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카오벤처스 Jul 12. 2022

Digitalhealthcare letter_10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뉴스_20220712

[이 주의 주요뉴스]


미국의 낙태권 판례 폐지가 불러일으킨 개인정보 보안의 폭풍


 미국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번복하면서 여성 건강 데이터를 수집해왔던 펨테크 기업들의 걱정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임신종결을 고려하는 여성들은 범죄자로 간주될 수 있으며, 사법부에서 건강 데이터를 보관한 회사들에게 임신 종결과 관련된 데이터에 대해 접근을 요구하거나 소환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하원 감독 위원회(the U.S. House Committee on Oversight and Reform)가 제시한 연구에 따르면 유저의 절반만이 정보공유를 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건강 앱의 87%가 제3자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민감한 건강 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한다면 정부가 '불필요한' 감시를 하는 데 용이하고, 취약층에게 협박이나 폭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월경주기 트래킹을 기반으로 여성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Flo는 빠른 시일 내 이름이나 이메일 같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모두 제거한 ‘익명모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익명모드’에서 수집된 건강 정보는 어떤 경우에도 외부 회사에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Bellabeat에서는 유저들에게 7월 말까지 개인정보를 암호화하는 개인 키(private key)를 발급할 예정입니다. 서버에 저장된 정보는 개인 키 없이 식별이 불가능하고, 암호화한 정보는 서버를 보관하는 회사도 알 수 없습니다.  

 

 이렇게 번복된 판결로 인해, 여성의 건강정보를 모아 생활습관 교정이나 영양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했던 테크 기업들은 큰 폭풍을 맞게 되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했고 앞으로 의료현장과의 연계를 구상하던 기업들은 지난 몇년간의 노력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애플과 구글같은 거대 테크 기업들도 영향을 받습니다. 구글은 임신 종결 클리닉을 방문한 기록도 제거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결국 개인의 민감한 건강정보를 어디까지 저장하고, 어디까지 보안의 영역으로 두어야할지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데이터를 모으고자 했던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헬스케어 기업들이 의료, 건강정보를 수집하여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헬스케어가 규제에 민감한 산업인 만큼, 이번 판결과 같이 건강데이터를 더 이상 수집하거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사회경제적, 법률적 이유로 접근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 등 수집된 민감한 데이터를 제3자와 어디까지 공유할지, 내외부 이유로 데이터 수집이 중단될 경우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어떤 장치를 사용해야 할 지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과정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주의 분석 기사]


1. 1주년을 맞은 병원 가격 투명성 제도의 현주소


  2021년 1월 1일부터 시작된 병원 가격 투명성 제도는 올해 1월 1주년을 맞았고, 7월 1일자로 보험금 투명성 제도가 시행되며 보험회사에도 가격 투명성 제도가 적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비용 투명성 규정에 따라 병원은 특정 서비스의 표준의료비용을 온라인에 게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제도를 준수하는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으며, 다수의 병원이 인력 부족, 수익성 타격 등의 문제로 제도를 준수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미 보험청에서 데이터 최고 책임자로 근무했던 Clarify Health의 애널리틱스 및 프라이버스 최고 책임자 Niall Brennan가 병원 가격 투명성 제도의 험난한 현주소와 의의를 언급했습니다.  

                                      

 가격 투명성 제도는 소비자 친화적인 가격 정보 공개를 통해 시장의 불투명을 해결하려는 긍정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제도이지만, 규정 해석의 여지가 크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 보험청(CMS)의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합니다. 공개 대상이 될 데이터를 어떻게 구분하느냐에 따라 제도의 준수 여부를 낮게는 6%에서 높게는 50% 까지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도 아직 병원 가격 투명성 제도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병원은 외부적인 인센티브나 압력이 주어지지 않는 한 소비자 친화적인 가격 정보를 게시할 동기가 없습니다. 많은 의료 제공자들은 현재의 제도를 가격 데이터를 공개하여 환자를 유치할 수 있는 잠재적인 기회라기보다는 부담으로 인식하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보험청이 최근 제도를 준수하지 않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벌금을 부과했지만, 몇 달 간 제도 미준수로 경고를 받은 수백 개의 병원 중 두 곳만이 도합 10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처벌을 통해 제도 준수를 강도 높게 강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 보험청이 벌금을 강화하거나 병원의 제도 준수 여부를 메디케어 프로그램 참여 조건으로 연계할 경우 제도 준수에 대한 압박은 높아지겠지만, 법령 상 가능한 사안인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병원 가격 투명성 제도의 도입은 소비자들의 최상의 의사 결정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입니다. 2013년까지 의료 제공자 수준의 헬스케어 비용 정보를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병원 가격 투명성 제도의 도입으로 병원의 헬스케어 비용 투명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용자들과 고용주들이 병원과 보험회사와의 협상 요금을 접한 초기에는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잠재적으로는 병원과 보험회사의 경쟁이 시너지가 되어 의료 비용이 절감될 수 있습니다.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미국 의료 시장은 개별 주체 간의 계약 관계에 기반합니다. 의료비, 약값 등은 모두 계약에 따라 결정되며 그 가격은 최종 소비자 혹은 (미국 민간 보험의 지불자인) 고용주에게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병원이나 약을 선택할 때 가격을 고려하기 힘듭니다. 이는 미국 의료비가 비싼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며 이로 인해 가격 투명성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제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헬스케어는 복잡하기 때문에 병원이나 보험이 공개하는 가격을 소비자가 이해하기 힘듭니다.  예를 들어 병원-보험간 계약 항목을 하나하나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특정 수술에 들어가는 비용을 짐작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술에는 수많은 의료 행위가 포함되기 때문에 행위별 가격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가격 투명성 제도는 헬스케어가 개선하기가 힘든 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뉴스 원본(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 참조)

https://www.medpagetoday.com/opinion/second-opinions/99542





2. DaaS(Diagnostics as a Service)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새로운 기회?  


 때로 중요성이 과소평가되지만 여전히 랩 테스트는 의료 분야 의사 결정의 70%를 책임지는 수단입니다. 하지만 랩 테스트 영역을 향한 주목도나 투자 집중도는 다른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랩 테스트의 디지털화는 더딘 상황입니다. 이번 해설에서는 업계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바탕으로 환자가 스스로 랩 테스트를 의뢰할 수 있는 DAT(Direct Access Test) 시장의 성장과 스타트업의 DaaS 시장 진출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의 환자 집단, 면역력이 파괴된 환자는 신체적 한계나 의학적 위험으로 랩을 방문하는 과정이 어렵습니다. 더불어 Olea Health의 디지털 부문 최고 책임자 Shantanu Patakwala는 대부분의 랩이 오후 2시 이후와 주말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환자가 필요에 의해 온디맨드로 랩을 방문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예약을 하더라도 랩에 도착한 상태에서는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며 결과를 받아보기 위해서도 며칠을 기다려야 합니다.


 Workpath의 최고경영자 Eddie Peloke는 아마존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우버에서 차를 호출하면 서비스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성’이 당연해진 만큼 환자들 역시 의료 서비스의 진행에서 투명성을 기대하지만, 환자들은 랩을 떠나면 검사 결과를 언제 받아볼 수 있을지, 검사 결과를 받아도 검사 결과가 무슨 뜻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환자가 비보험 검사의 가격 청구 정책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한 이슈입니다.


 랩의 기술 수준은 지난 수년간 답보하며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게도 많은 불편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대부분의 랩은 샘플에 대한 분석 결과 요청에 팩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Axles Health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Corner Hailey는 현재의 워크플로우 상 분석 데이터를 받아보는 리드타임을 단축이 어렵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대부분의 랩은 개별 API를 사용하고 있어 여러 랩의 데이터를 통합할 수 없고, 랩에서의 데이터 입력 역시 숙련된 인력에 의존하여 수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랩 테스트의 편의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일정에 따라 가정에서도 검사 진행이 가능한 DAT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코로나로 인해 크게 개선되었지만, DAT는 결과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어렵고 필요 시 의사의 사후관리가 제대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함께 존재합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팬데믹 동안 간편한 의료 서비스에 노출된 사람들의 DAT 니즈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에 따라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DAT나 랩 테스트용 샘플 수거 서비스 등의 편의성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은 오퍼레이션, 물류 등으로 고객 경험과 운영의 효율성을 개선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면 가정 내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Axle Health는 임상 필요도, 지리적 조건, 비용 등의 매개 변수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으로 수거 방문을 자동으로 할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닛 이코노믹스는 여전한 과제입니다. JAZZ Venture Partners의 Principal, Amanda Way는 모바일 치료적 채혈술(phlebotomy) 사업은 마진이 면도날처럼 매우 얇은 수준으로, 업셀이나 신규 고객 획득의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언급했습니다.)


 DaaS는 이제 생물학적 샘플이 필요한 랩 테스트를 원격, 가정 내에서도 가능케 하는 고객 주도 의료 시장을 타겟하는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표현이 되었습니다. DaaS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랩 테스트의 본질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테스트마다 상이한 공급망과 샘플 배송 요구 사항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혈액 검사의 경우 가정용 키트를 통해 검사가 진행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임상의 퀄리티를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으로 DaaS 시장의 기회를 확인했고, 팬데믹의 종식 이후에도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의 DaaS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1년 3월 B2C 영역의 가정 내 테스트에서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Everlywell은 B2B 영역 진출을 위해 2건의 인수를 진행하였으며, 온라인 약국을 운영하는 Truepill은 21년 5월 진단 사업부를 출범했습니다. 약국 등 랩 테스트 시장에 전통적으로 종사하지 않았던 플레이어도 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DaaS 시장의 크기는 예상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의료기관과 영상 진단 센터, 혈액 검사 센터가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시스템간 연계가 부족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구분되어 있는 구조로 인해서 원격진료 시대에 가정용 검사는 오히려 수월해 질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그만큼 한국에서 이와 같은 구조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Digitalhealthcare letter_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