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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섭 May 23. 2016

너무 밝은 달을 보다가

디지털 아니 그 이상의 것.

오랜만에 나의 그녀를 만나고 내려오는 길에서 가장 눈에 많이 띈 달.

오늘따라 달이 무척이나 동글동글하고 매우 밝았다. 

그래서 그 이쁜 달을 담고 싶어서 잠시 차를 한쪽에 세우고 지속적으로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보았다.

나름 대학교 때 사진을 많이 찍어본지라 구도도 잡아보고 화이트 밸런스도 조절해보고 그랬지만,

 '역시 핸드폰의 한계는 여기까지인가 보다'라는 생각에 좌절했었다.

(내 핸드폰 카메라는 그래도 나름 800만 화소의 갤럭시 노트 3 네오!!인데..

 우리 사무실 후배의 G5라면 나왔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난 포기를 모르는 남자!

집에 꽁꽁 모셔두었던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집 밖으로 나가 재도전을 해보았다.

이번에는 1,600만 화소의 디지털카메라로 이리저리 찍어보았다.

그러나 역시 결과는 쬐금!! 아주 쬐금!! 좋아진 것 같았다. (이건 확실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마지막 필름 카메라! 이것을 들고나갈까 하다가 그냥 돌아왔다.

왜냐하면 필름 카메라로 찍으면 왠지 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바로 비교를 할 수가 없기에, 그리고 내일 출근도 해야 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집 계단을 한 계단씩 올라갈 때 예전에 들었던 교수님의 한 마디가 떠올랐다.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수가 500만(?)이 넘기 시작하면 사람의 눈으로는 그것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수님께서 본인의 매우 좋은 카메라와 일반 카메라로 찍은 사진 2장을 보여주면서

느낄 수 있냐고 말씀을 하셨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가 생겨도, 기술이 아무리 발전을 해도, 사람의 눈보다 좋아질 수 없다"


지금도 이 이야기는 매우 공감이 되는데, 카메라가 이길 수 없는 이유 몇 가지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사람의 눈이 가진 화소(?) 수이다.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면 현존하는 최고의 카메라 화소 수는 1억 2000만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람의 눈은 학자들마다 이야기하는 것은 적게는 1억, 많게는 5억 7천만 화소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어떤 학자는 계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사람의 눈이 카메라가 쫓아오지 못할 첫 번째 대단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기술, 흔히들 말하는 AF 기능이다.

내가 처음에 카메라를 잡았을 때 이 기능은 너무 신기하였다.

왜냐하면 내가 원하는 곳을 많을 해주지 않아도, 바로바로 초점을 잡아서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의 눈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내가 먼 곳을 보고 싶으면 그냥 쳐다만 보면 된고,

내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싶으면 역시 그냥 쳐다만 보면 된다.

이 역할도 카메라가 쫓아오지 못할 두 번째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기능! 창조에 대한 생각 부분이다.

인간은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남길 수 있는 의지, 그리고 생각,

이것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카메라가 쫓아오지, 아니 전혀 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조 의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새롭게 추가된 마지막 네 번째 기능!

눈을 감아도 그 이미지를 상상하고 그릴 수 있는 기능!

카메라가 아무리 발전이 돼도 결국 렌즈를 막으면 아무것도 찍을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의 눈을 굳게 감아도 안대를 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 가족, 친구 그리고 그 이상의 것을 항상 꿈꿀 수 있다.


시대의 기술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내가 초등학교 때는 즉석카메라를 들고 찍은 뒤 사진관에 맡겨 사진 나올 날만을 기다렸는데,

이제는 바로 찍고 뽑아서 그 결과를 뽑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눈은 진화되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사진을 찍고 내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

이렇게 위대하고 대단한 기능을 가진 눈에 앞으로는 더 좋은 것! 아름다운 것!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많이 담아가면서 삶을 살아가야겠다.


그래서 난 이번 주말에도 지치고 힘든 몸이었지만,

나의 그녀를 내 눈에 또 담기 위해서 먼길을 다녀왔나 보다.


아! 그런데 우리 웨딩 사진 찍어야 하는데^^

이건 우리 눈에도 그리고 사진으로도 꼭 찍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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