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돋보기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키보드 배틀(키배)'.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험한 말싸움을 말하죠. 눈살이 찌푸려질 때도 있어요. 요즘 두 천재 기업가 마크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가 제대로 ‘키배’ 중이에요. 바로 새로운 SNS ‘스레드' 때문인데요. 스레드가 어떻길래 드잡이까지 하게 됐을까요?
최근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SNS에서 격렬하고 지저분한 말싸움을 했어요. 만나서 주먹다짐을 벌이자고 하질 않나, ‘약골’(cuck)이라는 노골적인 모욕이 오가고, 심지어 질 낮은 성적 농담도 했는데요. 모두 스레드 출시 전후에 벌어진 일이에요.
지난 5일 메타는 새 SNS 스레드를 선보였어요. 처음엔 SNS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 별 대단한 변화는 없지 않을까 했죠. 하지만 천만의 말씀, 스레드의 인기가 심상치 않아요.
불과 5일. 스레드가 가입자 1억 명을 모으는 데 걸린 시간이에요. 스마트폰 앱 사상 최고 속도죠. 지금 가장 핫한 챗GPT도 2개월이 걸렸고, 틱톡은 9개월, 인스타그램은 2년이 넘게 걸렸거든요.
■ 아직 한 발 더 남았다..!
사실 스레드는 잠재된 추진력이 더 있어요. 법적 문제로 유럽연합(EU) 출시를 미뤘거든요. EU 인구는 4억 명 이상. EU에 출시하면 가입자 수가 더 뛸 수 있겠죠. 게다가 저커버그가 자랑하기를, 아직 프로모션도 제대로 시작하지 않았대요.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더 늘어날지도 모르죠.
스레드는 널리고 널린 SNS 중 하나일 뿐인데 왜 이렇게 인기일까요?
유튜브나 틱톡이 동영상 중심이고, 인스타그램이 사진 기반이라면, 스레드는 텍스트 기반이에요. 스레드 이용자에겐 이게 가장 큰 매력이었죠. 인스타는 멋지고 쿨한 사진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반면, 스레드에선 솔직한 마음을 올려 편하게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텍스트 기반 SNS 하면 떠오르는 게 있죠? 바로 파랑새 '트위터'. 실제로 스레드는 트위터와 아주 비슷해요. 게시물 글자 수, 동영상 길이 등 몇몇 기능만 빼면 거의 똑같아요.
다시 말해 트위터와 스레드의 포지션이 겹쳐요. 트위터를 하면서 유튜브를 같이 할 순 있어도, 트위터와 스레드를 같이 하긴 애매해요. 아니나 다를까, 스레드가 인기를 얻자 트위터의 트래픽이 급감했어요.
트위터로선 아주 위협적인 상황. 그렇지 않아도 요즘 많이 힘들거든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이용자의 불만이 솟구치고 있어요.
트위터를 유료화하면서 무료 계정의 게시물 열람 개수를 제한하는가 하면, 인력을 대폭 해고해서 서버가 불안정해지기도 했죠. 기존 트위터 이용자는 '스레드로 옮겨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에요.
최근 헛발질하는 전통 강자 트위터와 새롭게 떠오르는 초신성 스레드. 어느 쪽이 텍스트 SNS계의 왕위를 차지할 건지 아직 아리송해요. 스레드의 기세가 무시무시하지만, 트위터가 지금까지 쌓아온 성과도 무시할 수 없거든요.
▶ "가입 안 해도 돼서 좋아"
스레드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은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성에 주목해요. 인스타그램 가입자는 곧바로 스레드를 이용할 수 있는데요. 현재 인스타그램 가입자 수는 무려 16억 명 이상. 그중에서 5분의 1만 스레드를 시작해도 트위터 가입자 수(약 2억 3천만 명)를 훌쩍 넘겨요.
▶ "트위터는 스레드와 달라"
반대로, 스레드가 인스타그램과 연동되기 때문에 트위터를 떠날 수 없다는 시각도 있어요. 두 SNS가 기능은 비슷하지만, 사용성의 결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죠. 주로 인스타그램이 실제 생활을 공유하는 데 쓰인다면, 트위터는 익명으로 '덕질'을 하는 용도로 쓰이거든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출시 이후 무시무시한 속도로 가입자 수를 늘리는 스레드
트위터와 유사한 SNS... 스레드와 트위터의 제로섬 경쟁이 예상되는데
스레드가 트위터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어
트위터와 스레드의 경쟁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이야 스레드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지만, 독보적인 이용 경험을 주지 못하면 인기가 금세 사그라들 수 있거든요. 이미 수년간 트위터를 이용한 사람들로선 스레드에 획기적인 매력이 없는 이상 굳이 익숙한 공간을 떠나지 않을 테고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7월 14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