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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섭 Feb 12. 2018

가장 큰 감동을 준  시 한편

쉽게 쓰여진 시 - 윤동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그냥 우연히 라디오에서 이 시를 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했던 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이 시는 잊지 못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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