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은 저희가 깔아드립니다, 기술 문화 담당자
카카오뱅크 구성원은 어떻게 일하며 성과를 내고 있을까? 문화는 어떻게 전달되고 유지되고 있을까? 우리의 성공 방정식인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담당자의 이야기를 엮어 '카카오뱅크 문화 시리즈'로 펴냅니다.
Interviewee
▪️ Ashley : 사람과 세상에 대해 상상하고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애슐리입니다. 조만간 아프리카로 훌쩍 배낭여행 다녀 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Charlie : 원래는 투머치 토커였는데 나이에 반비례해 점점 언어를 잃어 가고 있는 찰립니다.
▪️ Celina : 일벌리기 좋아하는 열정 만수르 셀리나입니다. 일도 운동도 맛집 투어도 모두 열심히 하는 건강한 삶을 실천 중입니다.
Interviewer
▪️ Chloe : 호기심과 자유로움을 늘 마음에 품고 사는 기록 중독자 클로이입니다.
Chloe.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로 인터뷰를 시작해볼까요?
Ashley. 안녕하세요. 기술XR팀에서 맘슐리(Mother Ashley)로 불리고 있는 애슐리입니다. 저는 예산, 채용, 교육, 문화가 기술 조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조율하고, 기술 리더들을 서포트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신규 입사한 개발자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 온보딩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 중이고, Developer Relations 활동도 함께 하고 있어요.
Charlie. 개발자 채용과 교육을 맡고 있는 찰리입니다. 지금은 채용 시즌이라 인사팀 영입 담당자와 함께 경력 개발자 대규모 채용에 집중하고 있고,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기술 교육과 세미나 운영에 집중하게 될 것 같네요.
Celina. Developer Relations을 담당하고 있는 셀리나입니다. 저희 셋이 하나처럼 움직이고 있어서 채용과 교육 업무도 함께 하고 있는데요. 제가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기술 조직 사내 컨퍼런스, 온/오프라인 행사와 세미나 등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입니다. 이전에 브런치를 통해 소개된 적 있는 코드 러너도 제가 맡았던 프로젝트였답니다.
Chloe. 세 분 다 기술XR팀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팀 이름이 낯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팀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주시면 인터뷰를 읽어 나가기 더 좋을 것 같아요.
Charlie. 기술XR팀은 카카오뱅크의 높은 기술력을 위해 존재하는 팀입니다. 높은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하면 교육이나 세미나를 통해 지식을 전하는 것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개발자가 계속해서 카카오뱅크로 모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기술 문화'이고요. 좋은 개발자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술 문화를 만들기 위해 장기적, 단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지금까지는 내부적인 기술 문화 활동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Ashley. 사내에 __R을 담당하는 조직이 많잖아요. HR, PR, IR 등이요. 이런 팀의 카운터파트가 되어 카카오뱅크의 강점 중 하나인 기술력이 내외부에 잘 반영, 노출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팀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hloe. 개발자 분들을 인터뷰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카카오뱅크의 강점으로 기술 문화를 많이 뽑아주시더라고요. 세 분도 팀과 업무를 소개하며 '기술 문화'라는 단어를 몇 번 언급해주셨는데요. 기술 문화란 무엇인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Ashley. 문화란 한 사회나 조직의 구성원들에 의해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죠. 이를 기술의 영역으로 가져와보면 카카오뱅크 기술 조직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행동 양식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기술 조직은 고객이 은행을 사용하며 느꼈던 불편함을 기술로 해결하며 은행을 엔지니어링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우리 개발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며 기존 은행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혁신을 만들고 있습니다. 동시에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동료와 함께 협업하여 코드 품질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요. 둘을 동시에 잘해내는 건 분명 어려운 과제이지만, 성장과 협업을 추구하는 기술 문화가 있기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Celina. 카카오뱅크라는 조직의 특징 때문만이 아니라 개발자라는 직무가 특히 성장에 민감한 편인 것 같아요. 기술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고, 트렌드도 계속해서 변화하잖아요. 그래서 카카오뱅크에서 기술적으로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답니다.
Chloe. 카카오뱅크의 기술 문화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점, 차별점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Charlie. 문화 자체가 특별하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실제로 작동하는 문화'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카카오뱅크 일하는 방식 중에 '일하는 과정을 공유하며 서로의 성장을 돕습니다.'가 있는데요. 카카오뱅크의 기술 문화는 이 문장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내 시스템을 통해 일의 과정이 전부 공유될 뿐만 아니라 성공과 실패 경험을 여과없이 나누고 있어요. 오픈되어 있는 소스 레파지토리(Source Repository)가 굉장히 많아서 내가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볼 수 있죠. 사내 위키를 개인 기술 블로그처럼 활용해 에셋과 경험을 잘 정리해두는 분도 많고요. 많은 정보가 누구든 볼 수 있게 공개되어 있다보니 기술적인 자산이 상당히 잘 축적되고 있답니다. 전문성을 갖춘 동료들이기에 공유되는 지식과 경험의 퀄리티가 높고,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Ashley. 맞아요. 사실 저희가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스터디는 생기고, 뭔가를 사부작 사부작 하고 있더라고요. 다만 기술XR팀은 이미 존재하는 성장의 문화를 조금 더 활성화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죠. 판을 깔아드리는 일이라고 할까요. 좋은 영향을 전 조직으로 확산시키고 기술 에셋으로 만드는 활동이 카카오뱅크의 기술 문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꼭 필요하니까요.
Celina. 제가 갓 입사했을 때 빅데이터분석팀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자리를 직접 만드셔서 참여해본 적이 있어요. 다른 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잖아요. 누구든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프로젝트의 이모저모를 알려주셨는데,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새로운 생각이 열리기도 하더라고요. 이후에도 자발적인 공유 세션이 많이 열리는 걸 보고 좋은 문화라는 생각을 했어요.
Charlie. 스터디 그룹도 활성화 되어있어요. 인사팀에서 스터디 그룹 지원 프로그램 '카공족'을 런칭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데요. 카공족 신청 공지가 뜨자마자 굉장히 많은 그룹이 다양한 주제로 스터디 신청을 했더라고요. 이미 스터디를 하고 있던 그룹도 있던거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구성원이 많았기에 빠르게 모일 수 있던거죠.
Chloe. 맞아요. 구성원이 기술 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 카카오뱅크 문화의 큰 특징 중 하나에요. 앞서 애슐리가 기술XR팀에서는 이미 존재하는 성장의 문화를 활성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언급해주셨는데, 이 부분이 조금 더 궁금해요.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요.
Ashley.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데브콘, 테키즈 온더 뱅크, 코드 러너가 있는데요. 차례로 소개해 드려볼게요.
Celina. 데브콘은 Developer Concert의 줄임말이에요. 본격적인 기술 이야기를 하는 자리죠. 각 팀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발표 형식으로 소개하면서 어떤 기술을 활용했는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공유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개발자 컨퍼런스를 다녀오신 분들이 있다면 내용을 요약해 전하기도 하고, 스터디 하고 있는 기술이나 토이 프로젝트를 주제로 삼기도 해요. 저희가 주제를 먼저 찾아 제안드리기도 하지만 요즘은 먼저 데브콘에서 발표하고 싶다고 오시는 분들도 많아져서 뿌듯합니다.
Ashley. 반면 테키즈 온더 뱅크는 기술 이야기를 빼고, 기술 조직 구성원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에요. 날 것(?)의 이야기를 추구하는 잡담방 혹은 라디오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어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던 시기에 원격근무를 했었는데, 구성원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들면서 생긴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런칭한 프로그램이었어요. 데브콘이 꽤나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된다면 테키즈 온더 뱅크는 보다 친근하게 '오프 더 레코드'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Celina. 카카오뱅크에 클라우드를 본격 도입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어요. 테키즈 온더 뱅크에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니 동료들이 어떤 고민과 어려움을 겪었는지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클라우드 업무와 정보보호 등 여러 방면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피드백을 주셨답니다. 사실 결과만 들어서는 그 과정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알 수 없잖아요. 이런 시간이 기술 조직 구성원 간에 스킨십을 늘려가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지금은 테키즈 온더 뱅크를 잠시 멈추고, 더 유익한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개편을 진행 중이에요.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Chloe. 오프라인에서 진행되었던 사내 개발자 컨퍼런스 '코드 러너'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브런치를 통해 이미 소개되었지만 비하인드 스토리도 궁금합니다.
Ashley. 코드 러너는 데브콘의 판을 확 키운 프로그램이에요. 하루 정도는 루틴한 일과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풋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날이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공유할만한 기술적 성과와 주제를 선정해서 14개의 세션을 마련했어요.
Celina. 기술 공유 세션으로만 하루를 채울 수도 있었지만 게임, 애프터 파티, 리더톡을 함께 구성했어요. 코로나로 인해 만나기 어려웠던 동료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는 목소리가 있었거든요. 하루를 꽉 채운 프로그램이다 보니 준비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에요. 코드 러너 날 강한 태풍이 오는 바람에 급히 원격근무를 하게 된거에요! 음식을 몇 백인분 주문을 해두고 현수막과 배너까지..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는데 결국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어요. 태풍이 무사히 지나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테루테루보즈 인형을 만들어 달아두기도 했답니다. (웃음)
그런데 다행히 날씨가 좋았고, 대부분의 기술 조직 구성원 분들이 출근을 하셨더라고요. '자리가 꽉 차서 서서 듣고 있는 분도 많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엄청 뿌듯했던 기억이 있어요.
참여했던 개발자분들이 '다 함께 오프라인에서 지식을 공유하고, 재미있는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개발자 스피릿을 느낄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의 진짜 IT 회사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라고 호평을 많이 남겨주셨어요. 기대에 힘입어 올해는 더 좋은 코드 러너를 만들어 보고자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답니다.
Charlie. 코드 러너를 함께 운영할 스태프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는데 순식간에 끝나버린 것도 기억나요. 사실 스태프용 티셔츠와 추억만 얻을 수 있을 뿐 별다른 베네핏이 없던 활동이었는데도 반응이 좋았거든요. 이런게 카카오뱅크의 문화와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Chloe. 문화 활동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특히 개발자 온보딩 교육이 많은 신규 입사자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shley. 카카오뱅크가 은행이다보니 도메인에 대한 낯섦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어요. 금융권 개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있었고요. 그러던 중 각 팀에서 필요한 교육 세션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저희는 또 판을 키워서 팀 단위로 진행되고 있던 세션을 발굴해 묶는 작업을 했어요. 세션의 구성을 보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건 관련 팀과 같이 개발해서 5일짜리 온보딩 과정을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개발자 분들이 카카오뱅크의 기술과 환경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큰 그림을 안내해드리는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고, 교육을 듣는 입사자의 특성에 따라 약간의 변형을 주기도 해요. 그러니 은행 도메인이 어렵지 않을까 고민하는 지원자 분들이 있다면, 안심하고 오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Chloe. 마지막으로 기술 문화 업무를 하면서 담당자로서 하고 있는 고민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Celina. 개인적인 고민인데요. 저는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아니라서 기술 공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기본적인 기술 지식과 기술 트렌드를 잘 알아야 개발자 분들과 더 잘 소통할 수 있고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데브콘 진행을 할 때 더 좋은 질문을 할 수 있고, 기술 관련 세미나를 준비할 때 발표자 분들과 같이 고민할 수도 있고요. 얼마 전 몇몇 개발자와 함께 소소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앞으로도 개발에 대한 이해를 높여나갈 수 있는 여러 활동을 해보려고 합니다.
Charlie. 실무적인 고민인데요. 교육이 꽤 오랜 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운영이 되다보니 참여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요. 앞으로 교육 운영에 대한 여러 시도를 하면서 기술 조직이 혁신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인풋을 넣는 역할을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Ashley. 카카오뱅크는 내부적으로 많은 기술 에셋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데브콘, 테키즈 온더 뱅크 등을 진행할 때 공유되는 내용만 보더라도 흥미롭고 도움이 되거든요. 이런 기술 문화를 외부로 어떻게 내어보일 수 있을지가 고민이 되는 요즘입니다.
지금까지 내실을 다시는데 집중했다면 앞으로 카카오뱅크 기술 문화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차근차근 준비해 찾아올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