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에서 하루하루 어휴 - 20번
요 며칠 출장을 매일 다니고 있다.
거리상으로 보면 출장이 맞으나
좋아진 철도 기술, 정확히 말하면 KTX 덕분에 다소 좀 먼 거리를 하루 안에 매일 다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차를 타고 다니면서 잠깐이지만
이런저런 생각도 할 수 있고
동시에 받기 싫은 전화도 어쩔 수 없게 된다.
오늘은 바로 어제 있었던 전화 한 통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잠깐 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전화상의 이야기는 바로
뒷담화
바로 이거였다.
먼저 나는 회사에서 팀장과 실무를 동시에 하고 있다.
조그마한 회사이다 보니
그리고 이제야 2년 차가 지난 IT 기업이고 벤처기업이다 보니
게다가 사람 수도 20명이 채 안 되다 보니
팀장이라고 해도 팀원 관리 업무 이외에도 실무 업무를 같이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의 팀은 총 5개의 직업군이 같이 들어와 있다.
서비스 기획
교육 기획
디자인
QA(만들어진 서비스를 검수하시는 분들입니다^^)
마케팅
이렇게 4개 직업군이 섞여 있다.
그래서 같은 팀이라고 해도 각기 다른 업무 영역을 가진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하다 보니
서비스 기획자와 이야기할 때,
디자이너와 이야기할 때,
마케터랑 이야기를 할 때에는
나의 생각 프레임을 빠르게 바꿔야 할 때가 있다.
그리고 5개 직업군과 동시에 이야기를 할 때가 되면 기준을 세우는 게 매우 어려운 일 인것 같다.
나름 팀장이니까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항상 이 업무가 제일 어렵고 힘들다ㅠㅠ)
문제는 이 직업군들은 모두는 각자의 일하는 스타일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직업군은 꼼꼼함이 가장 큰 능력일 수 있고
어떤 직업군은 창의성이 가장 필요한 능력일 수도 있다.
또 어떤 직업군은 엄청난 인고와 고뇌의 시간도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을 나와 다른 직업군에 있는 사람을 볼 때
자기 직업군의 업무 능력만을 기준으로 보고 평가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직업군에서 원하는 능력치 자체가 다르고
하는 업무도 다른데 그렇게 바라보는 것 자체가 매우 큰 불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지금 일을 하는 IT 회사에서 더더욱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고 생각이 든다.
서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는 있으나 자기가 해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로가 시간에 쫓겨서 작업을 하다 보니
기획자의 기획이 늦어지거나
디자이너의 디자인이 늦어지거나
개발자의 개발이 늦어지거나
QA의 QA가 늦어지거나
결국 마케팅 타이밍을 놓치거나
이러다 보면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울 수는 있다.
바로 이런 상황이 늘어나면 직원 간의 뒷담화가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뒷담화는 항상 존재했었다.
아마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생겼을 것 같다.
그리고 뒷담화의 순기능도 있다고 하니 난 그저 나쁘게만 바라보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경우라고 생각이 든다.
조직의 생과사를 결정할 수 있는 리더의 뒷담화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리더도 사람이다 보니 모든 게 마음에 다 들 수는 없을 것이고
그것 때문에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거나 답답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은
사람의 기본 심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답답한 일이 있거나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고 싶으면 나의 영원한 단짝인 아내에게 간다.)
그리고 그걸 자기가 보거나 느낀 것도 아니라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경우에는 더욱 큰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또 다른 불화의 충분한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리더가 그런 이야기를 하고 회사 내부의 다른 직원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어떤 직원도 리더와 같이 속 깊은 대화를 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왜냐면 나의 속 깊은 이야기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직원들의 뒷담화 주제로 이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사회에서는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 다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때로는 서로가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이야기는 오히려 서로 간의 불신의 싹을 틔울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