아끼겠다는 계획인데요. 머스크의 굳건한 의지는 다소 민망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어요. 직원 복지를 깎는가 하면 사무실 임대료를 연체하고 있기도 하죠.
직원 복지, 이젠 없어요
짠돌이로 거듭난 트위터의 모습은 직원의 제보로 알려졌어요. 머스크는 직원 복지로 제공되던 출산 수당 지급을 중지했고, 곧 직원 교육비나 여타 복지 혜택도 끊을 거라고 말했다고 해요. 심지어 직원들의 식사 수당도 절감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엔 사내 식당 메뉴에서 새우구이가 사라졌다는 다소 황당한 뉴스가 나오기도 했어요.
관리비도 줄일게요
머스크는 사무실 임대료와 관리비를 아끼는 데도 열심이에요. 사무실 청소 업체, 경비 업체와 계약을 끊고, 기존에 4개 층을 사용하던 사무실을 2개 층으로 밀어 넣고, 사무실 하나는 아예 문을 닫아버리는 등등… 심지어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뉴스가 나올 정도. 최근엔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의 임대료를 연체해서 건물주에게 소송이 걸리기도 했죠.
데이터 센터도 닫습니다
더 심각한 건 비용 절감을 위해 데이터센터 하나를 닫았다는 건데요. 작년 크리스마스쯤 머스크는 트위터가 운영하는 세 개의 데이터 센터 중 하나를 폐쇄했어요. 데이터 센터는 트위터 서버를 원활히 돌리는 데 필요한 시설이죠.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걱정스럽다는 목소리가 불거졌어요.
실제로 요즘 트위터 상태가 썩 좋지 않아요. 여기저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비용 절감은 좋지만, 트위터의 서비스 품질에 해가 될 만큼 아끼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죠.
작년 말에는 트위터의 서비스 오류 신고가 잇따랐어요. 로그인이 안 된다든가, 음성채팅이 안 된다는 등의 신고가 1만 건 이상 접수됐죠. 한 나라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 영국, 미국, 이탈리아,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발생해 트위터 자체의 문제로 추정됐어요. 전문가들은 트위터가 데이터 센터를 폐쇄하고 내부 보수·유지 인력을 감축한 탓이라고 보고 있어요.
이 밖에도 우려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에요. 정보 보안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이 퇴사하면서 개인정보 보호가 허술해지고, 콘텐츠 관리팀이 증발하면서 혐오 표현과 허위 정보가 난무할 거라는 예상이 점점 현실로 드러나고 있죠.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의 규제 당국이 트위터의 업무 공백에 직접적인 우려를 표할 정도인데요.
트위터의 광고주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광고주 입장에서는 콘텐츠 관리도 잘 안되고, 서비스 유지도 원활하지 않은데다, 내부 직원이 부족해 운영도 잘 안되는 SNS에 광고를 올리고 싶지 않겠죠. 실제로 주요 광고주들은 이미 트위터에 등을 돌리고 있어요. 매출의 90% 가까이가 광고 수익에서 창출되는 트위터로선 엄청난 위기를 맞닥뜨린 거죠.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소매 걷어붙이고 비용 절감에 나선 머스크, 직원의 약 75%가 회사 떠나
인건비 외에도 사무실 임대료와 관리비, 사내 복지를 아끼겠다는 기조
비용 절감은 결국 트위터의 서비스 품질에 악영향, 광고주 이탈 문제도 심각해지는데...
이렇게 사태가 어지러워지자 최근 머스크는 "후임을 맡을 만큼 멍청한 사람을 찾는 대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폭탄 발언을 하기도 했어요. 머스크가 정말로 트위터에서 손을 뗄 건지, 설령 그렇다고 해도 다른 CEO가 이끄는 트위터는 살아날 수 있는 건지, 트위터의 미래는 한동안 불확실해 보여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1월 16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