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곁을 내어준다는 것
지은이 김근우
펴낸 곳 나무옆의자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오리가 고양이를 정말 잡아먹을 수 있나?' 검색을 해봤을 정도로 현실감 있는 소설이어서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다룬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가짜의 가짜로 사람을 속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세상이니까. 가짜에 대한 소설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소설 속이라면 진짜와 가짜가 구별되지 않고 구별될 필요도 없을지 모르고. 그런 소설,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201쪽)라는 여자의 말처럼. 가짜를 다룬 이야기지만 진짜 이야기 같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소설가다. 작가 자신을 모델로 한듯한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이 소설의 무대가 된 불광천 주변을 걸으며 작가는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소외된 인물들이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에 현상금을 내건 할아버지도, 그리고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잡는 일에 뛰어들게 되는 젊은 남녀도, 그리고 할아버지의 손자도 모두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오리를 잡느라 헤맨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할아버지의 외로움을 발견한다. 할아버지가 애지중지 키웠던 고양이. 자식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던 할아버지가 유일하게 의지했던 반려동물의 부재는 할아버지로부터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만들어내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오리를 좇으며 어떤 연대(連帶)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이루게 된다.
잠시 잠깐 스치는 인연이었지만 할아버지에게는 잠시 손을 맞잡았던 새로운 형태의 가족으로 인해, 새로운 반려 동물(가족)이 생긴다. 그리고 돈 때문에 할아버지를 이용했던 젊은 남녀는 이 기이한 만남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잊혀지고 있는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의미와 그런 삶의 가치를 다시 서로의 가슴에서 길어올린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고, 더불어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이었다.
그랬다. 어떻게든, 쓰다 보면 어떻게든 결말이 나겠지. 어떤 결말일지 그걸 꼭 미리 알아야 하나. 모든 걸 예상하고 예정해야 제대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아무려나, 여자의 말이 맞았다. 모호한 건 모호한 대로 괜찮은 데가 있다. (266쪽)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