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광섭 Feb 13. 2022

회사 이사

IT 기업에서 하루하루 어휴 - 24번

저는 약 11년간의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여러 번의 훈련을 참여했습니다.

비록 정신교육와 취재 및 보도 자료를 만들고 취재안내를 해야 되어서

어쩌면 다른 전투병과에 비하면 조금은 눈에 많이 띄지 않는 직책인 정훈장교였지만,

그래도 제 성격상 이런 것만 하면 재미도 없고 시간도 잘 안 가기에

항상 무언가를 찾아서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전방 GOP에 있을 때에도 정훈장교의 역할 뿐만 아니라

전문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면서

파악된 정보를 지휘관을 포함한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하는 등의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부대를 평가하러 온 평가관에 눈에 띄어서

정훈장교에게 잘 안 주는 표창도 꽤나 받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이었던 저도 이 훈련을 할 때만큼은 딱히 할 일이 없었습니다.


바로,


부대 이전

이 훈련이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부대가 있는 곳에 여러 가지 이유가 생겨서 기존에 있던 곳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이전,

이사를 가는 훈련이죠.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빠르게 세팅하고 준비하여 다음 전투를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합니다.


이 훈련을 시작하면 매우 간단합니다.

내가 챙겨야 할 짐을 들고 차에 타고 

그 차가 데려다준 곳에 다시 짐을 풀면 끝나는 거죠..

그래서 제가 예전처럼 무엇을 더 할 수 있는 훈련은 아니었죠.


그런데 이렇게 재미없는 부대이전이 회사에서도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전역을 하고 지금 다니는 회사는 3번째 회사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4번째이지만 한 회사는 너무 짧게 있었고, 도망치듯이 나와서 이제 생각도 싫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들의 공통점이 딱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부다 IT 기반의 회사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금 브런치에 잘 남기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회사가 이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다닌 회사는 일산에서 파주로 간다고 했는데, 최종적으로는 인천 송도로

두 번째 다닌 회사는 영등포에서 광명으로 

마지막으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용산에서 구로로

이렇게 각 회사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다닌 회사는

제 첫 번째 IT 회사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내가 주도적으로 참가하여 프로젝트를 이끌고

특히 서비스를 만들었고 운영을 직접 했던 회사인 만큼 떠나기가 다소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 때문에 이사를 한다고 하니

저는 아쉽게 떠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다닌 회사는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배울 기회와 성장 기회도 가지고 있던 모빌리티 분야의 IT회사였습니다.

이 회사를 합격하고 난 뒤에 정확히 1달 뒤에 입사를 하였고

그리고 2주 뒤에 회사 이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에 있던 회사라 이곳을 선택한 것도 중요한 이유였는데

광명이라니 정말 생각도 못한 일이었죠.

하지만 회사의 재무적인 이유로 그곳으로 이사를 한다고 하니

저는 또 아쉽게 떠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에듀테크를 기반으로 한 IT 기업입니다.

이 회사의 본사는 정확히 말하면 송도였고, 제가 주로 출근을 한 곳은 용산이었습니다.

하지만 2개로 나뉜 사무실에 들어가는 비용과 관리의 문제와

송도가 본사이다 보니 지원조차 없는 구인난에 의해 구로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을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리를 세팅하고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익산 부사관학교에 내려갈 때 준 


지금 잡은 두 손 놓지 않을게요


이 액자와

군 생활을 거의 시작할 때부터 써왔던

모니터 받침대와 독서대까지 그대로 가지고 와서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나 군에 있을 때나 크게 바뀐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리 세팅을 했으나

일주일에 고정적으로 이틀은 외근이 프로젝트 때문에 잡혀 있다 보니 앉아 있을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앉아 있을 자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번 회사의 이전을 지켜보면서 궁금한 점 중 하나


정말 송도에서 여기로 오면 사람들이 많이 지원을 할까?

우리의 구인난은 나아질까?


이사를 한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여전히 바뀐 것은 없고

오히려 잘 다니던 분들이 퇴사를 하는 등

더 심각해지는 것 같네요 ㅠㅠ

왜냐하면 기존에 다니던 분들은 전부다 송도 근처에 사시던 분들이니

예전에 저처럼 거리가 가까워서 다녔던 회사가 너무 멀어졌습니까

퇴사를 하시는 것 같네요 ㅠㅠ


그래서 어느 날 대표님께 물어보았습니다.


멀리서 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재택근무를 하면 어떨까요??

매일은 아니더라도 하면 좋지 않을까요??


그러자 돌아오는 충격적인 한마디


나나 팀장들이 일일이 시간대별로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분배를 해줘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요??


참으로 답답한 대답이었습니다.

아직도 이런 분이 있다니 어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 마디를 더 나눠보았지만 그냥 포기를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저희 팀원 중 한 명만 재택근무를 주시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지만 반대하였고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재택근무 제도를 만들고 난 뒤에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저의 메아리로 끝난 것인지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세 번째 회사 이사로서 시작한 이야기이지만

같이 있었던 에피소드를 같이 적어보았습니다.

회사 이사 이후 후폭풍이 몰려오는 지금 팀원들이 아무 문제없게 잘 다닐 수 있길 

팀장으로서 기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력서 업데이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