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다시 읽기 (2)
2014년 3월 기준.
- 전국 약 25만 대의 택시 중 전화 콜택시 가맹 차량 약 6만 3천여 대 (약 25.2%)
- 한 달간 서울에서 운행 완료된 57만 건
2018년 9월 현재.
- 전국 약 27만 명의 택시 기사 중 카카오 T 택시를 이용하는 기사 22만 4천여 명 (약 83%)
- 한 달간 서울에서 운행 완료된 600만 건
아직도 우연에 기대어 길거리에서 빈 택시를 잡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합니다. 하지만, 예전의 통계 지표와 지금의 모빌리티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2015년에 처음 등장한 카카오택시가 단순히 기존의 전화 콜택시의 자리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택시 이용의 전반적인 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카카오 T 택시가 만든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택시를 호출하는 위치입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집이나 건물 안에서 편하게 택시를 호출합니다.
실제 모빌리티 데이터를 보면 건물 내부에서의 호출은 24.0%, 도로와 골목길에서의 호출의 합은 30.7%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로 표시된 45.3%는 아파트 단지나 대학교 캠퍼스 안, 산업시설과 농경지 등 도로와 건물의 명확한 구분이 되지 않는 부분들입니다. 택시는 당연히 길가에 나가서 잡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택시를 호출하는 위치를 유형별로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택시를 이용하는 모습이 다양하게 바뀌었다는 반증입니다.
잡는 택시가 아닌 호출하는 택시로의 변화. 이제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택시를 호출하고 택시가 도착할 때쯤 길을 나섭니다. 이는 택시의 현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택시를 만나는 상황에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택시의 예상 도착 시간까지 좀 더 길게 작별인사를 나눌 수 있고, 토스트 한 조각으로 급한 허기를 달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 기억을 돌이켜보면 주로 택시를 잡던 장소는 택시 승강장도 아니고, 횡단보도나 골목 입구, 버스정거장 주변 등이었습니다. 그래서 초기의 카카오택시도 지하철 역이나 관공서, 대형 빌딩 등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호출이 많이 발생했었습니다.
올해와 작년의 모빌리티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도심지역에서의 호출 위치가 많이 분산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홍대의 상상마당, 이태원의 해밀튼호텔은 여전히 호출량이 많기는 하지만, 이 위치를 벗어난 아무 특징 없는 길가와 골목에서의 호출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승객이 승차위치를 지정하고 카카오내비가 기사에게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에 랜드마크 같이 특정 위치에 다 같이 모여서 택시를 호출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여보세요. 어, 나 이제 택시 탔어. 어, 금방 갈게.'
택시를 탈 때까지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고, 택시 안에 흐르는 불편한 공기를 달래기 위한 통화도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택시를 탔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짧은 통화를 할 때도 많습니다. 택시를 탄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도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통화들입니다.
안심메시지의 발송 숫자는 카카오 T 택시 전체 운행량의 1/3에 달합니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약 800만 건에 가까운 안심메시지가 보내진 것입니다. 딱히 메시지를 보낼 사람도, 불안한 마음도 없어서 안심메시지를 안 보내는 사람도 많겠지만,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안심메시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택시뿐만 아니라 카카오 T 대리의 안심메시지도 많이 사용되고, 카카오내비로 운전하고 가면서 ‘몇 시쯤 도착할 거니까 나올 준비 해.’라는 말을 도착 알림 메시지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차에 탄 사람이나 배웅하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모두를 위해 좋은 습관입니다.
카카오 T 택시로 바뀐 새롭고 좋은 문화도 있지만, 어디에나 있는 나쁜 행태도 등장했습니다. No-show
노쇼(No-Show)란? 기차나 비행기, 레스토랑, 호텔, 공연 등에 좌석을 예약한 후 별도의 취소 통보 없이 나타나지 않는 행위를 이른다. 본래 항공권 예약과 관련해 쓰이던 용어였으나 의미가 확장되어 서비스업 전반에 사용되고 있다. <출처. 다음백과>
급한 마음에 도로가로 나서서 우선 카카오 T 택시를 호출합니다. 몇 분 뒤 도착이라는 알람이 뜨지만, 바로 눈앞에 지나가는 빈 택시를 향해 손을 들어 잡아타고 떠나버립니다. 몇 분 후 탑승위치에 도착한 기사는 연료를 허비했고, 여기까지 오는 길에 봤던 다른 손님들을 태울 기회를 놓쳤습니다. 하루 중 가장 바쁠 시간에 수입은 0원에 머물러 짜증과 허탈함만 남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 영화 <부당거래 中> -
처음에는 마음이 잠깐 불편했겠지만, 너무 급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정당화시키며 제시간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다행이라고 여겼을 겁니다. 그리고, 일면식도 없는 택시 기사는 어느새 잊혔겠죠. 다음날도 바쁘고 또 급해서 그렇게 습관이 됩니다.
진짜 급하면, 한번 정도 그럴 수도 있을 거라 이해합니다. 하지만, 관련된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호출과 취소의 반복적인 패턴이 상식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이런 양다리(?)를 자신의 택시 잘 잡는 노하우라고 생각하는 승객들도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잡을 수 있는 것이 택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가벼운 손가락 까딱에 수락하여 먼 길 달려온 택시 기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보이지 않지만 핸드폰 넘어에도 사람이 있음에 무뎌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2. 카카오 T 택시와 함께 달라진 우리 모습들 (현재글)
3. 택시를 잘 타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