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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마트나 슈퍼에서 요즘 따라 부쩍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주목하세요. 괜한 기분 탓이 아니에요. 여러분을 비롯한 전 세계 마트 소비자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어요.
올여름만 해도 진정되나 싶던 물가가 다시 오르고 있어요. 소비자 물가 지수 상승률이 높아졌는데요. 지난 7월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3% 오르는 데 그쳤어요. 하지만 다음 달 3.4%로 껑충 뛰더니, 지난 10월까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특히 밥상 물가가 많이 뛰었어요. 지난 3분기 가공식품 물가 지수가 지난해 대비 무려 6.3% 올랐는데요. 우유, 라면, 밀가루, 두부 같은 식료품값이 이만큼 비싸졌어요. 같은 기간 외식 물가 지수도 5.4%나 상승했죠.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물건을 살 때 더 고심해요. 기업도 그걸 모르지 않아요. 판매량 때문에라도 가격 올리기 꺼려져요. 그래서 꼼수를 쓰죠. 값은 그대로인 척하며 가격을 올린 효과를 노리는데요. 방법이 각양각색이에요.
• 슈링크플레이션: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을 줄이는 꼼수예요. 겉보기엔 그대로지만 과자, 참치, 음료수, 냉동식품 등의 중량이 줄었어요.
• 스킴플레이션: 가격과 용량을 그대로 두고 품질을 떨어뜨리기도 해요. 과일 음료수에 들어가는 과즙 함량을 줄이거나 치킨을 튀길 때 더 저렴한 기름을 쓰거나 하는 식이죠.
• 번들플레이션: 대개 낱개보다 묶음(번들, bundle)이 저렴하다고 생각하죠. 이런 소비자의 기대를 이용해 묶음 상품을 더 비싸게 파는 꼼수도 늘었어요.
소비자로선 속은 것 같고, 꼼수 쓰는 업체가 괘씸하게 느껴지는데요. 기업은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해요.
■ “생산 비용이 올랐는걸”
식품 업계는 꼼수를 쓰고 싶어 쓰는 게 아니라고 해요. 원자재 가격도, 인건비도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요.
정부가 물가를 잡으려 품목마다 가격을 붙잡아,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 비용을 감당할 방법을 찾게 된다는 것. 일각에선 억지로 시장 가격을 통제하려는 정부 정책이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도 나와요.
■ “정말 어쩔 수 없었어?”
소비자 단체는 식품 업계가 생산 비용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게 사실이냐고 되물어요. 수치를 보면 원재료 비용이 오른 정도보다 상품 가격이 훨씬 올랐거든요. 식용유, 마요네즈, 밀가루 등은 원재룟값이 떨어졌는데도 오히려 가격이 크게 올랐죠. 올 3분기 식품 업계 대부분이 더 많은 영업 이익을 냈는데요. 소비자를 속여 이윤을 챙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여요.
정부의 판단은 이래요. 상품 용량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소비자 모르게 용량을 줄여 실질적으로 값을 올리는 건 잘못됐다고요.
정부는 직접 슈링크플레이션 실태 조사에 나서는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슈링크플레이션 신고 센터를 열어 소비자 의견을 받으려 해요. 기획재정부 장관은 업계와 소비자 의견을 모아 이달 중 대책을 내겠다고 했죠.
대책의 골자는 식품 업계가 소비자에게 정보를 충분히 잘 알리게 하는 것. 용량을 바꾸면 그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소비자에게 전하라는 거죠. 식품 업계는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성실히 따르겠다는 자세예요.
■ 다른 나라는 어떨까?
세계 각국도 비슷하게 슈링크플레이션에 대처하는데요. 브라질은 상품 용량을 바꾼 내용을 6개월 동안 제품에 적도록 했어요. 프랑스와 독일도 용량이 바뀐 사실을 의무적으로 알리는 법안을 준비 중이에요.
또다시 치솟는 물가… 기업은 용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 가격 인상 숨겨
업계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소비자 단체는 이윤 위해 소비자 기만했다고 비판
정부는 12월 중으로 슈링크플레이션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혀
불행 중 다행으로, 물가는 당분간 안정세에 접어들 전망이에요. 상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가 잠잠해졌거든요. 소비자 물가를 움직이는 선행 지표인 생산자 물가 지수도 지난 10월 하락세로 전환했죠. 올 연말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지진 않을 거예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12월 1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