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방주 1호 푸른콩의 숨결이 묻어있는 전통장
어느날이었습니다.
김민수 농부님의 어머니이신 푸른콩 1대 지킴이 양정옥님의 집에 서울의 어느 백화점 담당자가 하룻밤 묵게 되었고, 양정옥님께서 끓여주신 된장찌개를 맛보게 됩니다.
그 깊은 된장 맛은 외지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지금의 한라산 청정촌 푸른콩장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억해주세요 '푸린독새기콩'
제주어로 푸린은 푸른, 독새기는 달걀이라는 뜻으로 연초록색의 달걀 모양 콩입니다. 육지에서는 노란 메주콩이 장콩이었지만, 제주에서는 단맛과 짠맛이 잘 어우러진 푸른콩이 장을 담그는 장콩이었습니다.
푸른콩은 화산토로 이루어진 제주의 땅을 딛고 해풍을 맞으며 자라야 제대로 된 맛을 냅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제주 남부지역 일부에서만 생산되고 있는 제주 토종 종자입니다.
그러나 일반 콩에 비해 재배가 까다롭고 상품성 좋은 다른 작물에 밀려, 제주에서 푸른콩을 재배할 땅은 서서히 줄어갔습니다. 집에서 직접 장을 담그는 일부 농가에서만 가족들이 먹을 정도의 소규모 재배가 이루어졌고 이마저도 차츰 줄어들면서 제주 토종 푸른콩은 설 자리를 잃어갔습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제주 토종 종자. 시중에 파는 표준화된 장 맛에 길들여져 잊혀가는 제주 전통 장.
단순히 먹거리가 아닌 제주인의 삶의 일부가 사라져 가는 것을 느낀 김민수 농부님은 부모님을 도와 푸른콩을 지켜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와 양정옥님의 뒤를 이어 2대 푸른콩 지킴이가 되었습니다.
제주의 바닷바람, 통기성이 우수한 제주 옹기, 한라산으로부터 모인 화산 암반수, 장이 맛있게 발효될 수 있는 최적의 기후, 그리고 제주의 거친 환경에서 자란 푸른콩. 한라산 청정촌의 무공해 제품들은 800여 개의 제주 옹기 속에서 위생적인 과정을 통해 생산됩니다.
오랜 기다림의 가치
푸른콩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2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제주의 햇살, 바람, 물, 땅, 옹기의 숨결을 거쳐 재배부터 수확, 숙성, 발효까지 인고의 시간이 흐르고 흘러 차지고 은은한 단맛이 나는 제주 푸른콩장이 완성됩니다.
제주 토종 콩을 지켜낸다는 것
김민수 농부님은 말합니다.
“제주에서 자라는 제주 토종 콩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품종과 같이 해왔던 제주인의 수많은 삶의 양식과 정서,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요."
국제슬로푸드생명다양성재단이 추진하는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된 것도 푸른콩이 가진 희소성뿐만 아니라 그 속에는 '제주'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라산 청정촌의 푸른콩 된장과 간장에는 군내 대신 제주 바람의 청정 내음이, 짠맛 대신 제주 해풍의 은은한 단맛이, 텁텁함 대신 제주 천연 암반수의 깔끔함이, 그리고 제주 그대로의 깊은 맛이 들어있습니다.
제주인의 건강 밥상, 푸른콩
물에 불리면 조그맣던 푸른콩이 한껏 몸을 부풀립니다. 푸른콩은 일반 콩에 비해 발효될 때 항산화물질인 이소플라본이 일반 콩에 비해 월등히 많이 생성됩니다. 부드러운 식감과 단맛으로 된장 간장뿐만 아니라 콩 그 자체로 콩국수나 콩고물, 콩밥으로 즐겨 먹었던, 제주인의 건강한 밥상을 지켜주던 푸른콩.
"정직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면 된다"
잘 숙성된 진한 푸른콩 간장의 수면 위에 김민수 농부님의 손끝으로부터 시작된 작은 동그라미가 점점 퍼져나갑니다. 동그랗게 퍼져나가는 물결처럼 김민수 농부님의 어머님인 양정옥님의 말씀이 푸른콩장을 통해 세상에 퍼져나갑니다.
정직해야 한다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금 이 순간에도 한라산 중턱 제주 옹기 속에서 숨 쉬고 있는 한라산 청정촌 푸른콩장.
당신의 마음도 사로잡을 제주 푸른콩의 깊은 맛을 농부의 두 손에 가득 담아 전해드립니다.
오늘 저녁, 구수한 된장찌개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