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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섭 Oct 16. 2021

디자이너의 삶

IT 기업에서 하루하루 어휴 - 14번

IT 기업에서는 여러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을 크게 나누면


전체 서비스에 대해 그림을 그려주는 기획자

그 그림에 디자인을 입혀주는 디자이너

디자인이 생긴 결과물을 작동하게 하는 개발자

만들어진 결과물을 홍보하는 마케터

마지막으로 그것을 운영하는 운영자


그리고 이 5개 부류의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하면서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PM까지


총 6개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사람은 누구일까요?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하는 일이 제일 힘들고 어렵다고들 다들 생각하니

자기 파트가 제일 힘들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마치 내가 있던 부대가 제일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처럼요^^)


그런데 제 개인적인 생각에 느끼는 제일 힘든 직군

그 직군은 디자이너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IT 기업에서 디자이너의 삶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100%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그러니 오해는 하지 마시길 바라겠습니다.




먼저 디자이너가 하는 일은 말 그대로 회사의 상품,

즉 서비스에 색깔을 입히거나

그림을 그려서 

사람들의 눈에 확 띄게도 만들고

때로는 이쁘고 세련되게

아니면 차분하면서도 부드럽게 등 

그 상품이나 서비스를 외관상으로 잘 드러나게 만드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것입니다.

금방 제가 적은 말들


때로는 이쁘고 세련되게

아니면 차분하면서도 부드럽게


이 말이 매우 어렵고 힘든 말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디자인이라는 것 자체가 다른 직군에 비해 너무 주관적인 영역이라는 점

그러다 보니 스스로 판단한 결과가 정답인지 아닌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기획자, 개발자, 마케터, 운영자 등은

자신이 했던 일들에 대해서 수치적으로나 객관적으로 

그 결과를 표현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획자가 만든 기능들이 많은 사람들이 쓰는지 안 쓰는지 GA를 통해서 추적을 할 수 있고

개발자는 자신이 만든 기능이 오류 없이 100% 작동을 잘하는지

마케터는 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한 마케팅 결과 값을

운영자는 서비스 응답률 등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디자이너의 경우 이 디자인이 좋아요, 나빠요 단순적인 질문은 가능하나

이 디자인을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라는 질문에는 다시 주관적으로 빠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디자인이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가장 어렵고 힘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디자이너의 삶을 보면 하루 온종일 창작으로 인한 고통의 시간을 가진다는 느낌을

항상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이 창작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아니, 정확히 말하면 조금이라도 콘셉트를 잘 잡기 위해서 

많은 회의에 참석을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최초 서비스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회의에도 참석을 하고

실제 서비스의 그림을 그리는 기획자들과도 소통을 많이 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고객과 소통을 많이 하는 마케터나 운영자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어떤 부분이 디자인적으로 더 부각이 되었을 때 더 좋을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고민도 하면서

콘셉트를 조금씩 잡아가는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지금까지 만났던 디자이너를 보면

누구보다 경청을 잘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청을 통해서 정말 원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려고 노력을 하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데 큰 노력을 하는 듯하였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건 디자이너의 문제점이라기보다는

그들을 바라보는 다른 팀들의 생각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바로


문서 디자인, 현수막 디자인, 팜플렛 디자인 등등


뭔가 디자인을 하게 되다면

그게 어떤 종류의 디자인이든지 

그 회사에 소속된 디자이너에게 업무를 주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IT 쪽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주로 웹이나 모바일의 공간,

즉 사용자의 행동에 따라 화면이 바뀐다는 측면이 있고

다양한 화면 사이즈에서도 잘 나타낼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게다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만큼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문서 디자인처럼 

특정 타깃과 문서 사이즈가 정해져 있을 때 해야 하는 디자인의 경우

완전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 타깃이 좋아할 만한 느낌을 찾아야 하고

문서 사이즈가 정해져 있는 만큼 그 안에서 화면 비율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하고

문서에 들어가는 폰트까지 고민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즉, IT 쪽에서만 일하던 디자이너와 문서 디자인만 하던 디자이너는

서로 다른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혀 업무 성향이 다른 것을 알면서도

외주를 주기에는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진행을 하지 않고

그저 내부 내부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것을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아쉬우면서도 부탁을 드리고 싶은 점은

디자인을 하기 전 콘셉트를 알려주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면 좋을 듯합니다.


어떻게 보면 디자이너는 하얀색 도화지 위에

어떤 색깔을 칠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색깔을 어떤 느낌으로 칠해야 할지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기 전까지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이건 경력자라고 해도 쉽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디자이너가 작업을 하기 전 이곳저곳에서 

콘셉트를 잡기 위해서 의견을 물어볼 때에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진짜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느낌이라도 꼭 전달을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서비스의 핵심이니까 부각이 많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다른 곳보다 더 화려한 색깔로 하면 좋겠습니다.


이런 식으로라도 이야기를 해주면 조금이라도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이런 식으로는 이야기 안 했으면 좋겠다.


그냥 알아서 이쁘게 해 주세요


그리고 꼭 끝나고 나면 이런 이야기도 안 했으면 좋겠다.


내 눈에는 별로인데


정말 힘이 쫙쫙 빠지는 말이다.




참고로 글을 쓰는 저는 연극 영화학부를 전공하였고

군에서도 영상을 만들면서 

다양한 디자인을 같이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처럼 IT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의 마음을 100%는 이해 못하겠지만

그래도 저 역시도 학부 때 힘들었던 것

그리고 군에서 힘들었던 것이 생각이 나서 

다른 부류의 사람들보다 더 디자이너에게 관심을 가지는 듯합니다.


어찌 되었든 오늘 이 이야기를 보신 분 중에 

디자이너가 있다면 항상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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