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_20231219
KV's Note
오라클은 왜 Cerner를 인수했을까요? 헬스케어 사업으로의 진출을 위한 시발점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관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라클은 자사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가득 채울, 많은 데이터를 가진 고객사를 원하는데 바로 헬스케어가 적합한 대상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Cerner의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해보일 수도 있지만 미래에 유전체나 웨어러블과 같은 데이터를 저장하게 된다면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는 무궁무진하게 커질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MS나 구글에서 아마존에 이르는 빅테크 기업들이 헬스케어 데이터에 관심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를 잘 활용해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것 보다는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큰 고객이 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여름 오라클(Oracle)은 미국의 2위 EHR 기업인 Cerner를 283억 달러에 인수함으로써 헬스케어 시장으로의 진출을 구체화하였습니다. 다만 인수 이후 오라클의 헬스케어 사업에 순풍만 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올해 여름에는 헬스케어 부문의 인력채용 취소 사건이 있었고, 지난 분기 어닝콜에서는 '라이센스 구매에서 클라우드 구독 모델로 전환함에 따라 성장이 잠시 둔화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랬던 오라클이 이번 분기 어닝콜에서 'Cerner는 내년 성장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라고 언급하였습니다. Cerner는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닌 백조가 되어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해당 인수가 오라클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이번 분기 어닝콜에 따르면, 오라클의 이번 분기 총 매출은 12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오라클의 CEO인 Safra Catz는 'Cerner를 제외한 매출은 6% 증가했다'고 말함으로써 Cerner가 다른 부서 대비 매출을 견인하지 못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였습니다.
그러나 CEO은 "전체 회계연도 동안 Cerner는 1~2% 정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겠지만, 이번 회계연도가 끝나면 그때부터는 성장세를 보이고 더 이상 오라클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언급하며 머지않아 Cerner의 실적이 개선될 것임을 자신하였습니다.
이렇게 말한 이유에는 인수 이후 지난 분기까지 꾸준히 작업하던 클라우드 이전(Migration)이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CTO는 어닝콜에서 내년 2월까지 Millennium(Cerner의 EHR) 유저 절반 이상이 오라클 클라우드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Cerner는 클라우드 구독 모델로 전환하면서 수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이전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선불 수익을 통해 더 많은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Cerner은 공중 보건, 병원 뿐만 아니라 제약회사까지 솔루션 대상을 넓히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올 여름 Cerner의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하고 신규 채용을 철회한 일로 곤욕을 치른 바 있습니다. 사건의 주 원인은 미국 제향군인회(Veterans Affairs)와의 EHR 계약에서 문제가 발생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의 Cerner 인수 전인 2018년에 체결된 이 계약은 예상보다 진행이 더디고 비용이 많이 발생함으로써 결국 계약 재협상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 발행 일정 안내
연말연시,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는 잠시 쉬어갑니다.
2023년 12월 26일(화), 2024년 1월 2일(화) 휴간 예정입니다.
쉬는 기간 동안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어떡하면 더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여 찾아뵙겠습니다. 올 한해 글을 보시면서 느꼈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 내년에 특히 다뤘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이 링크를 통해 남겨주세요. 항상 공부하고 고민하여 디지털 헬스케어 창업자들에게 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 주류업계 최초 스타트업인 카카오벤처스 패밀리, 벨루가브루어리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카벤 브런치의 이 글을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