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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Feb 13. 2017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나를 찾는 여행

감독 라이언 머피

출연 줄리아 로버츠, 제임스 프랭코, 하비에르 바르뎀, 빌리 크루덥


미국의 소설가이며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살다보면 밑도 끝도 보이지 않는 것 같은 바닥으로 추락한 것 같은 절망감을 맛보게 될 때가 있다.


사실 바닥으로 떨어진 것 같은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그것 보다 중요한 것이 안 보인다. 바로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는 것. 바닥에 떨어진 것 같다면 다시 위로 잘 올라오면 된다. 문제는 어떻게 올라올 것이냐 하는 것이다.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그 방법에 대해 고민해도 답이 없는 것만 같다. 사실, 그런 마음의 상태가 '바닥에 떨어진 것만 같은 상황'보다 더 무서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저자는 어떻게 그런 마음의 상태를 극복했을까? 영화 속에서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 영화는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한 여자의 여행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남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작가로서 명성과 부를 갖고 있었고 남편도 더할 것 없이 다정하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폭탄 선언을 한다. 즉흥적으로 '교사'가 보람있는 직업인 것 같다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일을 해보고 싶다'면서 '대학교'에 다시 들어가겠다고 말한 것이다.  안정된 결혼생활의 안락함에 취해 있던 그녀는 갑자기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를 하겠다고 말하는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 그날 밤, 울면서 기도하던 그녀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이혼'을 하기로 마음을 정한 것이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이혼을 선언하긴 했지만 이혼 소송은 끝없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었기에 갑자기 이혼을 하자고 말하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그 사이에 새로운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자신이 쓴 연극 대본에 맞춰 연기를 하던 배우와 사랑에 빠지게 된 그녀는 그가 요가와 명상을 즐겨하는 사람임을 알게 되고 그를 따라 다니며 요가와 명상에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자신을 맞춰 지내느라 절룩 거린다. 마치 발에 잘 맞지 않는 신발에 억지로 발을 구겨 넣은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느날 갑자기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탈리아에 갔다가 인도에서 명상을 한 후 몇년 전 취재차 찾아갔다가 자신의 앞날을 예언해준 주술사 카투가 있는 발리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계획이었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이탈리아에서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인도에서 명상을 하며 '자신이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웠는지'를 차츰 깨달아가는 엘리자베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그녀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다시는 넘어지지 않겠다고 말하며 무던히도 애쓴다.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 몸부림 친다. 늘 계획된 삶을 살았던 그녀에게 있어서 예고없이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고통스럽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때마다 그녀는 도망을 간다.


그러다가 그녀는 깨닫는다. 때로는 용기를 내 정면에서 맞설 필요도 있다는 것을. 그녀는 헤어지지 못하고 떠나온 연인에게 여행 도중 이별을 고하고, 어느날 갑자기 이혼을 선언해 고통스럽게 만든 남편에 대한 죄책감과 스스로에 대한 미움의 감정도 툭툭 털어낸다. 그리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찾아온 사랑을 받아들인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는 말 그대로 엘리자베스 길버트라는 여성이 자신의 마음(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먹고(이탈리아), 기도하고(인도), 사랑하는(발리)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일단 그냥 한번 저질러 보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고, 그들을 위해 - 또 스스로를 위해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살면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은 모두 가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듯이, 깊은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던 그녀가 수면 위로 얼굴을 드러내고 웃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더는 도망가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문제들과 씨름하며 삶의 모든 순간들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들을 계획한다. 하지만 삶은 계획표대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서 살다가 수많은 문제들을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좌절도 하고 절망도 할 것이다. 눈물도 흘리겠지만, 다시 일어서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삶은 그래도 지속해도 괜찮은 것이 된다.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그 모든 순간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또 의미가 없다 해도 삶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문제'는 더는 문제도 아니고 어려움도 아닐 것이다.


극복해야 할, 도전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그것을 풀어나가는 것이 또 인생의 묘미가 아닐까?
 
영화는 중간에 살짝 늘어지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많은 일들과, 문제들을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풀어나가면 좋을지를 살짝 가르쳐준다. 그 가르침 전수 받고 싶다면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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