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_20240625
KV's Note
Done의 사례는 완화된 의료규제를 우회하거나 악용했을 경우 기업의 존속 자체를 흔들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짐을 보여줍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에서 의학적 의견은 기업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중요하고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Done is Done.
2024년 6월 13일, 원격의료 스타트업 Done의 창립자 Ruthia He와 임상 책임자 Dr. David Brody가 온라인으로 향정신성약물을 배포하고 허위 청구서를 제출한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Done은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진료를 통해 ADHD 치료제 Adderall을 4천만여 개 이상 유통하고,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하는데요. 이들이 만약 유죄판결을 받을 시, 최대 2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팬데믹 시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중 하나였던 Done은 왜 이렇게 참담한 마지막을 맞이하게 되었을까요?
Done의 시작은 팬데믹과 함께였습니다. 규제 약물에 대한 원격 처방과 의료 제공자의 면허 요건과 관련된 여러 규제가 완화되면서 원격의료 비즈니스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또한, 정신건강 이상자에게 낙인을 찍는 사회적 분위기가 고조되고, 멘탈케어 치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정신건강 분야에서 원격의료는 전래 없던 호황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물결을 타고 설립된 수많은 스타트업 중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은 Done이었습니다.
ADHD 치료를 '자랑하는 듯한' 소셜 미디어 광고로 유명한 이 회사는 빠른 평가와 걱정 없는 리필을 내세워, 첫 달에는 119달러, 이후에는 월 79달러의 구독 멤버십 비용을 청구합니다. 하지만, Done은 수익화를 과도하게 추구하며 법망의 빈틈을 노려 약물을 오남용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환자, 의사, 그리고 보험사에게까지 막대한 해를 끼쳤음이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법무부의 조사 결과 Done이 의료진에게 Adderall을 과도하게 처방하도록 압력을 가해환자의 사망을 초래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최대 50,000명의 환자에게 치료 중단 및 과다복용 위험을 경고하는 건강 경고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Done이 채택했던 몇 가지 불법 혹은 편법적인 수단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ADHD 진단은 30분 비대면 진료로, follow-up 진료는 생략
환자들은 1분 정도의 짧은 자가 진단을 한 후, 의사와 30분간 비대면 문진을 하면 곧바로 약을 처방받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 하물며 팀 내부에서도 이는 ADHD를 정확하게 진단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빠른 약품 판매를 위해 이와 같은 의견은 묵살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초진을 한 후에는 사후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Done은 재진에 드는 시간과 자원을 낭비되는 비용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초진 이외의 진료에 대해 의사에게 급여를 거의 지급하지 않았음이 밝혀졌습니다. 때문에 의사들은 후속 진료를 수행할 인센티브를 얻을 수 없었고, 새로운 환자를 확보하는 데에만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2. 주(state)의 관리감독을 피해 의사 당 환자수를 과도하게 배정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임상의가 담당하는 환자의 수를 모니터링하거나 최대로 담당할 수 있는 환자수의 상한선을 규정해 놓습니다. Done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의사들로 하여금 주를 옮겨 다니며 면허를 발급받도록 했는데요. 한 주에 500명이 최대이지만, 이 방법을 통해 한 명의 의사가 세 개의 주에서 최대 1500명의 환자를 담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옳지 않은 진료'를 코칭
Done은 '외래방문 대비 처방 횟수'라는 지표를 만들어서 지표가 낮은 의사에게는 더 많이 처방하도록 코칭하는 내용을 보냈습니다. 또한 환자의 재방문이 낮은 경우에도 코칭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4. 약국을 전전하며 대량의 약물 공급 확보
2022년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사 보도로 인해 Done의 약물처방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Walgreens과 CVS는 Done으로부터 나온 처방을 중지했습니다. 대규모 체인약국과의 거래가 끊긴 Done은 RX Outreach와 Scriptx를 포함한 서비스를 통해 독립 약국을 탐색했는데요. Done의 직원들은 처방전을 받아줄 약국을 찾기 위해 한 지역의 약국 15곳 이상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5. 후속 진료 없이도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는 "Urgent Refills" 기능
환자가 재처방을 요청한 후 24시간이 지나면 해당 요청이 '긴급 재처방' 상태로 전환됩니다. Done은 후속 진료 이행 여부와 상관없이 약물 재처방을 이행한 의사에게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특히 원래 진료를 다니던 의사가 처방하지 않고 새로운 의사가 '긴급 재처방'에 대응했을 경우, 해당 급여는 원래 담당의로부터 차감되는 구조였습니다.
6. 약을 은근히 갈구하게끔 만드는 디자인
Done의 UI/UX를 보면, 환자가 추가적인 후속 조치나 임상 안전 프로토콜 없이 버튼 하나로 ADHD 재처방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위와 같은 구조 때문에, 실제로 1%도 채 안 되는 유저만이 follow-up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언론에 공개된 Slack 메시지를 보면, Dr. Brody는 "FDA 지침은 개나 줘"라고 이야기하였는데요. 이러한 태도로 인해 FDA의 규제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회피하며, 스스로 환자 관리와 ADHD 약물에 관한 지침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이는 결국 특정 상황에서 FDA 지침을 훨씬 초과하는 용량을 처방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Done의 사례를 보면, 의료 시스템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고,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는 동시에 의료 시스템이 악용될 여지 또한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악의적 행위자가 1%의 소수일지라도, 의료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례가 생겨난다면, 이는 전체 시스템의 붕괴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Done의 사태는 2024년 의료 및 의료기술 분야 최악의 사건 중 하나로 남을 전망입니다.
카카오벤처스가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이슈를 매주 확인하고 싶다면?
▼ 다른 주제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도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