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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Nov 13. 2023

변호사, 세무사, 의사..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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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플랫폼은 일상이 됐어요. 플랫폼으로 먹고, 여행하고, 쇼핑하고 영화와 드라마도 봐요. 이밖에 생활 곳곳에도 플랫폼의 진격은 계속 되죠. 이중 유일하게 고전하는 분야가 있어요. 바로 전문직 서비스예요.




전문직까지 뻗어나간 플랫폼


살다 보면 의사, 변호사, 세무사 등이 제공하는 전문 서비스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전문 서비스는 여타 서비스 영역에 비해 가격, 품질, 후기 등의 정보를 구하기 쉽지 않아요.

소비자는 음식을 배달시켜 먹듯 편리하게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을 텐데요. 이런 요구에 따라 지난 몇 년간 전문 서비스 분야별로 다양한 플랫폼이 생겼어요.


▶ 앱에서 만나는 의사 선생님

‘모두닥’, ‘굿닥’ 등 병원을 소개하는 의료 정보 플랫폼이 이미 여럿 출시됐어요. 의료 중에서도 미용에 집중한 플랫폼 ‘강남언니’, ‘바비톡’ 등은 이용자가 빠르게 늘었고요. 코로나19가 기승일 때는 ‘닥터나우’가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어요.


▶ 이젠 법도 테크다, ‘리걸테크’

리걸테크(Legal-Tech)는 법과 기술(테크)을 합친 신조어예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법률 서비스를 말하죠. 이중 소비자가 간편하게 변호사를 찾고 상담 비용을 알아보는 플랫폼도 활발해요. 대표적으로 ‘로톡’과 ‘로앤굿’이 있죠.


▶ 복잡한 세금 신고를 앱으로?

‘세무통’, ‘찾아줘세무사’ 등 세무사를 찾는 플랫폼도 있어요. 한 발짝 더 나아가 세무 업무를 직접 돕는 플랫폼도 점점 늘어나요. ‘삼쩜삼’, ‘머니핀’ 등은 세금 및 환급 신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요.




팔 걷어붙인 직능단체


전문 서비스 플랫폼의 진출이 순조롭지만은 않아요. 아주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어요. 요식업, 숙박업 등과 달리 전문직 업계에는 통일성 있고 힘 있는 직능단체, 이른바 ‘XX협회’가 있어요.

법조 서비스에는 대한변호사협회, 의료 서비스에는 대한의사협회, 세무 서비스에는 한국세무사회가 있죠. 그런 직능단체가 플랫폼의 역기능을 지적하며 플랫폼화에 제동을 걸고 있어요.

직능단체는 전문 서비스가 다른 서비스와는 결이 다르다고 말해요. 요점은 전문 서비스가 소비자의 건강과 재산에 미치는 영향이 막중하다는 것. 플랫폼이 이익을 좇다 허위 광고 등 잘못을 저지르면 폐해가 더 크다는 주장이에요. 소비자를 생각하면 적어도 전문 서비스만큼은 민간 자본이 장악해선 안 된다는 거죠.

직능단체는 말만 하지 않고 적극적인 행위에 나서요. 단체 소속 회원이 플랫폼에 가맹하지 않도록 징계·권고 등 여러 조치를 취하는 한편, 플랫폼을 현행 법규 위반으로 고발해요. 또 협회 차원에서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 민간 플랫폼에 대응하기도 하죠.

플랫폼 측은 오히려 플랫폼화가 소비자를 위한 길이라고 반박해요. 플랫폼은 소비자가 전문 서비스에 관한 정보를 얻는 창구가 될 수 있고, 소비자의 후기가 쌓이면 전문 서비스의 품질도 높아지니까요.


■ 당사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소비자는 대체로 전문 서비스 플랫폼에 긍정적이에요. 한국리서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전문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해 본 응답자의 85%가 플랫폼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어요. 플랫폼이 공익성을 해친다거나 부정확한 광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 비율이 높았고요.




링에 남을 승자는?


양측 모두 만만치 않아요. 직능단체는 완고하고 플랫폼은 필사적인데요. 당분간은 한쪽이 쉽게 백기를 들진 않을 듯 해요. 다만 ‘타다’ 사건 때처럼 플랫폼이 맥없이 밀리는 형국은 아니에요. 요즘은 플랫폼 측에 유리한 결정이 내려지는 추세거든요.


■ 택시업계에 밀린 ‘타다’
‘타다’는 2018년 렌터카 업체 ‘쏘카’가 출시한 모빌리티 플랫폼이에요. ‘타다'가 갖고 있는 차를 운전자에게 빌려주고, 소비자가 차를 호출하면 운전자가 여기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했는데요.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을 맞았고, 결국 2020년 일명 ‘타다금지법’이 통과된 후 폐지됐어요.


최근 ‘로톡’이 대한변호사협회에 1승을 거뒀어요. 변호사협회는 ‘로톡’의 확장을 막기 위해 ‘로톡’에 가맹한 변호사를 징계 처분해 왔는데요. 지난 9월 법무부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열고 해당 처분을 취소했어요. 이번 결정으로 한국의 리걸테크 산업이 직능단체의 견제 없이 훌쩍 성장하리라는 예측이 나오죠.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도 플랫폼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예요. 대한변호사협회의 ‘로톡’ 고발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경찰과 검찰이 불송치·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일단락됐는데요. 이달에는 한국세무사회의 ‘삼쩜삼’ 고발도 검찰의 불기소로 매듭지어졌어요.

국회에서도 전문 서비스 플랫폼을 제도화하려 해요. 국회 내 스타트업 연구지원 단체 ‘스마트팜’이 관련 여론조사를 하고 토론회를 여는 등 입법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이미 변호사법 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입법부의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죠.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의료, 법률, 세무 등 전문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는 플랫폼

관련 직능단체의 격렬한 반발을 맞아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최근 법무부, 수사기관, 정치권 등은 플랫폼에 우호적인 분위기


직능단체가 이대로 물러나진 않아요. 법무부와 수사기관 등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위원회를 꾸리고 항고를 준비하는 등 대응책을 찾고 있죠. 더구나 이번엔 플랫폼이 직능단체의 공격을 막아냈다 해도, 지금까지의 견제가 누적돼 이미 사업이 꽤 위축됐어요. 양쪽의 힘겨루기가 금세 끝나진 않을 듯 해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11월 10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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