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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Jan 22. 2017

허니와 클로버

우리가 꿈꾸던 감청빛의 푸른 바다

감독 타카타 마사히로

출연 아오이 유우, 사쿠라이 쇼, 이세야 유스케


허니와 클로버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린 영화다.
 그 세계는 마음의 세계. 즉 꿈의 세계다.
 
이런 말이 있다.
"하나의 꿈을 오랫동안 꾸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고."
 
나는 꿈 예찬론자다.
  
그래서 허니와 클로버라는 만화가 영화화 된다고 했을 때 무척이나 가슴이 설레였다. 허니와 클로버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꿈을 그린 만화이기 때문이다.  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제작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슴이 뛸 일이 아닌가.


만화가 워낙 예술적이라 그런지 (작가가 이 만화로 상도 받았다. 그만큼 내용이 건전하다) 영화도 예술적으로 잘 나왔다. 명대사는 만화 쪽이 더 많은 것 같지만.   느낌은 영화의 느낌이  조금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영화는 미대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제로 허니와 클로버를 그린 만화가가 미대를 나왔다고 한다. (뭐 만화가니까 미술 전공하는 건 당연한걸까나?)


영화 허니와 클로버

영화는 현실과 타협하는 천재 모리타와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고 싶어하는 그러나 그렇지 못한 현실 때문에 좌절하고 방황하는 하구미의 이야기를 대조해서 보여준다.

모리타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미완성에 가까운 작품이 가치 있는 작품처럼 매스컴에 소개되고, 그것이 비싼 가격에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하구미는 미술 시장의 어두운 이면을 보게 된다. (모리타에게 실망 많이 했을듯)
 
거기에 작가정신이 어디있으랴. 미술 작품은 하나의 값어치 있는 상품이 되어 팔려나간다. 하구미의 재능을 알아본 여교수는  추상화로는 상을 탈수 없다며 출품전에 낼 그림은 추상화가 아닌 다른 그림을 그리라고 말한다.  여교수의 말을 들은 하구미는 실망하게 된다.  그때 또 하구미의 삼촌인 하나모토씨가 하구미에게 해준 말이 예술이었다.


"상 받기에 불리하다는 거지, 안되는 건 아냐. 하구는 하구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대로 그리면 돼. 상을 받느냐 못받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예술- 특히 미술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하구미처럼 언젠가는 현실과 예술성(?)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이 원하는 그림을 그릴 것이냐,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것이냐..를 두고.


영화 허니와 클로버

하구미는 추상화를 잘 그리는 여대생. 그러나 현실은? 일반적인 대중들은, 추상화를 안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추상화가 안 팔리니, 당연히 상 타기도 어려울 것이고, 그런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미래란 안봐도 비디오인 것이다. 이 때문에 하구미는 약간 방황의 시기를 (슬럼프) 겪게 되기도 하지만 다케모토가 고쳐준 붓으로 언젠가 그들 모두가 희망찬 미래를 그리며 바라보았던 바다를 그려낸다.
 
감청빛의 반짝이는 푸른 바다를.
 

영화 허니와 클로버

하구미는 현실과 타협하기 보다는 꿈꾸기를 택했다.  희망하고 꿈꾸는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보장된 미래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완성 시켜 나가길  선택했으니 그 미래가 비록 초라할지라도 그 어떤 미래보다 눈부시게 빛날 것임은 틀림 없다.
 
결국 이런 하구미에게 영향을 받은 모리타 역시 자신의 작품을 불태워 버리지만 말이다. 정말 소중한 것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의 즐거움과 그 즐거움을 값으로 매길 수 없다는 사실을 모리타가 하구미를 통해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말이다.
 
(왜, 예술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꿈이라는 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질 수 있는 단 하나의 소중한 보물, 또는 가슴 속의 우물인지도 모른다.



영화 허니와 클로버


사는 게 팍팍하게 느껴질 때, 걷다가 지쳐 숨이 가쁘고, 목이 마를 때 젊은날의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채워주는 샘물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꿈을 꾼다는 것은 도전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고,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꿈없는 삶은 얼마나 건조할까.  얼마나 시시하고 재미없는 것일까.


영화 허니와 클로버

꿈꾸고 노래하고, 꿈을 꾸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  그리고 꿈꾸는 젊음이 그렇지 못한 젊음보다 아름답다. 그 꿈이 비록 허황된 것이라 할지라도. 그 꿈을 위해 노력할 때  꿈은 꿈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이 되고 미래가 될테니.  그러니 어쩌면 꿈꾸는 순간이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일지도 모를 일이다.



야마다 :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가장 좋아해 준다. 고작 그 정도의 조건인데도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모리타 : 지나치게 어렵게 생각한다구.
너네 젊은 것들은.  

야마다 : 포기한다는 건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모리타 : 그냥 포기 안하면 되잖아.  
야마다 : 응?  
모리타 : 나 방금 되게 좋은 말 했네.   
야마다 : 되는건가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게.  
모리타 : 너 사랑하고 있구만. -허니와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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