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읽기
지은이 진중권
펴낸 곳 웅진지식하우스
진보 논객으로 불리는 진중권(개인적으로 이 분의 글을 좋아한다.)의 책 호모 코레아니쿠스를 읽었다. 공감 가는 이야기도 있었고 아닌 것도 있었지만 꽤 재미있게 읽었다.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인 것 같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한국인이 갖고 있는 어떠한 속성, 특질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분석이라 해도 되겠다. 한국인이 쓴 한국인에 관한 책이지만 꽤 객관적이다.
중간 중간에 들어가 있는 미술 작품 사진도 인상적이었고. 나온지 꽤 된 책이지만,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진 요즘이라 그런지 이 책의 말미에 적힌 문장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한국인으로서 살아가기 고되고 막막하다 생각되는 이들이나,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싫은 사람이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안다는 것도 어렵지만, 어떤 사람에 대해 정확하게 제대로 아는 것 역시 어렵다. 어떠한 문화나 현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류 열풍이 분다고 난리지만, 과연 우리나라의 아이돌 그룹이나 걸 그룹을 좋아하는 외국 팬들 중에 몇 명이나 우리나라의 고유한 정서나 문화, 역사에 대해 알고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좀 씁쓸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무언가를 최소한 싫어하거나, 좋아할 때는 제대로 알고 난 다음 - 최소한 객관적으로 한 번 바라본 후에 하는 것이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했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이래서 싫다, 흑인은 저래서 싫다, 중국인은 저런 점이 참 싫다 이야기 하기 전에 그 민족이 그렇게 되기까지의 한 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제대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런 다음에 좋아하더라도 좋아하고, 싫어하더라도 그렇게 하고 난 다음에 해야 편견이 좀 덜 섞이고 조금이라도 더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일이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한국인을 바라보고 이야기한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한국인이라면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수의 사람들에게 노마드는 더 높은 가능성의 세계로 도약하는 것을 의미하나, 다수의 사람들에게 노마드는 아직 일할 나이에 직장에서 쫓겨나 노동사무소를 전전하거나, 퇴직금으로 창업을 해야 할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을 의미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인간들은 자기 자신을 늘 새로 발명하도록, 새로 디자인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여기에는 어떤 잔인함이 있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도 이런 변화가 가장 신속하고 극단적으로 일어나는 곳. 이곳에서 신체가 받는 중력의 하중은 다른 곳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중략) 잠재성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신을 늘 새로 디자인하는 신체는 최소한 강요된 유목에 따르는 고통을 적게 받을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유례가 없던 가능성의 세계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 진중권 '호모 코레아니쿠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