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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벤처스 Mar 27. 2024

누군가 헬스케어 기업을 노리고 있다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_2024년 3월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 브런치 스토리 구독자 여러분! 매주 발행되던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가 이번 달에는 채널에서 보이지 않았죠. 무슨 이유 때문인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해주세요~)


  저희는 이번에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의 발행 주기를 변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구독자분들께 카카오벤처스의 인사이트풀한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제공해 드리기 위함인데요. 이 시리즈는 앞으로 매월 한 번, 그 달에 있었던 4개의 이슈를 합쳐 발행될 예정입니다. 새로운 발행주기로 조금 풍성한 읽을 거리를 전해드릴 있기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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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2024년 3월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 바로 시작합니다.







3월 첫 번째 이슈,

헬스케어 기업들에게 도사리는 해킹의 위험


  지난 21일, UnitedHealth 보험사에서 지불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Change Healthcare의 시스템이 해킹 집단에 의한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UnitedHealth Group의 자회사 Optum이 소유한 Change Healthcare는 미국 최대의 보험 청구 처리 허브 중 하나로, 900,000명의 의사, 33,000개의 약국, 5,500개의 병원을 건강 보험사와 연결합니다. 이번 사이버 공격으로 네트워크 전체가 다운되면서 특히 약국에서는 팩스와 전화로 전산업무를 대신했고 의료기관들은 보험금 정산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산 시스템은 회복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 Change Healthcare(이하 Change)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요?

  Change는 보험사와 의료기관 간 상호 작용을 담당하는 데이터 교환 및 결제 중개사입니다. 예를 들면, 환자가 감기약을 원하여 병원에 올 경우 의료기관은 사전 승인(prior authorization)을 통해 환자가 가입한 보험 플랜을 조회합니다. 이 때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사용하는 278이라는 양식이 있습니다.
 
  병원은 이 278 양식을 Change에 제출하면 보험사는 실시간으로 이 요청에 응답하고 여부를 전달합니다. 진료가 완료되면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 의사는 Change을 통해 지불 정보 및 ICD-10 코드가 포함된 양식을 보내고, 보험사는 청구 승인 여부 또는 추가 정보 필요를 전달합니다. 모든 승인절차가 완료되면 정상이면 보험사는 의료 공급자에게 비용을 지불합니다.


• 이번 사이버 공격이 왜 그토록 크고 중요한 것일까요?

  거의 모든 보험사 및 의료기관의 정보가 Change를 거치기 때문입니다. Change는 UnitedHealth의 자회사이나, 보험 청구를 위해 의료기관 및 보험사 양 쪽으로부터 가입을 받습니다. 때문에 환자나 의료기관 한 쪽이라도 UnitedHealth에 소속된다면 청구 과정에서 일부정보가 Change를 거치게 됩니다. Change는 28일 미국 법무부로부터 독점금지 관련 조사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 이번 사건으로 환자 진료에는 어떤 문제를 겪게 될까요?

  실시간 사전승인 요청이 어려워지면서 처방이 늦어질 수도 있고, 환자가 비용부담을 짊어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의사가 “아직 시스템이 다운되어 사전 승인을 받을 순 없지만, 이 약은 당신에게 매우 중요하고 어쨌든 당신에게 이 약을 처방할 것입니다.” 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추후 시스템이 복구되고, 보험 보장이 되는 약품이 아니었다면 그 비용은 과연 누구에게 청구될까요? 이 과정에서 환자가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의료 서비스 제공자, 즉 의사 또는 병원은 어떨까요?

  지불 측면에서 소규모 의사와 서비스 제공자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병원 시스템보다 사용할 현금이 적기 때문에 이로 인해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작은 의원의 경우, 청구금을 두 달 늦게 받게 된다면 당장 직원의 급여를 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병의원 자체적으로 버퍼를 가지지 못한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료인은 전화와 종이로 진행되는 업무 생산성 저하, 지속되는 환자들의 클레임으로 피로도가 누적되게 됩니다. 어떤 면에서는 조언할 수 없는 문제들을 계속 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Change를 공격한 AlphV가 어떻게 시스템에 접근했는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은 해당 기업의 IT 직원들에 대해 자세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기반한 “정교한 사회 공학 기술”을 이용한다고 전해집니다. 블랙캣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킹 조직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더욱 조직적이고 전문적으로 사이버 공격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사이버 서큐리티 서비스 Clearwater의 CEO 스티브 케이글에 따르면, 현재 114개 이상의 잠재적 해킹 조직이 의료 분야를 노리고 있으며, 이들은 데이터를 인질로 잡아 기업들에게 금전을 요구할 목적이라고 합니다. 특히나, 사이버 서큐리티에 대한 관리가 부족한 헬스케어 분야가 표적이 되기 더욱 쉽다고 합니다.


  헬스케어계의 랜섬웨어 공격은 최근들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23년 1월 JAMA 헬스 포럼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의료 분야에서 랜섬웨어 공격 건수가 지난 5년 동안에만 두 배 증가했습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 랜섬웨어가 의료 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2023년에 전 세계적으로 630건 이상의 랜섬웨어 사고가 의료계에 영향을 미쳤으며 그 중 460건이 미국 내 조직에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습니다.




KV's Note

의료 분야는 데이터의 특수성, 취약한 보안 수준, 복잡한 공급망 등으로 인해 보안공격의 좋은 표적이 되어왔습니다. 그리고 보안 문제가 발생할 경우, 데이터 유출 뿐만 아니라 거래 자체가 중단됨으로써 환자, 의료기관, 지불자 등 모두에게 해롭게 작용합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하나의 시스템 아래 여러 의료 서비스가 연결되고 집적화하는 현재의 추세가 보안적으로는 더욱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월 두 번째 이슈,

기술만으로는 의료를 혁신하지 못하는 이유


  의료 산업은 고도의 지식을 요구하는 정보 중심 산업이면서도 느린 속도 때문에 '디지털 혁신'의 타겟이 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강력한 디지털 도구와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신생 기술 그룹이 빠른 속도와 가격 경쟁력을 토대로 기존 건강 시스템을 대체하고 파괴할 수 있을까요? 


  많은 기업들이 기술을 통한 혁신을 외치며 의료산업에 뛰어들었지만 지금까지 성공한 사례는 드물었습니다. 다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더 많은 경쟁을 요구받을 것이고,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플레이북을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의료 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 이해관계자들의 복잡하고 파편화된 관계

  의료 업계에는 상호 의존적인 수많은 주체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환자는 의료서비스를 받지만 비용은 본인과 보험이 함께 부담하고, 의사는 병원에 고용되어 있는지, 아니면 개인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지에 따라 서비스의 공급자나 고객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보험사, 규제 기관, 정산 및 IT와 같은 지원 서비스까지 더해지면 이 복잡한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모호한 비즈니스 모델

  의료 서비스는 영리 사업과 비영리 사업 사이의 애매한 영역에 속합니다. 미국 지역 병원 4곳 중 1곳만이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한는데요. 비영리 병원은 재산세가 일부 면제되기 때문에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이익을 고려하면서도 지역사회 건강 개선 이니셔티브 또는 공공 진료와 같은 사회적 공익활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때문에, 의료 사업이 본질적으로 이익 창출을 중요시 하는 창업가들과는 상충되기 마련입니다.


 지역 브랜드 충성도

  많은 의료 시스템에는 수십년 전통의 강력한 지역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 규모의 오래된 병원은 그 지역의 고용을 담당하는 큰 축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지역 의료 제공자로부터 환자를 떼어내려고 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부담하게 됩니다.


 시간

  진료지침 등 진단과 치료의 표준이 효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철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흉부 방사선 이미지를 판독하도록 학습시킬 경우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같은 규제 기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서비스의 성능이 입증되면 보험사의 지불 의향 또한 확인해야 합니다. 이처럼 긴 승인 과정은 디지털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속도가 생명인 디지털 창업자에게 의료는 마치 꿈쩍도 하지 않는 바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의료 시스템은 그 속도가 느릴 뿐,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의료 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기술을 전통적인 의료 밸류체인에 잘 녹여내는지가 관건입니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가능한 접근 방식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기술 파트너십 

  몇몇 의료기관들은 Apple, Google, Microsoft, Amazon과 같은 빅테크와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기술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을 탄생시키고자 합니다. 2019년 Mayo Clinic과 구글은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술력과 메이요 클리닉의 의학 연구 역량을 활용하는 10년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Providence St.Joseph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십은 AI를 사용하여 환자의 메시지를 관리하고 환자 방문 중에 방문 내용을 요약하여 임상의의 관리 부담을 덜어주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의료기관의 디지털 서비스 투자 

  의료 시스템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고 자체적으로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할 수 있습니다. Providence, 보스턴 아동 병원, Cedars Sinai 의료 센터 등 여러 기관이 이미 시도 중으로, 스타트업은 자금, 관리 지원, 임상 전문 지식, 테스트베드로서의 시설 등을 제공받습니다.

  예를 들어, Providence는 26개의 디지털 의료 회사에 투자하고 소비자 참여(Praia Health), 디지털 검색 및 액세스 최적화(DexCare), 비의약품의 디지털 처방(Xealth) 등의 분야에서 여러 회사를 인큐베이팅했습니다. Cedars Sinai는 Zynx 및 Stanson과 같은 임상 의사 결정 지원 회사를 성공적으로 스핀오프 했습니다.


 유통과 의료의 연결

  월마트(Walmart), 월그린즈(Walgreens), CVS와 같은 대규모 소매업체는 건강 및 웰니스 섹터를 잡기 위해 오프라인 장소 내에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의료 시스템과 유통사는 협력을 통해 개인의 건강정보를 연속적으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Orlando Health와, CVS는 Medstar Health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컨소시엄

  의료 기관과 디지털 스타트업들은 협력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구현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였습니다. Aegis Ventures는 최근 새로운 디지털 의료 제품을 개발하고 구현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발표하였고, General Catalyst에서 출범한 Health Assurance는 의료 기관 네트워크와 협력하여 디지털 의료 포트폴리오 회사가 제공하는 기술을 안내하고 채택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Truveta는 임상 연구를 지원하고 의료 서비스를 위한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통합된 전자 건강 기록 데이터를 풀링하는 의료 시스템 그룹입니다. 




KV's Note

의료 시스템 내에는 다양한 개별 이해관계자가 있고,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 의료시스템 전체적으로는 비효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효과와 효용성보다도 오랜 시간 구축된 지식과 관계가 더 공고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의료기관과 여러 대기업과의 파트너링이 예시로 제시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의료에 혁신을 불러온 사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모험자본의 개입 등 기존 헬스케어에서 보기 어려웠던 플레이가 관찰되면서, 앞으로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어떤 방법으로 기술을 적용하고 생존능력으로 연계시킬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3월 세 번째 이슈, 

귀하다는 비만약, 누가누가 가져갈까


  최근 삭센다, 위고비 등 체중 감량 약들이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으며 품절 현상까지 일으키고 있습니다. 오젬픽은 당뇨병 치료제로,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용으로 각각 승인받은 약물입니다. 이러한 약물들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에 속해 식욕 억제와 빠른 체중 감량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방송 및 인터뷰에서 언급하면서 이제는 본인이 당뇨나 비만 환자가 아니더라도 익숙한 약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GLP-1 수용체 작용제들은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 비싼 가격, 그리고 중단하면 체중이 원상복구되는 요요현상 등도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닙니다. 오늘은 체중 감량 치료제를 보는 다양한 시선들에 대해 다뤄봅니다.



비만 치료제, 그거 뚱뚱한 사람만 쓰는 거 아냐?



  설문조사에 따르면, 3/4의 미국인은 오젬픽, 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고, 비만 치료제를 잘 아는 인구 중 53%는 이러한 약물들이 비만 치료나 체중과 연계된 질병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62%의 응답자는 비만이 아닌 사람들의 약물 이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즉, 비만이나, 체중 관련 질병이 없을 경우, 약물을 이용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크게 존재했습니다. 오젬픽, 위고비가 미국내 비만 치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16%만이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아닌데... 누구에게나 참 좋은 약인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위고비를 '심혈관 질환이 있는 비만 또는 과체중인 성인의 심혈관 사망, 심장마비 및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예방약'으로 승인하였습니다. 


  이번 FDA 승인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체중 감량 약품'으로 분류되어 메디케어에서 제외되었던 GLP-1 유사체 약물들이 비만과 동반된 질환들에서 효과를 입증함에 따라 다시 메디케어의 보장 범위에 포함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메디케어는 체중 감량 약품들에 대해 비용을 보장하지 않았습니다. 


  단, 오젬픽은 예외였습니다. 오젬픽은 당뇨에 대해 승인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1년 메디케어는 오젬픽을 사용한 50만명에 대해 26억달러를 지출하였습니다. 특히 메디케어 등록자의 40% 이상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위고비는 비만 치료제가 아닌 심혈관 치료제로써 메디케어의 보장범위에 들어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체중 감량 약물을 메디케어의 범주에 포함하고자 제약회사들은 신장 질환 , 수면 무호흡증 및 종종 비만과 동반되는 질환들과 엮어 로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좋은 건 알겠는데, 내년에 다시 이야기하면 안될까?



  이번 승인을 통해 메디케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값비싼 GLP-1 유사체 약물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 속도만큼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FDA 승인에도 불구하고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는 위고비를 어떻게 보장할지 계속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처방집(formularies) 변경을 미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도 중반에 회원 보험료를 조정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내년에는 논의를 피할 수 없을 것이고 특히 처방 의약품을 다루는 Part D에서 상당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부터는 메디케어 수혜자들의 자기부담금의 연간 $2,000로 제한되고 그 이상은 정부가 부담하기 때문에 메디케어 인구집단은 제약사에게는 중요한 고객군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KV's Note

GLP-1 유사체 약물들의 최근 이슈는 생산, 적응증 확대 뿐만 아니라 분배와 비용에 대한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디케어에서 GLP-1 약물에 보험을 적용하면, 이를 보장하는 사보험의 범위도 넓어질 것이고 지금보다 분배 및 비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Amazon Pharmacy는 Eli Lilly와 제휴를 맺어 direct-to-consumer 서비스인 LillyDirect의 약품 배송에 합류하였고, 보험사인 Cigna는 자사의 약제급여 관리기관(Pharmacy benefit management: PBM)을 통해 GLP-1 약물들의 가격협상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계약을 진행하였습니다. 앞으로 시장확대를 위한 기업들의 합종연횡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판매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객을 찾는 것이 중요한 니즈가 될 것입니다. 







3월 네 번째 이슈, 

나의 '의무 기록' 해방일지


  지난 11일, 세계 최대 의료 IT 전시회인 HIMSS 2024가 플로리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3만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모여 헬스케어의 IT 발전을 보고 듣는 자리였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주제는 “임상 환경에서 앰비언트 AI를 활용한 문서화 (AI Ambient Clinical Documentation)”기술이었습니다.


  임상환경에서 앰비언트 AI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는 진료실에서 환자와 의사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듣고 기록하여 중요한 것은 강조하고, 한 눈에 파악하기 좋은 형태로 저장하는의무기록 문서화 (Ambient scribing)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AI 기반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NLP), 및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대화를 의무기록에 자동으로 기록합니다. 이러한 솔루션은 의료진들에 부담이 되었던 행정 업무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얻었습니다.


  특히 생성형 AI가 부상하면서 작년 HIMSS에도 업무 자동화 및 효율화 AI가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2023년 2월 디헬레터) 올해에는 본격적인 use case가 보고되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인공지능을 이용한 의무기록 문서화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해당 기술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앰비언트 컴퓨팅 (Ambient computing):
Ambient는 '주변의, 환경의'라는 뜻으로,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디바이스를 이용하지 않고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의료 업계에서 앰비언트 AI를 통한 임상 문서 작성 기술을 채택한 속도는 역사적인 수준이라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산하의 Nuance에서 개발한 DAX Copilot를 필두로, Abridge, Suki AI, CareCloud사의 CirrusAI Notes, 그리고 Ambience Helathcare에서도 빠른 속도로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의 최대 EHR 공급업체 Epic에 따르면, 작년 HIMSS 컨퍼런스 이후 에픽 소프트웨어에 내장된 DAX Copilot을 통해 150,000건 이상의 메모가 작성되었고, 2024년 1분기에 작성된 메모의 수는 2023년 전체 메모의 수를 뛰어넘었습니다.


  Abridge의 CEO Shivdev Rao는 자사의 솔루션이 관리 업무의 92% 이상을 자동화하고, 매일 최대 3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무기록을 기록해주는 서비스는 여전히 몇 가지 뛰어넘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첫번째로, 유저의 경험이 누적되면서 의무기록 뿐만 아니라 처방, 청구 과정까지 자동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환자와 의사의 대화 내용에서 '감기약을 3일간 처방하겠습니다'라는 문장을 들을 때 의무기록에 남기는 것 뿐만 아니라 처방을 내리는 오더 창에 감기약이 종류별로, 용량까지 맞추어 마술처럼 처방되는 과정까지 바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닐겁니다.


  두번째는 의료행위가 근본적으로 '무언가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의료 산업은 서비스 제공자가 일을 하고, 이에 대한 기록을 작성하고, 비용을 청구해야 돈을 버는 거래 수수료 시스템에 갇혀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불 구조는 쉽게 바뀌기 어렵습니다. 


  앰비언트 AI를 통해 생략되는 과정이 있을 경우 그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불필요한 과정을 통째로 생략하는 큰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세번째는 비용의 문제입니다. Nuance의 DAX, Suki 등은 의사 한 명당 월 400~600달러를 청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Sunoh의 경우 한 번의 진료 당 1.25달러로 가격을 산정하며, 활발히 일하는 미국 가정의학과 의사의 경우 하루에 25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따라서 대략적으로 월 600달러의 비용이 듭니다. (이는 EMR 비용과 맞먹는 정도입니다.)


  물론 Abridge는 한 달에 약 250달러, Nabla는 약 120달러로 저렴한 서비스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환비용입니다. 지금까지 진료실 밖에서 의무기록을 손보고, 진료실에 들어와 복사-붙여넣기를 하는 과정 자체에 돈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전환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지불 의향과 그 시장의 크기가 낮을 것입니다.



  물론 의무기록 작성을 위해 앰비언트 AI를 도입하는 속도는 매우 빠르고 단기간 내 미국의사의 70%가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의료가 아니더라도, 업무와 일상을 자연스럽게 기록하는 앰비언트 AI는 삶의 모든 측면에서 기본적인 컴퓨팅 옵션이 될 것입니다. 


  집을 수리하기 위해 인테리어 업체와 대화를 나눴다고 생각해보세요. 메모, 해야 할 일, 계약 사항 등 중요한 내용이 자동으로 기록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앰비언트 AI를 이용한 기록의 가치는 생산성의 측면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정직하게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라는 관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 관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KV's Note

우리의 일상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메모 작성, 요약과 같은 생산성 향상 도구가 많이 비싸지 않고 거의 기본적으로 제공되듯, 의료에서 활용된다고 하여 더 특별한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현 의료구조는 누군가가 행동을 취해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잡무를 없애는 것이 수익으로 연결될 것으로 막연히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때문에 의료 행정에서 업무의 자동화를 구현한다면 누구의 어떤 비용이 절감되느냐를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문에 언급한 use case에 따르면 의료인이 행정업무를 하는 시간을 줄였다고 하나 업무 이외 시간에서의 활용 비중이 컸고, 기존 업무에 드는 비용이 거의 없었기에 전환비용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는 것 또한 의무기록 AI의 경제성을 입증하는 데 겪는 중요한 허들입니다.







새롭게 바뀐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는 어떠셨나요? 늘어난 분량만큼 인사이트 가득했길 바라며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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