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카오벤처스 Nov 21. 2023

처방 디지털 치료제 연구,
빈 구멍이 너무 많다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_20231121

KV's Note

본 연구는 다소 가혹한 측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맹검(환자가 디지털 치료제와 대조군(예: 플라시보) 가운데 어디로 배정되었는지를 알 수 없도록 하는 것) 방식을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임상 시험에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또한 안전성이 높은 디지털 치료제의 특성상 FDA로부터 PMA로 승인을 받는 것은 쉽게 생각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디지털 치료제들이 기존의 의학적 기준에 부합할 정도로 엄격한 연구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듭니다.

특히, 디지털 치료제는 시장 진입에 따른 마찰이 매우 큽니다. 왜냐하면 의사, 보험, 환자 모두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교하자면 의사가 병원에서 사용하는 Medtech의 경우 환자를 설득할 필요는 없습니다. 때문에 엄격한 임상 시험을 비롯하여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방용 디지털치료제(Prescription Digital Therapeutics; PDT)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입니다.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 및 기관이 많아지면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 또한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 프로덕트들이 '얼마나 잘 설계된 임상시험을 기반으로 세상에 나왔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 다룰 연구에 따르면, 2022년 11월까지 인가받은 디지털 치료제들을 분석했을 때 처방 디지털 치료제의 효용을 뒷받침하는 임상 증거에 중요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밝혀졌습니다.

무엇이 부족하고, 왜 문제가 되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Health Affairs에 게재된 이 연구는 PDT 임상시험에 대해 후향적 단면 분석(retrospective cross-sectional analysis)을 시행하였습니다. 분석 대상은 총 18개의 회사에서 개발한 20개의 디지털치료제와 117건의 임상시험이었습니다.


117건의 연구 중 94건(80.3%)은 연구자가 연구대상자에게 치료 및 노출을 시행하는 중재적 연구이며, 82건(70.1%)은 맹검(blind)을 시행하지 않은 연구였습니다. 이 외에도 81건(69.2%)이 PDT 제조업체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46건(39.3%)은 참가자에게 특정 언어(주로 영어) 능력을 요구했습니다. 연구자의 개입, 맹검의 부재, 재정 지원 등 상기 사항들은 연구 결과의 비뚤림(bias)을 야기할 수 있는 주요 항목들입니다.


또한 저자들은 분석을 통해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의 연령, 언어 능력, 인종, 민족 등에 대한 정보가 누락되거나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58개 연구에서만 참가자의 연령을 보고했으며, 인종은 32개(47.1%) 연구에서, 민족은 11개(16.2%)에서만 보고되었기 때문입니다. 언어 능력에 대한 제한 없이 모든 일차 평가 변수가 충족된 무작위, 맹검, 다기관 연구를 통해 평가된 PDT는 117건 중 2개에 불과하였습니다. 이처럼 아직은 빈 구멍이 많아서일까요? 의료기기 중 가장 위험도가 높은 제품을 대상으로 하는 FDA의 가장 엄격한 검토절차인 premarket approval (PMA, 시판 전 승인)를 받은 PDT는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PDT 제조업체가 더 엄격한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FDA가 더 높은 증거 기준을 수립하는 등 PDT 증거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몇 가지 기회를 시사합니다. 연구자들은 "FDA 승인을 받은 디지털 치료제가 다양해지면서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진단 또는 치료 중인 질환에 적합한 추적 관찰 기간을 갖춘 무작위 배정, 맹검, 다기관 시행과 같은 엄격한 근거 표준을 더 많이 사용하여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디지털 치료제가 성장하려면 기술 접근성, 디지털 리터러시, 문화적 적합성, 경제성 등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카카오벤처스는 극초기 단계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입니다. 그렇다 보니 단순한 투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카카오벤처스가 어떤 방식으로 밸류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카벤 브런치의 '카카오벤처스 밸류업 프로그램' 글을 읽어주세요 :)



디지털 헬스케어 레터 구독하기



매거진의 이전글 제3회 Digital Healthcare Talk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