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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Feb 22. 2017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어른을 위한 동화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토니 레볼로리, 시얼샤 로넌, 주드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수식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런 영화였다.




이 영화의 액자식 구성도 마음에 들었지만 화면 또한 액자처럼 구성한 점이 좋았다.


사실 이 영화는 주드 로가 출연했다고 해서 보게 된 것도 있는데 이 영화에서 주드 로가 맡은 역할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분량 면에서는 그렇지만 이야기를 열고 닫는 역할을 맡고 있어서 배역이 갖고 있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이 영화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지배인이 살인 누명을 쓰고 우연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호텔의 로비 보이가 그를 돕게 되면서 시작되는 모험담을 그린다. 한 호텔 지배인의 모험담은 환상적으로 그려져 있지만 결말은 현실적이다.


소설적 구성을 띠고 있는 영화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다.


무례함은 두려움의 표시입니다."

내 로비 보이를 돌려줘라는 대사와 위의 대사가 뇌리에 남아 있다. 그림을 몰래 가져가는 장면에서는 (에곤 실레의 작품을 부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가 생각나기도 했다. 영상미가 뛰어난 영화로 아름다운 색감을 가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아트북을 먼저 샀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아트북을 예약주문한 후 영화를 보고 한 달 전 예약 주문한 책이 택배로 도착해서 아트북을 읽었다. 그리고 아트북을 읽고 원래 읽고 싶었던 책인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가 이 영화에 감독에게 영감을 준 책이라고 해서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했고 읽었다.


원래 읽으려고 했던 책인데 영화를 보고 나서 빨리

읽고 싶어졌다.


아트북에 등장하는 캐릭터 구상과 의상 시안

초판 한정으로 영화의 첫 장면에 등장했던 책의 표지를 본따 만든 노트가 증정되기도 했다. 노트 때문에 이 책을 구매한 사람들도 있었을 거 같다.


한 편의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생각의 씨앗이 된 이야기들이 존재했고, 또 웨스 앤더슨 감독과 스태프들, 그리고 배우들은 묻고 또 물었다. 그렇게 수많은 질문들 속에서 한 편의 이야기를 함께 써 나간 것이다.

이 책은 그 이야기가 탄생되기까지의 여정을 오롯이 담아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의 씨앗은 '슈테판 츠바이크'였다. 감독은 이 영화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나왔으며 이 영화를 슈테판 츠바이크에게 바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영화 속에는 남자 배우들이 콧수염을 달고 나오는데  이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모습을 본따 나온 것이라 한다. 실제 이 작가주의 감독에게 영감을 준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들의 몇 문장이 이 책에 인용되어 있는데 그 문장을 읽다보면 영화에 그의 작품이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지기도 했고 영화를 보면서 "저 장면 어떻게 촬영했을까?" 궁금증이 드는 장면도 꽤 있었는데 그 장면에 대한 설명이 이 책에 나와 있어서 좋았다.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라는 첫 인상은 책을 다 읽은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이 책을 번역하신 분의 책을 꽤 여러 권 읽었는데 번역을 참 잘하시는 것 같다. 뒷장에 실린 옮긴이의 말에 나와 있는 문장도 아름다웠다. 옮긴이의 말에 깊은 공감을 표시하며 그의 말 중 내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을 여기 옮겨둔다.



그리고 이 감독은 이렇게 덧붙이는 것 같다. '언젠가 사라질 것을 안다고 지금을 아름답게 살지 않을 수 있나. 사라질 것을 알기에 더욱 아름답게 살아야지.' '삶은 스러진다. 예술은 남겨진다(22쪽).' 그리고 또, 삶은 스러진다. 기억은 남겨진다. - 조동섭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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