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평소에 잊고 지내다가도 막상 통신비 고지서를 받으면 비싸다는 생각이 들죠. 그렇다고 휴대폰을 안 쓸 수는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요금을 내는데요. 최근 귀가 쫑긋해 지는 소식이 들려요. 통신비가 저렴해질지도 모른다는 것.
"업계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지난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 대통령이 이처럼 직접 나서서 통신사에 눈치를 줬어요. 요새 경기도 안 좋고 물가도 올라 모두가 힘든데 통신사는 뒷짐만 지고 있냐는 거죠.
■ 서민 울리는 통신비
통신비가 부담스러운 건 기분 탓이 아니에요. 작년 3분기 통계에 따르면 4인 가족이 매달 내는 평균 통신비는 20만 원이 넘어요. 전체 가계 소비 중 무려 5%를 통신비에 쓰는 셈이죠. 실제로 프랑스, 영국, 일본 같은 외국과 비교해도 상당히 비싼 편.
■ 경쟁할 필요 없는 과점 시장
우리나라 통신비가 비싼 건 통신업이 과점 시장이기 때문이에요. 경쟁자가 많을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기 마련인데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KT, SK, LG 총 3개의 통신사가 이미 시장을 점령한 상황. 굳이 요금을 내리면서 소비자에게 어필할 이유가 없는 거죠.
■ 역대급 실적 잔치?!
경쟁이 없는 시장에서 이익은 공급자에게 돌아가죠. 지난해 통신 3사는 역대급 실적을 올렸어요. 매출도 늘었지만, 그보다 영업이익이 깜짝 놀랄 만큼 늘었죠. 불과 1년 만에 영업이익이 8% 이상 뛰었어요. 세 기업 영업이익 총합이 4조 원을 넘어설 정도죠.
정부는 통신사가 이렇게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건 정부가 시장의 문지기 역할을 해준 덕이라고 말해요. 치열한 경쟁 없이 이익을 내고 있다면, 경제가 어려운 지금은 통신사가 나서서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논리죠.
상황이 이렇게 되자 통신사도 대책을 내놓았어요. 3월 한 달 동안 이용자에게 추가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는데요. 반응은 싸늘했어요. 실질적으로 통신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아닌 데다, 이런 일회성 이벤트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죠.
정부는 추가로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라고 주문했어요. 현재 요금제 상품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데이터가 부족한 저가 요금제와, 데이터는 충분하지만 지나치게 비싼 고가 요금제만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 건데요. 소비자로선 적당한 데이터와 적당한 가격의 요금제를 원해도 선택지가 없어 만족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정부는 요금제를 세분화해서 소비자의 다양한 선호에 부응하라고 요구했죠.
처음엔 미적지근했지만 결국 통신사는 요구를 받아들였어요. 통신 3사가 다양한 중간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요. 일부 통신사는 기존 요금제 가격보다 30%가량 저렴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죠.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요. 통신 3사가 시장을 점령해 경쟁이 느슨해진 게 문제라면 그 해결책으로 경쟁자를 더 불러 모으겠다는 건데요. 바로 네 번째 이동통신사 사업자를 만들겠다는 거죠.
정부는 여러 혜택을 흔들며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어요. 우선 초기 투자 비용을 덜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기존 통신사와 한국전력의 설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설비 부담을 줄였어요. 설비 투자에 세액을 공제하고 자금을 융자해주는 방안도 마련했죠. 정부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사업자를 유도하고, 올 4분기까지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에요.
하지만 전망이 썩 밝지는 않아요. 정부가 여러 혜택을 제공해도 제4의 사업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데요. 사실 이전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거든요. 정부는 제4의 사업자를 찾기 위해 7번이나 시도했는데 번번이 실패했죠. 기업 입장에선 통신업에 들어가기가 여러모로 애매하기 때문인데요. 중소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고, 대기업은 신사업을 개척할 만큼의 이익을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남기 때문이에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과점 시장에서 역대급 이익을 낸 통신사, 반면 서민은 통신비 부담에 한숨
정부 통신사에 중간요금제 출시를 주문. 통신사는 마지못해 요구에 응하는 상황
정부는 제4의 이동통신사 만들겠다는 계획이지만 성패 여부는 미지수
현재 쿠팡, 신세계, 롯데, 카카오 등이 네 번째 통신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요. 하지만 어떤 기업도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려는 모습을 보이진 않고 있죠. 기존 통신사들은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날까 경계하면서도 미심쩍은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어요. 통신업 경쟁을 자극해서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전략, 과연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2월 27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