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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Sep 25. 2023

내 집 마련의 꿈, 당분간 접어둬야 하는 이유

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요즘 부동산 시장의 핫이슈는 주택담보대출 규제예요. 지난 13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의 문턱을 높였는데요. ‘앞으로 대출받기 더 힘드나?’ 정도가 아니에요. 정부의 이번 결정은 부동산 정책 기조가 뒤집힌 신호로 보여요.




그래서 DSR이 어떻게 바뀌었다고?


이번 사안을 이해하려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개념을 알아야 해요. DSR은 한 해 동안의 소득에서 대출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해요.

DSR이 40%라면 연 소득 중 40%까지만 이런 저런 대출의 원리금을 갚는 데 써야 해요. 예를 들어 연 소득이 5,000만 원이라면 1년간 갚는 대출 원금과 이자의 총액이 2,000만 원을 넘길 수 없죠.

현재 정부는 개인이 DSR 일정 수준(현행 40%) 이상으로 대출을 받지 못하게 막아요. 소득에 따라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리라는 취지죠.


◼ DSR 산정 만기는 40년까지만

DSR에는 대출 액수뿐만 아니라 만기도 영향을 미쳐요. 만기가 길면 길수록 대출금을 더 오래 나눠 갚을 수 있으니, 같은 액수를 대출받아도 연간 상환액이 줄어들어요. 즉, DSR이 낮게 잡힌다는 뜻.

최근 은행이 이 점을 이용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팔았어요. 만약 만기가 30년이었다면 DSR 규제로 대출을 못 받을 고객에게 50년 만기의 대출을 내준 건데요. 여기에 정부가 제동을 걸었어요. 규제를 피하지 못하게 DSR 만기를 최대 40년까지만 산정하기로 했죠. (상환 능력 입증한 자 예외)


◼ 가산금리 더하는 ‘스트레스 DSR’

DSR 금리도 더 빡빡하게 잡기로 했어요. 대상은 주택담보대출 중에서도 변동 금리 대출. DSR을 산정할 때 향후 금리가 오를 걸 감안해 현재 금리에 일정 비율을 더 더해서 계산하기로 했죠. 금리를 더 높게 계산하면 연간 상환액이 더 크게 계산되고 결국 DSR이 높게 잡혀요. 금리가 오르면 빚을 못 갚을지도 모르니 빌릴 때 더 적게 빌리라는 뜻이죠.




집값과 함께 오른 가계 부채


정부의 이번 결정을 한마디로 하면, 집 살 때 돈을 덜 빌려주겠다는 것. 얼마 전까지 정부는 집을 사게 해주겠다고 대출 규제를 풀었는데요.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데는 좀 더 큰 배경이 있어요.

올해 초까지 정부의 관심사는 분명했어요. 부동산 시장이 곤두박질치는 걸 막는 것, ‘연착륙’이었죠.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주택 거래량이 말라붙자, 정부는 발을 동동 굴렀어요. 집값이 떨어지긴 해야 하지만, 이렇게 급격히 떨어지면 안 되거든요. 부동산 시장과 함께 나라 경제가 함께 넘어갈까 걱정이 태산이었어요.

그래서 부랴부랴 부동산 규제를 완화했어요.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부담을 줄이고 규제 지역도 해제했어요. 무엇보다 대출을 후하게 내줬죠. 기존에 걸린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완화하면서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를 끌어올렸어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올해 상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났거든요. 문제는 성공적이어도 너무 성공적이었다는 것. 부동산 시장에 다시 불이 붙었어요. 집값이 빠르게 올랐고, 그 과정에서 가계 대출이 급격히 늘었어요. 지난달 한 달 동안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무려 7조 원에 달해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제 정부는 정반대의 걱정을 해요. 부동산이 경착륙도, 연착륙도 아니라 오히려 급부상할 걱정 말이에요. 원래 목표는 집값을 천천히 완만하게 가라앉히는 거였는데요. 지금처럼 집값이 튀어 오르면 나중에 안정시키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죠. 시한폭탄이 돼가는 가계부채 관리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이유로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했는데요. 효과가 있을지는 확실치 않아요.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근본적 원인은 기대감이에요. 대출이 쉬워 대출받은 게 아니라, 집값이 오를 것 같으니 대출을 받아서라도 부동산을 사는 거죠.

그 기대감이 떨어지지 않으면 주택담보대출을 막는다 해도 사람들은 다른 방법을 찾을 테죠. 실제로 정부의 규제 발표 이후 신용대출이 늘었어요.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리라고 봐요. 정부의 규제로 상승세가 둔화할 수는 있어도, 당장 가격이 꺾이지는 않을 거라는 거죠.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지난 13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의 DSR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

올해 상반기부터 다시 뜨거워지는 부동산 시장을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풀이

정부의 규제 강화가 효과가 있을지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주택 공급을 늘릴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에요. 공급을 늘려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건데, 건설업계는 인건비나 원자잿값 걱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요. 중요한 건 지금이 바로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또 폭등할지 모르죠.





※ 이 콘텐츠는 2023년 9월 22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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