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완전 정복
<어서 와, 전월세는 처음이지?> 시리즈
전월세 초보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선배 임차인과 후배 임차인의 대화로 알려드립니다.
STEP 1. 첫번째는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하는 거야. 봐야하는 게 정해져 있으니까 귀찮더라도 꼭 확인해!
여건이 되면 보는 게 좋아. 등기사항증명서는 집의 신분증과 다름없어. 그 집의 소유권, 전세권 등 권리관계가 다 적혀 있지. 이걸 어디서 보냐고?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접속해 집 주소를 입력하고 수수료(1000원)를 내면 누구든 등기사항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만약 소유권에 대한 사항을 알려주는 ‘갑구’에 다음과 같은 단어가 하나라도 보인다면, 그냥 다른 집을 알아보는 걸 추천할게. 괜히 골치만 아파질 수 있거든.
■ 가압류
빚을 진 이가 갚지 않을 거 같을 때, 돈을 빌려준 이가 미리 조치를 취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쉬워. 이걸 해놓으면 자기 거라도 빚진 이 마음대로 그 재산을 팔 수 없거든.
■ 가처분
‘집을 다른 이에게 팔 수 없다’고 알려주는 등기야. 이런 집은 돈 주고 사도 자기 것이 되지 않지. 이 단어가 보인다면 문제가 있어도 한참 있는 집이란 얘기야.
■ 가등기
소유권을 넘기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음을 표기하는 등기야. 이것엔 순위보전적 효력이 있어서 임차인이 대항력을 주장하지 못할 수 있어.
■ 압류
국가기관이 채무자의 특정 재산에 대한 처분을 제한하는 강제 집행을 의미해. 압류가 되면 빨간딱지라고 불리는 스티커를 붙여 살림을 강제로 확보하지. 생각만 해도 무시무시하지?
STEP 2. 등기사항증명서를 다 봤으면 그 다음 해야하는 건 계약하러 온 사람이 진짜 그 집의 주인인지 확인해야 해.
물론이지. ① 신분증 사진과 얼굴을 대조하고 ② 신분증 이름과 등기사항증명서상 소유자 이름을 대조하는 게 기본이야. 이렇게 하고도 찜찜하면 등기필증(집문서)까지 확인하면 돼. 단, 요샌 관행상 대부분 임대차계약 시 등기필증까지 보진 않아. 하지만 공인중개사조차 잘 모르는 임대인이라면 등기필증 확인을 요구할 필요가 있어.
큰일 날 소리. 등기사항증명서엔 치명적 단점이 있어. 실시간으로 권리변동 사항을 넣을 수 없다는 거지.
예를 들어 2023년 5월 10일 전월세 계약을 맺고 6월 9일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고 치자. 계약서 쓰는 날 정오에 등기사항증명서를 살펴 권리분석을 한 결과 문제는 없었어.
한데 잔금일에 이걸 다시 살피니 그때 본 것과 다른 거야. 해당 부동산의 권리 사항을 적는 ‘을구’에 근저당권(담보대출)이 설정된 거지. 근저당권이 과하게 많으면 나중에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 이 때문에 등기사항증명서는 계약 시점부터 잔금일까지 꼭 세 번 이상 확인하는 게 좋아.
■ 안심전세 앱에서도 등기사항증명서 체크 가능!
계약이 끝난 후 안심전세 앱에서도 등기사항증명서의 변동 사항을 체크할 수 있어. 심지어 등기사항증명서에 변동이 생기면 카카오톡으로 알려준다는 사실. 1회 발급(1000원)으로 무려 2년 6개월 동안 알림이 유지된다고.
공인중개사사무소 입구에 붙은 ‘중개 사고 손해배상책임보증 1억 원’이라고 쓰인 스티커를 보고 그러는 거야? 그거 너무 믿지 마. 그건 그냥 공인중개사가 1억 원짜리 보증보험(공제)에 가입했단 얘기야. 즉 임대차계약서를 쓸 때 공인중개사가 실수한 경우 소송을 통해 ‘1억 원 이하’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단 거지. 어디까지나 일차적 책임은 계약 당사자에게 있다고.
임대인의 위임장이 있다면 그래도 괜찮아. 하지만 위임장 없인 절대 안 돼. 이런 상황에서도 전세 사기가 일어나거든.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을 대리해 세를 놓으면서 임차인에겐 전세보증금을 받고, 임대인에겐 월세를 놓았다고 거짓말한 후 그 차액을 횡령한 사건도 있었어. 결국 그 중개사는 사기죄로 처벌됐지만, 민사상 ‘무권대리’이기에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받을 수 없지. 알지? 대리인과 계약할 땐 몇 배 더 신중해야 돼.
■ 대리계약 시 확인해야 할 서류는?
소유자에게 받은 위임장과 인감증명을 봐야 해. 가령 본인이 소유자의 부모라며 “명의만 딸로 돼 있지 실제 관리는 제가 다 해요”라고 해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을 가져올 때까진 계약을 미루는 게 좋아.
STEP 3. 다음은 계약서에 특약을 넣을 차례야.
‘특별한 약정’을 의미하는 특약을 너무 쉽게 보지 마. 계약서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거든. 고로 그 내용은 최대한 ‘자세히’ 넣는 게 좋아. 뭘 넣느냐고?
① ‘임차인이 임차 주택을 인도받을 때까진 저당권 등 권리설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가장 중요) ② 벽지나 페인트 등 입주 전 수리해야 할 것과 그 비용 처리 ③ 보일러와 수도 등 거주 기간에 고장 날 염려가 있는 것에 대한 수리 및 비용 부담 등에 대해선 꼭 넣어야 해. 이 외에도 임대인과 구두로 협의한 모든 사항을 기록할 수 있어.
■ 임대인 동의 없이 강아지를 키워도 될까?
임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리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알리는 게 좋지. 만약 임대인이 꺼리는 거 같으면 특약사항란에 ‘벽지 훼손 같은 문제 발생 시 수리비 전액을 변상한다’는 내용을 덧붙이면 될 거야. 내 강아지가 소중한 만큼 임대인의 집도 소중하니까.
부동산 전문 뉴스레터 '부딩'과 함께 만든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