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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벤처스 Mar 28. 2023

의료 VR 기업,
미국 의료 보험에 한 발짝 다가서다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뉴스_20230328

디지털 헬스케어 중에서도 VR 기술은 급성 및 만성 통증 문제를 치료하는 수단으로써 의료 분야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 보건원에 따르면, VR의 몰입적인 성격은 환자의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의 영향을 줄이기 때문에 통증 치료에 있어서 특출난 효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만성 통증 환자들이 중독이나 남용 위험이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좀 더 적게 사용하게끔 하는 대안으로써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만성통증을 위한 VR 제품이 CMS*로부터 HCPCS level II E1905 코드를 부여받았습니다. 새로운 규정 덕분에 보험 적용을 받는 과정이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어떻게 의료 VR 기업이 보험수가를 적용받고자 하는지에 대해 다룹니다.


CMS(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를 운영하고 관할하는 정부 기관으로 의료행위 및 장비에 대한 코드를 발급하여 보험 급여 여부를 결정함.



AppliedVR의 주력 제품인 RelieVRx가 최초로 보험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VR 디지털 치료 제품이 되었습니다. 이 기기는 환자들이 통증 관리 운동을 지속하는 데 도움을 주는 헤드셋과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져 있으며, 2021년에 만성 허리 통증 치료를 목적으로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보험 급여를 제공하기 위해, CMS는 RelieVRx를 ‘내구적 의료 장비(Durable medical equipment)’ 급여 범주에 포함시켰습니다. (눈치가 빠른 분이시라면 위에서 HCPCS코드가 E로 시작하는 것을 보셨을겁니다) 따라서 4월부터 의료 공급자들은 '내구적 의료 장비' 항목으로 이 기기에 대한 급여를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단, 아직 보험 수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급여를 청구했을 때 보험 수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FDA 승인을 받는 과정 자제도 상당한 일차 난관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치료법, 특히 새로운 디지털 의료 도구나 기기를 대상으로 보험 급여를 설득해 받아내는 것은 또 다른 어려운 문제입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의학적 효과를 검증하고자 하는 디지털 치료제들은 현재의 보험 시스템에 깔끔하게 들어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인지 행동 치료를 제공하는 Pear Therapeutics와 같은 회사들은 일부 지역 메디케이드를 제외하고는 커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의료용 소프트웨어 제품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AppliedVR은 그들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긴밀하게 연결하여 복잡한 법적 문제에서 벗어났습니다.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Matthew Stoudt는 2015년 회사 창립 직후에, VR 기기의 하드웨어적 측면을 보험 규제상의 이점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내구적 의료 장비는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기’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AppliedVR이 이에 해당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별다른 법적 절차 없이 이미 확립된 급여 적용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합니다.


보험 적용 범주에 포함되었다면, 다음 단계는 CMS로부터 보험 급여를 보장받고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협의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기에, Stoudt CEO는 '의료 보험 청구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해 가능한 빨리 CMS와 지불 비율을 최종 확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아직은 VR 헤드셋이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활용되지는 않지만, 훗날 기기가 보편화된다면 AppliedVR이 다양한 디지털 치료제를 헤드셋을 통해 배포하는 VR 약국이 되길 원한다"는 비전을 밝혔습니다. 다만 그 목적까지 다다르기에는 너무나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디지털 치료를 위한 새로운 보험 급여 카테고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AppliedVR의 전략이 사실상 현재의 의료 VR 기술 분야에서는 최선의 방법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직 디지털 치료 기업의 보험 적용을 위한 입법을 요구하는 일은 단기간으로 보면 승률이 낮은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으로 의료 수가를 적용받는 방법이 한층 더 선명해진다면, 의료 VR 시장은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KV's note

AppliedVR의 이번 사례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비롯한 다수의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들이 왜 보험 수가를 적용받기를 힘든 지를 잘 보여줍니다. 보험 입장에서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들은 생소하며 보건 의료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합니다. 따라서 특화된 관리 방식을 만들지 않고 기존 시스템으로 이를 처리하고자 합니다. 약물이나 하드웨어 의료기기를 다루는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디지털 치료기기에 접근한다는 의미입니다. 

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보험 급여 카테고리 및 보험 청구 코드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디지털 치료기기 회사들의 경우 보험 청구 코드는 부여받는데 성공했지만 DME로 인정받기 위한 시도는 실패한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DME는 정의상 의료용도로 사용되는 하드웨어 기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AppliedVR은 하드웨어 기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파고들어서 DME로 인정받은 셈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DME로 인정받는 하드웨어 기기는 의료용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치료 용도가 아닌 게임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설정되어야 합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기존 의료 시스템의 장벽은 높고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이 갈 길은 멉니다.







매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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