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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Jan 13. 2023

다주택자 규제 완화, 부동산 시장 살아날까?

이슈 돋보기


부동산 시장과 정부의 줄다리기가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요. 집값은 자꾸만 급격히 떨어지고, 정부는 누가 이기는지 보자는 듯이 거의 매달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발표하고 있죠. 부동산에 대한 정부의 생각은 뚜렷해요.


"수요측 규제를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풀어야 할 것"


집 사려는 사람이 없는 게 집값이 떨어지는 원인이라면, 집 사려는 사람이 나오게끔 규제를 풀겠다는 생각이죠. 예를 들어 작년에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가 대출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는데요.


■ 지난 규제 완화책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드디어 부동산 규제 완화! 이제 집 살 수 있을까?


이번 규제 완화책은 다주택자를 겨냥하고 있어요. 정부가 다주택자가 부동산을 살 수 있어야 집값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거죠. 다주택자가 솔깃할 만한 정부 발표, 어떤 내용일까요?




"집 살 수 있는 지역 늘려줄게"


부동산 투기가 많이 일어나, 가격이 크게 오르는 지역은 정해져 있어요. 수도권, 특히 서울 일부 지역이나 신도시 같은 곳인데요. 정부는 그런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규정하고 부동산을 사기 어렵게끔 까다로운 규제를 걸죠.

특히 다주택자에겐 규제가 더 엄격해요.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다는 건 부동산을 거주 목적 외로 사고판다는 증거로 보는 거죠. 정부는 투기 과열 지역에서 다주택자의 투기를 막기 위해 무거운 세금을 매기고 대출 조건도 까다롭게 해왔어요.

현 정부는 지금은 가격 급등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집권 첫해부터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하고 있죠.

- 1단계 : 두 달 간격으로 대구, 대전, 전주, 부산, 인천 등 전국의 규제지역을 해제하더니...
- 2단계 : 작년 연말에 이르러서는 서울과 과천, 성남, 하남, 광명을 빼고는 모든 지역을 해제했어요.
- 3단계 : 그리고 지난 3일, 정부는 대부분의 규제지역을 없애겠다고 밝혔어요.


이제 남은 규제지역은 서울의 용산구와 강남 3구(서초, 강남, 송파)뿐. 규제 지역이 줄어든다는 건 다주택자가 집을 살 수 있는 지역이 늘어난다는 거죠. 정부는 다주택자가 기존 규제지역에서 부동산 수요를 높여 주길 기대하고 있어요.




"세금도 줄여주고 대출도 받게 해줄게" 


다주택자가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에서 받는 규제도 완화돼요. 이제 부동산을 사고팔 때의 세금 부담이 줄고, 대출도 받을 수 있어요.


우선 세금이 가벼워졌어요 

현행법상 다주택자는 부동산을 갖게 되면 더 무거운 취득세를 부담해요. [3주택자 보유자]와 [규제지역 2주택 보유자]는 8%, [4주택 보유자]와 [규제지역 3주택 보유자]는 12%의 세율이 매겨지는데요. 각각 세율을 절반(4%, 6%)으로 깎기로 했어요. 또한, [규제지역 2주택 보유자]는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돼요.


양도소득세도 걱정도 줄어요 

주택을 사고팔아 이익을 거두면, 그 이익에 대한 양도세를 내야하는데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다주택자에겐 양도세를 더 무겁게 매겨 왔어요. 그 중과세를 현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올해 5월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했는데요. 이 유예를 1년 더 연장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세법을 개정해 아예 양도세 중과 폐지도 고려하겠다고 약속했고요.


다주택자의 대출 규제도 완화됐어요 

원래 다주택자는 규제지역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을 일체 받을 수 없었는데요. 이제는 규제지역에서도 LTV(주택담보대출비율) 30% 한도로 대출이 허용됐어요. 한마디로 구입하려는 주택 가격의 30%까지는 대출받을 수 있게 해준 거죠.




하지만 진짜 문제는 치솟은 '금리'


그럼 이제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멈추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고개를 휘휘 저어요. 파격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한동안 계속 떨어질 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죠. 문제는 정부도 어찌할 수 없는 금리에 있어요.

우리가 집을 살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고 가정할게요. 아마 가장 먼저 집값을 고려할 거예요. 집값이 우리가 감당할 수준인지를 따져 보겠죠. 대부분 대출을 받아 집을 사니까 금리와 우리의 소득을 저울질하는 건데요. 대출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을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하죠.

이런 고려 사항을 한데 모아서 만든 지표가 바로 주택구입부담지수예요. 평범한 가구가, 평범한 대출을 받아서, 평범한 아파트를 살 때, 부담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값이죠. 2020년 초까지만 해도 50 안팎을 오가던 지수가 지금은 89.3까지 치솟았어요. 이 지수를 계산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로 사상 최고치죠.

한마디로 말해, 집값이 떨어지고,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도... 지금은 금리가 너무 올라서 집 사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것. 지금은 도무지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살 만한 상황이 아닌 거죠. 일부 고소득자가 정부의 규제 완화를 계기로 부동산을 구입할지 모르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거라고 해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다주택자에게 더 엄격한 부동산 규제지역, 용산구와 강남 3구만 남기고 모두 해제

다주택자 취득세, 양도소득세와 규제지역 내 대출 규제도 완화

but, 고금리 환경 변하지 않는 한 규제 완화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


더 큰 문제는 지금의 금리가 꼭대기인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사실. 설령 지금 금리는 감당할 수 있다 하더라도, 혹시 금리가 더 오를지 몰라서 집을 사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요.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끝에 이르렀다는 확신이 생겨야 부동산 수요가 회복될 거라고 내다봐요.

결국 올해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그에 맞춰 한국은행은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가 관건이죠. 이것이 올해 부동산 시장의 추이를 결정할 것 같아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1월 9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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