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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세계를 놀라게 한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Sam Altman). 지난주 그가 아주 파란만장한 며칠을 보냈어요. 오픈AI CEO에서 쫓겨났다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간다고 했다가, 다시 오픈AI로 돌아왔는데요. 이 짧은 며칠로 인해 AI 업계엔 지각 변동이 예고됐어요.
‘챗GPT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오픈AI를 창업하고 회사를 이끌어 왔어요. 2005년 위치 기반 소셜 미디어 앱 ‘루프트(Loopt)’를 개발해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IT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루프트 매각 후엔 벤처 투자 기업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회장으로 일하며 굵직한 성공을 여럿 일궜죠.
그가 인공지능에 손을 뻗친 건 2015년. 일론 머스크와 함께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를 설립했어요. 머스크는 손을 뗐지만, 올트먼은 2019년 CEO로서 AI 개발을 진두지휘했는데요. 지난해 비로소, 대망의 챗GPT를 선보이며 그는 세계가 주목하는 사업가가 됐어요.
그런 올트먼이 지난 17일 느닷없이 해고 통보를 받았어요. 자기가 세우고 이끌어 온 회사에서 내쫓긴 황당한 상황. 오픈AI 이사회는 그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며 해고 결정을 내렸어요.
사실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진짜 이유는 오픈AI의 방향성, 더 나아가 AI의 미래에 관한 시각 차이였죠.
■ AI가 초래할 위험을 우려하는 이사회
오픈AI는 비영리 회사로 시작했어요. 인류 전체를 위한 AI를 만든다는 사명 아래 연구해 왔는데요. 그런 만큼 이사회도 분위기가 다소 달라요. 수익 추구보다 AI의 공공성에 초점을 두죠. 이사회는 AI의 급속한 개발이 초래할 위험을 우려했는데요. 이용자에게 미칠 피해를 먼저 고려하고, 제품 상용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죠.
■ 천상 사업가 올트먼?
반면 올트먼은 인류의 발전을 위해선 AI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생각해요. 수익화에도 꽤 적극적이죠. 비영리 회사인 오픈AI에 영리를 추구하는 자회사를 세운 것도 그의 선택. 올트먼의 지휘로 MS의 거대 투자금도 유치하고, 챗GPT 유료 버전을 출시해 수익도 올렸어요. 그는 앞으로도 이러한 태도를 유지하려 했죠.
올트먼의 해고는 엄청난 파장을 불렀어요. 전 세계 관심은 차치하고 일단 오픈AI 회사부터 뒤집어졌죠. 여러 직원이 그가 복직하지 않으면 그를 따라 나가겠다고 협박했고요. 외부 투자자는 이사회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어요.
결국 최후의 승자는 올트먼. 거센 반발에 마주한 오픈AI는 지난 22일 올트먼을 다시 CEO로 불러오겠다고 결정했어요. 그를 해임한 이사회 일부는 교체하기로 했죠.
그런데 이번 소동의 배후, 또 하나의 숨겨진 승자가 있는데요. 바로 MS예요. 올트먼이 해고된 직후 MS는 올트먼을 영입하고 오픈AI의 직원도 스카우트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상하게 올트먼을 데려오겠다고 해놓고, 그의 오픈AI 복직 논의가 나올 땐 적극적으로 붙잡지 않았어요. 사실 MS엔 다 계산이 있었죠.
MS는 오픈AI에 거금을 투자한 최대 주주인데요. 오픈AI 특유의 지배 구조 때문에 MS는 경영에 개입하지 못했어요. 오픈AI와 협력하거나 기술에 접근하기도 어렵고, 오픈AI를 통째 인수하자니 독점 규제가 걸리는 상황. AI 개발에 열을 올리는 MS로선 답답했어요.
MS는 올트먼 복직이 논의될 때 오픈AI에 조건을 내걸었어요. 그를 해고한 이사회의 지배 구조를 고치라고요. 한마디로 MS가 최대 주주 지위를 이용해 오픈AI를 통제하도록 바꿔 달라는 건데요. 실제 올트먼은 복직 발표를 하며 “MS와 공고한 협력관계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어요.
MS는 이번 사건으로 큰 이득을 보게 됐어요. AI 업계의 선두 오픈AI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면 어떻게든 기술과 인력에 접근이 쉬워질 테니까요. 일각에서는 MS가 AI 업계에서 아마존, 구글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아갈 기회라는 평가도 나와요.
이사회와의 시각 차이로 오픈AI에서 해고된 샘 올트먼
회사 안팎의 반발로 결국 CEO로 복직했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MS는 오픈AI의 장악력을 키울 듯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은 AI를 둘러싼 시각 차이. 사실 오픈AI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글로벌 사회 전반적으로 AI 개발에 대한 논란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거든요.
올해 초 저명한 석학과 기업가 여럿이 공개서한을 내서 AI의 안정성을 확보할 때까지 6개월간 개발을 중단하라고 요청하기도 했어요. 사회적으로 AI를 어떻게 사용할지 합의가 나올 때까지는 논쟁은 끝나지 않을 걸로 보여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11월 24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