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먹는 하마가 된
'신장 두 쪽'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_20240702
KV's Note
의료비가 큰 화두인 미국에서는 국가의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지불 방식을 디자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ETC 모델은 말기신부전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의학적 결과 및 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한 실험이었습니다. ETC 모델이 아직 가정 투석과 신장 이식을 넛지할 수 없다는 중간 결과는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징벌적 회수 같은) 지불체계의 변동만으로 치료 방향의 관성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추가 기사를 통해 다양한 단계에서의 개입을 통해 치료효과를 개선하고자 하는 value-based kidney care 스타트업을 소개하였습니다.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지, 그리고 결과를 어떻게 입증하고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7월 1주 차 디헬 이슈
소중한 신장 두 쪽, 의료비 먹는 하마가 되다
몇 년 전에 미국의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에서 말기 신장병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실험을 시작했었습니다. 이 실험은 End-Stage Renal Disease Treatment Choices(ETC) 모델이라고 불립니다.
이 모델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의료 실험 중 하나로, 의무적으로 시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이 실험은 신장 투석을 포함한 말기 신장병을 다루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며, 신장을 치료하는 의료기관의 30%가 참여하고, 나머지 70%는 대조군으로 사용됩니다.
국가에서는 이 실험의 목적이자 성과 지표로 병원 대신 집에서 투석을 받는 환자와 신장 이식을 받는 환자의 증가를 꼽았습니다. 병원은 환자에게 병원 투석 대신 가정에서 투석을 받거나, 신장 이식 대기자에 이름을 올려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교육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정 투석률, 신장 대기자 수가 많은 병원은 보너스를 받고, 못하는 곳은 벌금을 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보상과 벌금은 해가 갈수록 증가해서 최대 8% 보너스나 10% 벌금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정책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JAMA Health Forum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실험에 참여한 병원들이 비교군 대비 가정 신장 투석이나 신장 이식으로 전환된 환자수가 크지 않았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 정책을 계속할지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 섣불리 결과를 판단하기엔 일러,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면 개선해 볼 여지도 있어
CMS 대변인은 이번 연구 결과가 기관의 자체 평가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정 투석은 증가하지 않았지만, 가정 투석 교육은 비교군에 비해 8% 증가했고, 전체 신장 이식은 첫 2년 동안 10%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사망한 기증자로부터의 신장 이식은 11%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생체 기증자 이식이나 대기자 등록수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에 브라운 대학의 Amal Trivedi 교수는 ETC 모델이 효과를 보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변화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계속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선책에 대해서도 도입의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CMS는 저소득 환자들을 더 많이 유치한 병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건강 형평성 조정"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했는데요. 조지타운 대학의 Yunan Ji 교수는 인센티브가 더 커지면 병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 변화를 이끌어 내기엔, 시스템 자체에 한계가 있어
Hennepin Healthcare의 신장내과 책임자인 Kirsten Johansen 박사는 인센티브 및 패널티 제도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의사에게 조금 더 돈을 주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라고 이야기했는데요. 의사들이 환자를 가정 투석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잘못된 관리 문제, 권리 불평등의 문제 등 다양한 시스템적인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정 투석에 대한 접근성 문제도 존재합니다. 이 절차는 가정 치료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한 의료진의 추천으로 시작되는데요. 하지만, 이전 연구에 따르면 의료진은 조건에 부합하는 특정 집단의 환자를 가정 투석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반적인 가정 투석률과 함께 서서히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ETC가 제대로 시행되기에는 시스템적인 장애물로 남아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투석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거의 독과점 형태이기 때문에 풍선효과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의 투석 의료기관은 두 개의 병원이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패널티를 받더라도 같은 회사가 소유한 다른 시설의 수익이나 보너스로 상쇄될 수 있습니다.
최근 만성 신장 질환(CKD) 치료를 위한 헬스 테크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CKD는 미국에서만 3,700만 명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대사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특히 위험한데요. 메디케어는 2019년 CKD와 말기 신장 질환(ESRD) 치료에 1,2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습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 치료를 받으면 진행을 늦추고 환자가 신부전으로 발전하여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의 적극적인 개입이 핵심입니다. 다양한 헬스 테크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고, 특히 예방과 조기 진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가치 기반 신장 관리 스타트업 세 곳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Cricket Health는 2015년에 설립되어 만성 신장 질환 분야의 퍼스트 무버입니다. 간호사, 영양사, 약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케어팀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신장 치료를 돕습니다. 특히, AI를 사용해 환자의 질병이 신부전으로 진행될 위험을 조기에 분류하여 환자와 의료진이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고품질 치료에 대한 낮은 접근성, 특정 인구의 낮은 검사율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더 높은 비율로 만성 및 말기 신장 질환을 겪고 있는 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 등 특정 인종의 환자들에게, 이러한 조기 위험 분류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조기 진단은 임상 시험 참여 기회가 제공하거나, 생존 기증자로부터 신장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Strive Health의 핵심인 CareMultiplier는 보험 청구, 실험 결과, 전자 의료 기록 등의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기계 학습 모델을 사용해 환자의 위험을 계층화합니다. Strive Health는 서비스를 통해 실제로 환자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중증 신장 손상 환자들에게 집중하는데요. 따라서 시카고, 디트로이트, 인디애나폴리스 등 말기 신장 질환 비율이 높은 중서부 도시 및 교외 지역의 소외된 신장 질환 환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Strive Health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신장 전문의를 포함한 팀을 통해 개인 맞춤형 식단 추천, 교통편 등 지역사회 자원 조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Strive Health는 출범 이후 56,0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으며 SSM Health와 같은 의료 기업과의 파트너십 또한 맺고 있습니다.
2020년에 설립된 Square Knot Health는 신장 질환의 후기 단계(3b 단계 이상)에 있는 환자들이 유사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 의지하여 치료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합니다. 환자들은 신장 질환을 이해하고 환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훈련된 "신장 질환 내비게이터"와 짝을 이루게 되는 건데요.
내비게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200명의 환자들은 신장 이식 시스템을 이해하고 잠재적 기증자를 찾으며, 교통 문제 등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Square Knot Health는 환자의 현재 신장 기능과 전반적인 건강을 기반으로 한 '플랜 A'와 신장 질환이 진행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 B'라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을 통해 조기 개입을 목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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