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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by 기록 생활자

어느날
모퉁이에 마음을 놓고 왔다

어디서 흘렸는지
어디서 길을 잃었는지
기어코
눈물이다

당신이 지나간 길 위에 깊이 패인 발자국
그 위에 내 발을 눈송이처럼 포갰다

큰일이네
눈이 그치지 않아서

창밖으로 눈송이가 점처럼 흩어져 날리고
당신 발자국도 지워지고
우리도 점이 되어
총총 흩어졌다

선을 긋고 싶었지
이어주고 싶었지
그러나
그냥
점이었다

내 시간 속에
당신은.

모퉁이에 당신을 놓고 왔다.
마음도 사랑도
다 놓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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