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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Jan 16. 2017

새 구두를 사야해

부러진 건 구두만이 아니었기에

감독 기타가와 에리코

출연 나카야마 미호, 무카이 오사무, 키리타니 미레이, 아야노 고


영화 새 구두를 사야해


구두가 부러졌다.
부러진 건 구두만이 아니었다.
남자가 구두를 고쳐준다.
임시방편이다.
그녀는 임시방편으로 걷는다.
지그재그
그러다 깨닫는다.
부러진 건 구두만이 아니었지
그날 그녀의 구두가 부러지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걸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부러진 건 구두만이 아니고,
구두가 부러져 아픈 것은 발만이 아니라는 걸.
길이 부러져 있었고
마음이 부러져 있었지만
그녀는 구두가 부러지기 전부터
부러져 있었다는 걸 알지 못한 채
다리를 절며 걷고 있었다.


영화 새 구두를 사야해

그리고 남자가 떠나고
여자는
남자가 보내준 새 구두를 받는다.
새로운 길을
선물 받는다.
그가 고쳐준 것은
그녀의 구두 굽만은 아니었다.

그런 이야기다.

길 위에서
우연히 구두가 부러져
우연히 새로운 길을 서로에게 선물하게 되는
남녀의 이야기.

구두가 부러졌다면
새로운 구두를 사면 된다.

그녀에게는 새로운 구두가 필요했다.
다시 씩씩하게 걸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낯선 남자는
그녀에게 그걸 깨닫게 해준다.

두 사람은
그저 스치듯 만나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헤어진다.

가볍게 헤어지지만
그것으로도 좋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구두가 생겼고,
또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으니까.

그런 인연도,
그런 만남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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