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by 기록 생활자

소년은 한때 물이 되는 꿈을 꾸었다.
누구에게도 붙잡히지 않고
그에게로 흘러가고 싶었다.

그러나 소년은 그에게 머무를 수 없었다.
물은, 생명은 순환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움직이는 것들은 살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소년은 물이 될 수 없었다.

하여 소년은 어느날
꽃이 되기로 결심했다.

꽃이 된 소년은 아름답게 피어나
한 계절을 보내고
지상으로 떨어져

흙 속에 파묻혔다.

그가 꽃이 된 소년을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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