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가 된 아버지의 이야기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크리스토스 스테르기오글루, 미셸 발리, 아게리키 파루리아
'독재에 대한 통렬한 우화' 이 영화의 포스터에 새겨져 있는 문구다. 이 문구처럼 이 영화 속에는 독재자가 등장한다. 바로 한 기업의 오너이며, 한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다. 이 남자에게는 세 남매가 있다. 아내의 동조 하에 세 남매를 집 안에서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아버지. 아버지는 아이들을 집에서 직접 가르치며, 나쁜 말은 처음부터 알지 못하게 하며 이들이 어디선가 듣고 물어보면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엉뚱하게 가르쳐준다. 비디오를 보는 것도 허락 하에서만 할 수 있고 '영화'시청은 금지되어 있다.
언제쯤이면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느냐고 아이들이 물어보면 그는 '송곳니'가 빠지면 집 밖으로 나갈 나이가 된 것이며 그때 독립할 수 있다라고 가르친다.
아버지는 고양이를 사람을 물어 뜯어 죽이는 무서운 동물로 인식시키며 고양이를 보는 즉시 잡아 죽이라고 가르친다. 이를 교육시키기 위해 없는 자식까지 만들어 낸다. 큰 아들의 존재가 그것이다. 세 남매는 있지도 않은 형이 고양이에게 물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애도한다.
이 영화 속의 아버지는 자식들을 올바르게 자라나도록 한다는 미명 하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교육시키며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시킨다. 그리고 이를 위해 근친상간까지 용인하는 모습을 보인다. 전화기는 숨겨놓고 사용하며, 아들의 성욕 해소를 위해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는 여직원을 집으로 불러들여 돈을 주고 아들과 성관계를 갖도록 만든다. 이 영화 속에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 여러 형태로 드러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모형 비행기에 집착하는 세 남매의 모습이다. 이들이 아버지의 말에 순종하고, 시키는 대로 잘하면 아버지는 세 남매에게 선물을 주는데, 그 선물 중 하나가 바로 모형 비행기다.
세 남매는 모형 비행기를 가지려고 다툰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큰 것이다. 세 남매 중 유독 모형 비행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던 맏딸은 집 밖으로 나가기 위해 덤벨로 자신의 얼굴을 때려 송곳니를 빠지게 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차 트렁크에 숨는다. 아버지는 집이 외곽에 있어 집 밖으로 나간 딸이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집 밖으로 나가 딸을 찾지만 딸을 찾지 못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다음날 아침, 여느 날과 다름 없이 출근을 하는 아버지. 영화는 트렁크를 오래도록 보여주며 끝이 난다. 아마, 맏딸은 죽었을 것이다.
근친상간까지 나와서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였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좀 '세다'는 느낌이 들었다. 약간 엽기적인 내용이지만, 작품성은 있는 영화인 것 같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이미지들로 채워 넣은 영화 같아서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독재자'의 이미지를 꼭 그런식으로 그릴 필요가 있었을까? 주제는 선명하게 보이지만,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근친상간'까지 끌어들인 것은 좀 별로였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영화 같아서 추천은 못하겠다. 궁금하다면 한 번 보시길